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삼성직업병 올바른해결을 촉구하는 반올림 농성9일차 이어말하기 17회차입니다.
오늘 낮에 농성장을 찾은 피해자 박민숙, 김미선님이 이어말하기에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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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숙님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91년에서 98년까지 7년 동안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3라인 엔드팹(End Fab)이라는 곳에서 일을 했고, 퇴사하고는 불임과 유산 때문에 고생하다가 14년 만에 유방암이 발병, 암치료 하고 지금 회복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약에 대한 부작용으로, 호르몬 부작용 때문에 여전히 고생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오면, 마음이 울컥할 것 같아서 말을 잘 못할 것 같아서 아래와 같이 글을 준비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일반적인 보통의 인사말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오늘입니다. 댁의 가정은 다들 안녕하시냐는 어느 대자보의 글이 생각나게 합니다. 지금 여기 반올림 피해가족 당사자들 그동안 우리 안녕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숱한 나날들을 보내 왔습니까. 이제는 아무 말 없이 이 험하고 거친 길을 가기에는 너무 억울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저들은 우리를 죽거나 아프거나 아픈 과정의 사람들을 위해서 사과라는 것도 했고 나름 얼토당토않은 기준과 잣대로 불통을 고수하며 일방통행 중입니다. 우리의 아픔과 슬픔은 돌아보지 않고 고개만 숙이는 보여주기 식 거짓 사과였습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갖고 들어주는 경청의 자세를 원했는데 조정위 보상기준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거만하고 팔짱낀 태도로 무시당하고 있는 우리는 어떤 피드백도 이제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아니라 과오를 무마하기 위해 돈으로 회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주관적 생각을 버리고 우리의 절박한 얘기를 왜곡없이 들어주십시오. 저희가 보내는 이 메시지를 수용하고 공감해 주어야 합니다. 절실한 것은 가슴 따뜻한 진정한 위로를 삼성에서 듣고 싶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고통, 슬픔, 억울함, 부당함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담겨있으니까요.
피해자의 고통의 상처를 안고 찾아온 이에게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의 말을 들어주기입니다. 치료해서 나을수 있다는 희망을 그동안의 마음의 상처 치유까지 아우러 감싸주십시오. 저들에게 향한 분노가 해소될 수 있을 거라는 간절한 소망과 함께....」
준비해 온 글을 다 읽으시고 다시 몇마디 좀 더 힘주어 이야기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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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사장이 사과를 하고 다 해결된 거 아니냐 이렇게 일반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정위원회가 만든 기준 이런 건 (삼성이) 다 배제를 하고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저 같은 경우(유산, 불임, 퇴직후 14년만에 유방암 발병)도 삼성이 만든 보상기준에 속하지가 않아요. 삼성이 무슨 근거로 어떤 자신감으로 그렇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인지 정말 답답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저와 같이 3라인에서 일했던 숙영이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저 퇴사이후에 들어온 황유미도 백혈병으로 떠났고, 주교철 과장님도 저 퇴사 이후에 백혈병으로 5년간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 포함해서 여성 동료들 유산이나 불임은 정말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백혈병, 유산, 불임 말고도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다양한 병으로 너무 많이 아픕니다. 뇌속의 병인 두개강내저혈압에 걸린 동료도 있고, 폐가 안 좋아진 동료도 있습니다. 또 갑상선 때문에 퇴사했는데 최근 또다시 유방암 3기, 4기 될거 같다고 하는 후배도 있어요.”
“이게 병이 한 두개로 오는 게 아니고 합병증도 심하니 또 언제 어디가 또 아파올지 마음이 불안하고 언제까지 아픈 것을 가지고, 삼성이 인정도 안 해주고 이렇게 갈 것인지 정말 속이 상합니다. 아픈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저는 동료들이 전화를 주면, 작년 초에도 같이 일한 언니가 위암으로 죽었어요. 갑자기 연락 온 지 얼마 안 되어서요. 내 아픔이 어디까지 닿아야 이 사람들이 정신을 찾을 건지,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집도 멀고 몸도 안좋아 자주오진 못하지만 제가 매일 반올림 카페 가서 보고 있어요. 읽고 또 읽고 합니다. 먼저 간 동생들이나 아픈 후배들 생각하면 되게 마음이 아프거든요. 어떻게 하면 험난하고 아픈 과정들을 서로 보듬어가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암을 앓았고 죽을 수도 있었던 생명이고 하루하루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이렇게 앞에서 싸우는데 더 자주 함께하지 못해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삼성이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있습니까. 삼성! 정신차려주세요 제발요. 아픈 사람 너무 많습니다. 배제 없이 다 보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세워야 합니다.”
다음은 김미선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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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95년 삼성lcd 기흥사업장에 입사해서 2001년 퇴사한 김미선 입니다. 꽃다운 20대에 열심히 근무하던 중에 이렇게 듣도 보도 못한 희귀병에 걸렸어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10년 넘게 투병중입니다. 재발을 조심해야 하는데... 지금 재발이 눈으로 와서 시각장애 1급이 되었어요. 제가 어쩌다 이런 병에 걸려서 이러나 싶고...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는 병인데 매달 병원비도 많이 나가고 진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삼성은 이번에 보상대책을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잘 해서 살게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살 수가 없어요. 정말 너무 힘이 드네요.”
“열아홉에 입사했습니다. 일하던 중에 갑자기 목에 통증이 왔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어느날 옷을 입는데 손가락 힘이 떨어지고 다리도 힘이 풀리고 했어요. 뭔가 이상해서 직장님에게 병원 간다고 하고 서울에 있는 집으로 왔지요. 그렇게 해서 한의원도 갔다가 강북삼성병원으로 갔는데 처음에는 강직성 척수염이라고 했는데 만약 재발이 오면 다발성경화증이다 라고 했습니다. 그 뒤 재발이 왔고 아산병원에서 치료중입니다. 계속 재발이 와서 시력까지 잃었습니다. 하얀 지팡이가 있어야 다닐 수 있어요. 무릎 연골도 안 좋은데 넘어지기도 엄청 잘 넘어져요. 솔직히 좀 무서워요.”
“매번 저희를 대신해서 열심히 싸워주시는 반올림 식구들 정말 감사하구요,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항상 같이 있다는 것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삼성은 정신 차리고 제발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으세요. 자기 딸들이 이렇게 아프다고 하면 이렇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어느 하나 말 그대로, 아니 병을 나뉘어 보상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사과부터 하시고요. 제발 정신 좀 차려서 잘 좀 하십시오. 당신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이게 할 짓입니까”
끝으로 이어말하기 사회를 맡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님의 말로 기록을 마무리 합니다.
피해자들이 투병하는 것도 힘든데 이 자리를 계속 찾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삼성은 제대로 대화하고 신속하게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아프고 투병중이고 누군가는 세상을 등졌습니다. 돈으로 피해를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사과/보상/재발방지대책에 대하여 사회적 대화(조정)에 성실히 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