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보상/재발방지대책에 대한 사회적 협상(조정)을 하다 말고, 갑자기 삼성이 일방적으로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곤란을 겪는 피해자들에게 개별협상을 통해 입막음을 하려는 삼성전자를 규탄합니다.
삼성의 태도에 분노한 피해자들이 반올림과 함께 농성에 참여하면서 “진심어린 사과, 배제 없는 보상, 투명한 예방책을 약속하라”고 함께 외치하고 있습니다.
10월 15일(농성9일차) 저녁 이아말하기 소식 올립니다. 낮에 농성장에 방문하여 이어말하기를 하신 피해자 박민숙, 김미선님에 이어, 저녁에는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조대환 님, 공익법센터 어필 김종철변호사님, 빈곤사회연대 강동진 활동가님 모셨습니다.
아래와 같이 사회자 푸우씨와의 대화형태로 이어말하기 기록을 남겨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6033D5623091E2F)
푸우씨 : 조대환 님, 삼바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취지로,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 들려주세요.
조대환: 삼바대회가 11월 13일인데, 그 때까지 반올림 농성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면 힘을 실어주고 싶습니다. 삼바라는 명칭은 ‘삼성을 바꿔 세상을 바꾸자’는 뜻입니다. 삼성 외에도 여러 자본과 권력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투쟁이 너무 처절하기도 하고,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아 경쾌하게 싸우자는 뜻으로 ‘삼바’라는 발랄한 이름을 지었습니다.
삼성 노동인권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삼성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노조를 만들려는 노동자들에게 납치, 감금 같은 물리적이고 원시적인 폭력은 없어졌지만, 조직내 왕따나 다른 노동자들과 분리시키는 등 공포를 조장하며 탄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노동자들과 함께 기본적인 인권을 지켜나가자는 것이 삼성노동인권지킴이 활동의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활동을 하며 보니, 삼성의 문제가 노동조합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태안에서 삼성의 유조선 기름유출 문제도 있었고, 올해 메르스 때는 삼성 병원이 문제가 되고, 또 삼성이 나서서 의료 민영화에 나서지를 않나, 강정에서 구럼비 폭파하는 사업도 삼성물산이 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합병 문제에서도 기업 경영자들의 개인적, 집안문제 취급당하면서 아무런 브레이크 없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삼성에 의해 피해 당한, 혹은 삼성과 싸우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 힘을 돋우는, 유쾌하고 신나는 자리로 삼바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푸우씨 : 어제는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만든 조합원들이 와서, 자신들의 싸움과 활동 얘기를 해 주기도 했는데, 들으면서 삼성노동인권지킴이 활동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대환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서 왔고, 또 에버랜드에서 일하시는 노동자들의 민주노조인 삼성지회에서 왔습니다.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동자들은 소수이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조장희 부지회장은 삼성의 s그룹 노조파괴 문건에 등장합니다. 노동조합 결성 시도가 있었는데, 조기에 해고시켰다는 성과 사례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 분이 노조파괴 전략의 주인공인 셈이죠. mj라고 아시나요? 문제사원이라는 뜻이예요. mj 사원이 되면 집중 관리를 합니다. 꼭 노조 활동 열심히 하는 노동자 뿐 아니라, 심지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위에서 나온 지시에 토를 달아도 mj 사원이 됩니다. 삼성이 원하는 것은, 그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노동자인 것이죠.
푸우씨 : 어제 오셨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님이 ‘노동자에게 단결할 권리가 있다’는 얘기 자체를 노조 만들면서 처음 들어봤다며 이런 걸 왜 학교에서 안 가르쳐주는지 성토하시기도 했습니다. 이건희 씨의 스포츠카 구입 비용이 100억, 스포츠카를 운행할 수 있는 경기장 건설에 400억 들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하는 답답한 느낌이었습니다. 노동자들에게 보상하라고 공익법인 만들라고 권고한 돈이 1000억인데 말이죠.
그런 점에서 삼성노동인권지킴이 활동도 계속 힘차게, 삼바대회도 즐겁고 경쾌하게 잘 진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녁 이어말하기 두 번째 손님인 김종철님 이야기입니다.
푸우씨 : 두 번째 손님으로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오신 변호사님 모시겠습니다.
김종철 :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상근으로 일하는 김종철입니다. 응원하러 왔는데 오히려 제가 응원을 받고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푸우씨 : 굿일렉트로닉스 라는 국제 활동도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종철 : 저희가 하는 일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한국 사회에 들어온 이주민을 돕는 일입니다. 난민, 구금돼 있는 이주자 돕는 일입니다. 또 하나는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하는 일을 감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멕시코에서 한국 전자산업 현지 조사를 다녀왔는데, 굿일렉트로닉스는 그 전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수년 전부터 사조가 관련돼 있는 뉴질랜드 강제노동, 방글라데시 영원무역, 인도 포스코 등 다양한 이슈들에 관여를 해왔습니다. 오늘 여기 와서 보니, 다양한 일을 쑤시고만 다녔지, 해결을 끈질기게 집요하게 해오지는 않았던 게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반올림은 해결될 때까지 한우물을 파는 것을 보며 우리가 어떻게 활동해야 하나 고민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이슈가 한국에서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모든 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푸우씨 : 앞으로 반올림과 어떻게 연대하실지 말씀 부탁드려요.
김종철 : 반올림 광고에서 농성장 투숙권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들었는데, 경쟁에 참여해보겠습니다. ‘방진복가왕’ 대회에도 꼭 참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동진님의 이야기입니다.
푸우씨 : 빈곤사회연대 정책위원장 강동진 님을 모시겠습니다.
강동진 : 빈곤사회연대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강동진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회의하러 왔어요.
푸우씨 : 빈곤사회연대가 한국사회에서 가장 어렵고 취약한 사람들이 권리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함께 해 왔는데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동진 : 가장 가난하다고 여기는, 거리에 노숙하시는 홈리스나 철거민, 장애인, 노점상 등 이 분들과 이 사회의 빈곤을 없애겠다고 활동하는 연대체입니다. 만들어진지 10년이 넘었습니다. 10월 17일이 UN의 빈곤 퇴치의 날입니다. 빈곤을 벌레처럼 생각해서 퇴치라고 부르나봅니다. 우리는 빈곤 철폐라고 부릅니다. 우리 사회의 빈곤을 고발하고, 빈곤을 철폐하기 위한 행동을 합니다. 이 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보신각까지 빈곤철폐 퍼레이드를 개최합니다. 여기 오신 분들도 가능하시면 함께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푸우씨 : 오늘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혹은 삼성에게 이 문제는 이렇게 해결하라고 따끔한 말씀 한 마디 해 주십시오.
강동진 : 삼성 백혈병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도, 노동자 건강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여러 활동이나 실천도 같이 했었고요. 삼성 백혈병 문제가 사회적으로 알려진지 이제 8년째인데요, 그 투쟁 과정에서 여러 마음 고생도 하고 애쓰는 동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한 번 얼굴 비쳐주는 것도 힘이 될 거라 생각하고, 회의를 핑계 삼아 들렸습니다. 대한민국을 삼성공화국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이 병들어 있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대한민국의 질병의 원인의 핵심이 삼성이라는 재벌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면서 부를 쌓아올리고, 거기에 기반한 권력을 누리고 있습니다. 반올림 활동은 직업병 산재 인정 뿐 아니라, 사회 가장 아픈 곳을 낳게 하는 원인을 타격하는 투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어쩌면 몇 명 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물방울에 불과할지라도, 우리가 모이면 바위를 뚫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결국 굴복할 것이고 그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푸우씨 : 오늘 낮에 이곳 삼성 딜라이트관 방문했던 대학생 한 분이, 농성장이 삼성본관보다 먼저 눈에 들어왔다며,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얘기도 하지만, 최소한 흔적은 남지 않느냐’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같은 말씀을 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
“삼성은 돈으로 진실을 무마하려 하지말고 진심어린 사과/배제없는보상/투명한 재발방지대책 약속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