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계를 만들어놓은 바위산과 푸른산>
계곡 이름을 무릉계(武陵溪)라고 했다. 얼마나 대단한 경치면 감히 “무릉도원은 바로 여기”라고 내세웠다. 두타산과 청옥산, 고적대, 갈미봉, 1243봉으로 둘러싸인 반석계곡이다.
가보면 고개를 끄덕이게될 것이다. 벼루처럼 매끄러운 바위운동장에 무수한 글씨가 새겨져있고 한켠으로는 맑은 물이 렌즈처럼 얇게 흐른다. 골짜기로 들어가면 여기도 폭포 저기도 폭포, 깎아세운 절벽 위엔 층층이 소나무들… 내가 정말 무릉도원에 들어왔구나 싶으리라.
<형 지형인 무릉계 물받이의 남쪽 울타리를 이루는 청옥·두타산은 언제나 쌍둥이처럼 붙어다닌다. 뗄 수 없이 돈독하고 가까운 동시에 무릉계라는 보물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생김새는 사뭇 달라 청옥은 듬직한 육산(肉山)인 반면 두타는 울끈불끈 골산(骨山)으로 되어있다.
문자속이 있는 이는 쌍둥이 이름이 맞바뀌었나 의심할 것이다. 푸른 옥 청옥은 바위산에 붙여야 맞으며 집착을 버리고 수행의 길로 들어선다는 두타는 저 요란한 무릉계곡을 지긋이 굽어보고있는 후덕한 봉우리에 어울리는데….
모순없는 논리는 진실이 뒷받침한다.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에는 분명 북쪽것이 두타라고 나와있다. 청옥은 두타고 두타는 청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