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수은주가 확 짧아졌다.
형형색색 인공조명 구조물이 탄성을 자아낸다.
人生은 60부터라고 했던가.
여기,
바둑을 여생의 낙으로 삼고 노후 인생에는 ‘바둑이 최고’라는「시니어
송년 바둑대항전 」이, 부천 중동역 근방 ‘어울림 바둑클럽’에서 2016
년 12월26일(월) 오전 9시30분에 열렸다.
어울림 바둑클럽 원종철 원장(아마6단, 오른쪽 서있는 사람)
참가 팀은,
부천중앙 새마을금고, 원미복지관, 오정복지관, 율곡기우회 등 4기관
이다.
7인 단체전으로 참가 선수는 60대~80대까지.
심사위원은 원종철 아마6단(어울림 바둑클럽 원장)이 맡고, 진행에는
한면희 아마6단(두레생협 대표이사)과 참가기관 바둑강좌 지도강사인
필자가 맡았다.
정서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회활동으로 바둑이 적격이다.
바둑 취미활동은 노년기의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시합이 시작되자,
바둑강좌 시간에는 20~30분이면 한판 뚝딱 해치우는 분들이 오늘은
1시간이 다 되도록 끝나지 않아 판정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승이 걸려 있는 탓이니 진지해 질 수밖에 없다.
우리끼리의 수업보다는 다른 팀과의 교류전이 필요한데, 4개 기관
대항전은 그래서 이루어졌다.
참가 기관 바둑강좌 대표로 선발된 회원들의 기력은 5급~ 아마4단
까지이기에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나이가 들어 늘지는 않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을 뿐이지.
그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이 순간 바둑삼매경에 빠져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니까.
뒤에 앉아 관전하는 여성 회원은 10급 정도인데 남편 응원 나오셨다.
필자가,
바둑이 실버의 世上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려한 2008년, 노년층
바둑강좌로 보급을 펼쳤으니 벌써 9년 前이다.
11명으로 시작한 회원이 오늘에 이르러 일주일에 백여 분을 만나고
있으니 분명 행운인데, 송년을 맞이하여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
이라는 데에는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12시 반경에,
3라운드가 모두 끝났다.
우승 : 부천중앙 새마을금고
준우승 : 오정복지관
3위 : 율곡기우회
꼴찌 : 원미복지관
중동역 4거리에 있는 할머니 추어탕에서 소주 한 잔 곁들인 추어탕은
세상 행복.
왼쪽 앞 원종철 사범님, 그 뒤 한면희 사범님, 그 옆 첫번째 필자.
바둑과 실버세대가 만난다는 건, 보급지형을 확대하는 일이다.
여태,
어린이 교육의 관점에서만 접근을 시도했던 바둑이, 본격적으로 실버
사회에 눈을 돌렸다는 자체가 일단 고무적이라면, 필자의 힘도 다소
보탠 것 같아 뿌듯하다.
여기에 ‘구원군’으로서 바둑이 들어갈 명분이 충분하다면 말이다.
하루해가 이미 저물어 갈 때, 오히려 저녁연기와 노을이 아름다운 법.
시니어 바둑강좌 회원님들,
항상 유쾌한 모습을 보였던
건강한 모습 그대로, 새해
첫 수업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부지런한 친구.
어르신 제자들의 바둑잔치니 참여 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