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장애인 혈관 터트리고, 팔 꺾어 영구손상'

[이종일]

밀양시, '장애인 혈관 터트리고, 팔 꺾어 영구손상'


저녁 8시경, 강제해산 돌입! 장애인 30여명 크고 작은 부상
영구 손상된 팔, 파손된 전동휠체어 13대

이훈희 기자 bara@withnews.com     입력시간 : 2007. 09.19. 16:51

“남성 공무원이 장애여성의 가슴을 압박하고, 칼등으로 중증 장애인의 뒤통수를 가격하였으며, 다리 혈관이 터지도록 밀어냈다.”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18일 2007년 들어 최악의 장애인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밀양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밀양대책위)에서 지목한 폭행 가해자는 경찰과 밀양시 공무원들.

저녁 8시경, 강제해산 돌입! 장애인 30여명 크고 작은 부상

'전동휠체어는 장애인의 몸이다'라는 장애이해 교육을 받은 밀양시 공무원에 의해 시청밖으로 끌려나가는 장애인 ⓒ밀양대책위

밀양공대위 소속 장애인, 비장애인 1백여명은 오후 2시경 밀양시 내일동 동사무소 앞에서 ‘밀양장애인 권리확보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진 뒤 밀양시청까지 거리행진을 진행, 4시 30분경 시청 앞에 도착했다.

밀양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청 진입을 시도한 밀양공대위측은 본관 입구를 막고 있던 공무원 80여명과 400여 경찰에 의해 저지당한 상태.

시장이 올 때까지 시청에 있겠다고 주장한 장애인에 의해 천막이 설치되자, 오후 8시경 강제 해산이 시l작됐다.

해산은 공무원 5-6명이 전동휠체어에 달려들어 시청 밖으로 끌어내거나, 휠체어와 장애인을 분리하여 따로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가위와 칼로 천막의 노끈을 자르던 공무원에 반발한 박상호 밀양시 장애인 자립센터 소장은 “공무원이 카터 칼 뒷부분으로 내 뒤통수를 때렸다”라고, 중증 장애여성 하모(뇌병변 1급, 33) 씨는 “나를 끌어내면서 남성 공무원들이 여성의 중요 부위까지 힘으로 눌렀다”라고 주장했다.

영구 손상된 팔, 파손된 전동휠체어 13대

ⓒ밀양대책위

밀양 공대위측에 의하면, 부상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모(지체 1급, 39) 씨는 오른쪽 다리 혈이 터져 병원으로 긴급 호송되었고, 박모(류머티스 장애 1급, 38) 씨는 “나는 류마티스다. 팔을 꺾으면 안 된다”고 소리를 쳤으나 결국 팔이 꺾인 상태에서 끌려 나갔고, 격심한 통증으로 인해 인근 병원 응급실에 호송되었다.

19일 인천의 전문병원에 가 치료를 받은 박모 씨에 대해 의사는 “꺾인 팔이 영구히 손상되었다”라고 진단을 내렸다.

밀양공대위의 송정문(지체 1급, 여) 활동가는 “어제 오후 11시까지 강제해산 및 대치상황이 계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장애인 3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파손된 전동휠체어만 해도 13대다. 문제의 현장 사진을 찍어두었기 때문에 진단서와 첨부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넣고, 형사고발까지 생각 중이다”라고 밝혔다.

밀양공대위 ‘밀양시장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피해 보상 요구’
밀양시청측 ‘폭행을 당한 건 공무원쪽, 절대로 과잉진압을 한 적이 없다’

다리 혈관이 터져 피투성이가 된 청바지 ⓒ밀양대책위

밀양시장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피해 보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밀양 대책위의 정현화(36, 여) 사무국장은 “여기가 민주국가인지 의심스럽다. 공권력의 행사 주체인 경찰도 아닌 민원인을 상대하는 밀양시청 근무 공무원들이 모두 모여 사회적 약자인 십 수 명의 장애인들을 해산시키는데 동원된 것이 너무나 한심스럽다”라고 가슴을 쳤다.

한편, 밀양시 사회복지과장은 “밖에서 소란스러운 일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어 바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고, 총무과의 관계자는 “현장에 있었지만 절대로 과잉진압을 한 적이 없다. 공무원들은 장애인 이해교육을 받은 상태였다”라며 폭행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장애인들에게 나가달라고 했는데 안 되어 해산시킬 수밖에 없었다. 불법 집회였지 않은가. 폭행을 당했다는데 폭행을 당한 건 공무원들이었다. 장애인들이 절차를 밟아 공무원과 대질을 시켜보면 확인할 수 있다”며 “시장은 장애인과의 면담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불순한 외부 세력이 밀양공대위에 있어 면담 성사가 안 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밀양시청 앞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 장애인 15명과 공무원, 경찰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중이다.

＂장애인 권리 주장하면 수급권 박탈＂ 협박?

장애인 예산 1%, 9억원 삭감, 밀양시 장애인 화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