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인생과 현명한 죽음준비(창47:7-10)
2024.4.21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생을 여러 가지 것들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면 야곱은 애굽 왕 바로 앞에서 자신이 살아온 130년의 인생을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라고 말했다.
“야곱이 바로에게 아뢰되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 하고”(창 47:9)
정말 그렇다. 야곱의 말처럼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은 나그네이다. 나그네는 단지 여행객일 뿐이다. 죽음은 나그네의 삶을 끝내는 마지막 관문이다. 그렇기에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은 우리의 죽음을 준비시키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고, 또한 주님 자신도 죽음을 준비하는 삶을 사셨다.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 것은 마치 공항의 문을 통과하는 것과도 같다. 공항 출국장의 문을 통과한 후에는 또 다른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죽음도 그렇다. 죽음의 문을 열고 나가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 문을 통과한 후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성경은 죽음의 문을 통과한 후에 모든 사람의 앞에 천국과 지옥이라는 두 세계가 있음을 말씀한다. 사람은 누구나 이 두 세계 중에 천국행 비행기를 타기 원할 것이다.
그런데 공항을 이용해 보신 분들을 잘 아시겠지만,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사전에 티켓을 예매해야 한다. 그러나 천국행 비행기는 탑승하기 전에(=살아있는 동안에) 반드시 예매해 놓아야 한다. 티켓이 없으면 비행기를 탈 수 없듯이 천국행 비행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천국행 비행기의 티켓은 어떻게 예매할 수 있을까? 어떻게 예매할 수 있는지 다 같이 본 설교자를 따라서 복창하시기 바란다.
“예수님이 이미 예매해 놓으셨다!”
천국행 비행기의 티켓은 나를 위해 이미 예수님께서 예매해 놓으셨다. 어디서? 십자가에서이다. 그래서 주님은 요한복음 14장 1-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2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요 14:1-2)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듯이 예매에는 비용이 필요하다. 천국행 비행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비용을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 값으로 대신 치러 주셨다. 그래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요19: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요 19:30)
여기서 “다 이루었다”는 말은 헬라어로 “테텔레스타이(τετέλεσται)”라는 말이다. 이 말은 예수님 당시에 쓰이던 상업적인 용어로서 ‘값을 다 지불했다’라는 뜻이다. 이 말씀은 주님의 죽음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의로우신 성품을 다 만족시키셨다는 말씀이다.
우리는 단지 주님이 이미 값을 다 지불해 주셨고, 티켓팅해 주신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 믿음이다. 예수님이 이미 티켓팅해 놓으셨어도, 만약 우리가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티켓은 내 것이 되지 못한다. 주님께서 죽음으로 예매해 주신 천국행 티켓을 내 것으로 받고 안 받고는 내 자유일지 모르지만, 문제는 그것이 내 손에 없는 사람은 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믿음으로 주님의 십자가를 내 마음에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죽음 준비이다(요1:12). 예수님이 다 준비하신 것을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들였을 때에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예수님을 이 일을 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셨다.
마지막으로, 그러면 믿음으로 천국 티켓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서울 톨게이트나 서산 톨게이트를 통과했다고 해서, 집에 도착한 것은 아니다. 톨게이트를 통과했어도 아직 집까지는 한참 더 가야 한다.
우리가 구원 받은 것과 천국에 도착하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이다. 성도들이 믿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것은 마치 톨게이트를 통과한 것과도 같다. 이제 후로는 천국 집에 무사히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순례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성도들은 구원을 받기 전이나 받은 후에도 여전히 나그네는 나그네로되, 인생의 목적지를 알지 못하고, 죽음 이후에도 준비가 안 된 세상의 방랑자나 유랑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성도들은 천국을 향해가는 순례자(Pilgrim)이다. 이것이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성도들의 정체성(Identity)이다.
다 같이 본 설교자를 따라서 다시 한 번 복창하자.
“나는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다!”
그렇기에 이러한 순례자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말고, 성도답게 살기를 힘써야 한다. 바로 이렇게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믿음이다. 성도는 믿음으로 구원받았을 뿐만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롬1;17, 합2:4, “the righteous person will live by his faithfulness”). 물론 이미 구원 얻은 성도들이라 할지라도, 하룻밤 같은 짧은 나그네 길을 가는 동안에도 각종 환란의 궂은 비바람이 모질게 불어 올 수 있고, 사고의 위험도 늘 있을 수 있다. 마귀의 미혹과 도전도 있다. 오죽했으면 야곱도 바로 앞에서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라고 말했겠는가?(창47:9)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모든 환란과 비바람을 이겨낼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성자 예수님이 세상 끝날 까지 우리와 함께 하시며, 성령 하나님이 내 안에 늘 함께 계신다. 우리는 모든 것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 그러므로 예수 능력 내 능력이다. (아멘)
얼마 전에 본 설교자가 들으면서 한 참 동안이나 눈물지었던 찬양이 있다. “본향을 향하여”(김두완 작곡, 김희보 작사)라는 성가곡이 바로 그 곡이다. 이 곡의 가사에 이런 내용들이 있다.
“이 세상 나그네 길을 지나는 순례자 인생의 거친 들에서 하룻밤 머물 때.... 환난의 궂은 비바람 모질게 모질게 불어도 .... 이 세상 지나는 동안에 괴로움이 심하나 괴로움이 심히 심하나 그 괴롬 인하여 천국 보이고 ..... 주 예수님 은혜로 이끄시네 생명강 맑은 물가에 백화피고 흰 옷을 입은 천사 흰 옷을 입은 천사 찬송가 부르실 때 .... 영광스런 면류관을 받아 쓰겠네“
***** 본향을 향하여 찬송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Zk08WZ6NQfU
어쩌면 이 찬송의 내용이 오늘 설교말씀의 모든 내용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 하룻밤같은 거친 나그네 길을 가는 동안에도 환란과 괴로움이 심히 심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 성도님들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을 더욱 격려하고 싶다. 우리들이 국내에서 전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해외에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롬 인하여 천국보이고”라는 가사를 눈여겨보라. 이 가사에서 본 설교자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지금 우리들에게 있는 가시 같은 어려움 때문에 눈물 흘리지만, 그 가시 때문에 오히려 영원한 생명강 맑은 물가, 주님과 함께하는 천국만 사모하는 순례자들이 되어간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들이여,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나그네 길을 간다. 죽음은 나그네 길의 마지막 관문이다. 그리고 그 후에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드시 주님이 예매해 놓으신 천국행 티켓을 믿음으로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 후에는 더 이상 방랑자가 아닌, 순례자의 길을 가야 한다. 그러므로 이 길을 가는 동안 비록 심히 괴로운 환란의 궂은 비바람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능히 이기신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나)와 함께 하심을 믿는 믿음으로 능히 모든 것을 이겨내자. 주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