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연
김미술
자연과 인간의 삶을 다시 태어나게 부활하는 봄의 향연이 대지에 펼쳐지고 있어 봄을 만나러 서둘러 나왔다. 초록빛 봄이 아무도 모르게 살짝 와 있지만 겨울이 늑장을 부리며 차가운 기운을 쏟아내려 한파가 봄을 주춤거리게 한다. 폭설로 오지 산골 마을을 사람 높이로 쌓아 고립시킨다.
사계 중 겨울은 비를 가장 싫어하고 눈 폭탄을 쏟아 도로를 빙판으로 교통사고 다발한다. 올해 우리 지방은 겨울 가뭄으로 식수가 부족하고 내년 농사를 지금 상념하고 있다. 전주지방도 가물지만, 전라남도가 더 심하고 광주는 단수하는 곳도 있다고 듣는다.
물론 공기가 없으면 생명의 물체는 살 수 없지만 물도 없으면 사람, 식물도 생존이 어렸다. 오늘도 산행하고 왔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사람이 가물어 인적이 한산했다. 그래도 비탈진 산자락에 냉이가 땅을 몽구리이고 올라와 힘이 드는지 초록 잎을 웅크리고 끙끙거리는 것 같다. 나는 반가워 냉이임! 손을 흔들어 반갑다고 인사를 혼잣말로 한다. 냉이도 봄기운을 가득히 안고 겨울에 소진된 에너지 충전 위해 데려가란다.
사람은 다음 지혜를 쪼아내며 미래를 설계하는 고로 호수나 댐을 만들어 잦은 가뭄을 극복하고 잊지 않은가? 그래서 늦은 봄도 활개를 편다. 길가 산수유 꽃눈이 금방 불어 터질 것 같아 노랑 냄새가 늦은 봄을 시샘 돌림병처럼 콧물이 시큰 시리게 하는 아침이다. 마스크를 코를 싸매 올린다. 코로나19로 습관돼 안옥하고 편하다. 어쩜 봄은 있는 둥 없는 둥 조금 머물다가는 봄인데 겨울은 잔혹한 한파로 왜, 봄을 시샘하는가? 기후변화로 더 혹독해진 겨울이 얄미울 수가 없다.
봄 햇빛은 더욱 눈이 부시고 사랑스럽다. 만물이 봄에 소생하지 않은가? 산수유, 개나리 노랗게 필 것이고 어두운 세상 화사하게 하얀 세상으로 목연이 바꾸고 축하하러 벌, 나비 한자리, 봄의 향연이 경칩 코앞에서 바쁘게 준비되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겨울 하얀 눈이 어두운 삶을 밝혀주려고 온 천지를 하얗게 도배 했던 것이 봄빛 에너지에 지워진 것이다. 역시 겨울은 호불호, 好不好 어차피 새봄 맞아 해묵은 옷은 벗어야 하니 청량한 초록 솔바람으로 깨끗이 털어내고 봄 향연을 즐기는 것이 어떨까?
입춘, 우수 지나고 경칩 코앞에 있다. 꽃향기 제치고 개골 소리 들일까 지레걱정해 본다.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