조선일보가 21일 미국의 진보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전략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한반도 통일을 향한 한·미 외교 안보 협력 방안'을 주제로 연 국제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북한 김정은 체제가 (핵개발과 군사 도발 등으로) 레드 라인(Red line)을 넘기 전에 북핵 문제와 통일, 급변 사태에 대한 국제적 공조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더글러스 팔(Paal)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부소장은 기조 발제에서 "북한의 우발 사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한·미·중 3자 당국자 회담을 제안할 시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이 중국의 국익에 부합될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인식시켜야 한다"며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미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정상적인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조선일보 공동 주최로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통일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제·토론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 중국센터 소장,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 선임연구원,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엄종식 전 통일부 차관, 조창범 전 호주 대사. /이덕훈 기자
에번스 리비어(Revere)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한국이 외교적 접촉을 통해 인권과 비핵화 원칙에 입각한 통일 한국의 비전을 주변 국가들에 알리고 국제적 지지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Klingner)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북한 김정은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판과 긴장 고조 등으로 레드 라인을 넘어설 위험성이 높다"며 "북한이란 열차가 탈선하면 그 자신뿐 아니라 주변국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이므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급변 사태가 오더라도 이후 경제 통합과 정치 협력 등 통일 방식에 대한 장기적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통일로 가기 힘들다"며 "한·미·중 공조 체제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리처드 부시(Bush)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센터 소장과 김관진 국방장관 등 전·현 고위 인사와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미 안보 전문가들이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대규모 국제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다.
첫댓글고도로 훈련되고 값싼 북한의 노동력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이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의 경쟁을 생각하면 중요한 포인트다. 하지만 이 또한 잠정적인 추정일 뿐이다. 오히려 궁극적으로는 통일 한국의 노동 임금이 하향 평준화될 공산이 크다. 값싼 북한 노동력이 통일 한국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란 예측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정치적 판단 오류가 될지 모른다. 무엇보다 위에서 열거한 장점들은 한반도 통일을 향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한반도 통일의 중요성은 지난 세기 우리가 한번도 목격해본 적이 없는 대규모 실험이라는 데 있다. 새롭게 국가를 건설하고 엄청난 혁신이 수반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독일 통일과 비교할 때 한반도 통일의 조건이 훨씬 열악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거꾸로 한반도 통일이 야기할 변화의 깊이가 독일 통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대할 것임을 의미한다.
통일이 되면 남한 정부가 극도로 가난한 북한의 수백만 주민들의 생활을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는 통일이라는 도전에 임하는 올바른 응전 태세가 아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인스티튜트 세미나에서 국제 관계 전문가인 존 페퍼(John Feffer)는 이렇게 강조했다. “한반도 통일은 부국(富國)과 저개발 국가를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는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 만약 통일 한국이 문화와 사회 영역에서의 개혁을 통해 성공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이것은 전 세계를 위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자동차 디자인에 천재성과 열정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는 한국인들이 그런 노하우를 되살려 남북이라는 이질적인 두 사회의 통합에 적용할 수 없을까. 그래서 새로운 문명 창조라는 시각에서 전 세계에 영감을 주는 역동적인 통일 한국을 만들어 나갈 수는 없을까
이쯤에서 통일 한국이 역사상 어떤 정부도 해 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통치 체계로 수많은 도전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단기적인 통일 비용(주로 돈)에 과도하게 시선을 집중하기보다 새로운 국가 경영이라는 좀 더 본질적인 측면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1215년 입헌 정부를 만들어 낸 영국의 전설적인 마그나 카르타(大憲章)처럼 통일 한국 또한 고도로 혁신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노령화 사회·민주주의 침해와 같은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개혁을 이뤄내고, 그 성과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것이다. 지나친 이상주의라 탓할지 몰라도, 나는 통일 한국이 긴 안목에서 성공하려면 이런 역사적인 관점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첫댓글 고도로 훈련되고 값싼 북한의 노동력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이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의 경쟁을 생각하면 중요한 포인트다. 하지만 이 또한 잠정적인 추정일 뿐이다. 오히려 궁극적으로는 통일 한국의 노동 임금이 하향 평준화될 공산이 크다. 값싼 북한 노동력이 통일 한국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할 것이란 예측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정치적 판단 오류가 될지 모른다. 무엇보다 위에서 열거한 장점들은 한반도 통일을 향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오히려 한반도 통일의 중요성은 지난 세기 우리가 한번도 목격해본 적이 없는 대규모 실험이라는 데 있다. 새롭게 국가를 건설하고 엄청난 혁신이 수반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독일 통일과 비교할 때 한반도 통일의 조건이 훨씬 열악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거꾸로 한반도 통일이 야기할 변화의 깊이가 독일 통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대할 것임을 의미한다.
통일이 되면 남한 정부가 극도로 가난한 북한의 수백만 주민들의 생활을 떠안게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는 통일이라는 도전에 임하는 올바른 응전 태세가 아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인스티튜트 세미나에서 국제 관계 전문가인 존 페퍼(John Feffer)는 이렇게 강조했다. “한반도 통일은 부국(富國)과 저개발 국가를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는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 만약 통일 한국이 문화와 사회 영역에서의 개혁을 통해 성공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이것은 전 세계를 위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자동차 디자인에 천재성과 열정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는 한국인들이 그런 노하우를 되살려 남북이라는 이질적인 두 사회의 통합에 적용할 수 없을까. 그래서 새로운 문명 창조라는 시각에서 전 세계에 영감을 주는 역동적인 통일 한국을 만들어 나갈 수는 없을까
이쯤에서 통일 한국이 역사상 어떤 정부도 해 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통치 체계로 수많은 도전들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단기적인 통일 비용(주로 돈)에 과도하게 시선을 집중하기보다 새로운 국가 경영이라는 좀 더 본질적인 측면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1215년 입헌 정부를 만들어 낸 영국의 전설적인 마그나 카르타(大憲章)처럼 통일 한국 또한 고도로 혁신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노령화 사회·민주주의 침해와 같은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개혁을 이뤄내고, 그 성과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것이다. 지나친 이상주의라 탓할지 몰라도, 나는 통일 한국이 긴 안목에서 성공하려면 이런 역사적인 관점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