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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편집부 저자(글)
작가 2023년 10월 10일
목차
책 속으로
그런데 카푸어의 예술은 신과 같이 완전무결한 표면의 조형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와 정반대로 이를테면 우주의 모든 존재와 현상이 쪼개져 나가 서로의 이질적 부분들과 혼란스럽게 결합하는 카오스, 혹은 피가 낭자하고 살점이 튀고 내장이 얽히고설키는 디스토피아 같은 미학의 구현 또한 카푸어의 예술이다. 그가 국제미술계에서 최상위 단계에 오른 성공한 현대 미술가를 넘어 강렬한 미적 감각의 집행관, 무서운 카리스마의 예술가로 여겨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강수미와 ‘함께 보는 미술’ | 어느 완벽함: 아니쉬 카푸어의 예술 역량」(강수미 교수, 미술비평가) 중에서, 본문 16쪽
강서경은 사회 속 개인에게 허락된 자리, 나와 함께 사는 다른 이들의 존재, 그들의 움직임이 인지되고 더불어 관계 맺는 ‘진정한 풍경眞景’을 늘 고민해왔다. 곽준영 전시기획실장은 “강서경 작가의 이번 전시는 미술관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헤쳐 모인 각각의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연대의 서사를 펼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나, 너, 우리가 불균형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율하며 온전한 서로를 이뤄가는 장場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시를 설명한다. 또한 강서경 작가는 이 전시 공간을 “수만 마리의 꾀꼬리가 풀려 있는 모습”이라며, “함께 모여 다름을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전시”로 “미술을 하는 작가로서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면서 고민해 왔던 그런 여정을 북을 치며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으로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이번 전시 공간을 표현했다.
- 「전시 |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展 - 강서경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다」(손희 에디터) 중에서, 본문 23쪽
올해 새롭게 도입한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의 세계관 콘텐츠도 큰 인기를 모았다. 폭넓은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자체 캐릭터 IP ‘조이’를 활용한 ‘조이의 기억상자’ 그림책, 체험 이벤트, 스티커, 엽서 등을 찾았다. 교육 전문 그룹 원더랜드코리아와 함께 진행한 ‘루미플래닛’ 키즈 워크숍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앤드커피와 협업해 ‘운석’을 테마로 선보인 이색 디저트 4종은 관람객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 「전시 | 글로벌 예술작품의 향연 - 소더비 협업 《뱅크시 앤 키스 해링》전 & 2023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이정훈 객원 기자) 중에서, 본문 25쪽
아트페어가 ‘미술시장’이지만 장터에서 작품만 파는 것은 아니다. 독보적인 식견과 안목과 기회도 판다. 핑크팬더를 그림에 담는 미국 작가 캐서린 번하트의 작품도 200만 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팔렸다. 《프리즈》에 참여한 데이비드즈위너, 하우저앤워스, 페이스갤러리 등 세계적 규모의 갤러리는 이날 일제히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 「전시 | 아트페어 2023 《키아프·프리즈》 참관기」(박영민 기자) 중에서, 본문 28쪽
최근 제가 아는 가장 젊은 신인 중 하나는 챗GPT 씨인데요. 이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가 (적어도 아직까지는) ‘평균’과 ‘무난함’을 지향하는 거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인간 창작자 중 특히 젊은 작가 중 그런 걸 욕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그래서 이 상의 ‘청년’이란 말도 단순히 창작 속도나 능률이 아닌 어떤 태도와 정신을 기리는 말로 다가왔습니다. 만약 그런 의미로 저를 호명해주신 거라면 큰 영광이라고요. 저 또한 ‘청년’이란 단어로부터 ‘성취’의 바통이 아닌 ‘지향’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여기며 용기를 내겠습니다.
- 「인터뷰 |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자 김애란 작가」(설재원 에디터) 중에서, 본문 34쪽
연극 〈인간 체스〉를 보고 집에 돌아왔다. 볼 때는 몰랐지만 집에 돌아온 지금 내가 이 연극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카드에 적혀있던 모든 문장은 배우들이 하고 싶은 말과 행동에 관한 것뿐이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렇기 때문에 내가 고를 수 있던 카드는 사실 세 장이 아니라 한 장뿐이었다는 것. 오호, 나는 책상에 앉았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인간 체스」(김해솔 시인) 중에서, 본문 49쪽
소설가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래로, 나는 짧은 기간이나마 서로 다른 성질이 모여 하나의 에너지를 만드는 오펜하이머의 삶을 나의 글에 투영하고자 했다. 사실 소설 「하이에나」에서 ‘개’라는 렌즈를 고른 건 그 어떤 논리도 아닌 개인적인 미련에 의한 것이었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핵, 개」(이준상 소설가) 중에서, 본문 51쪽
물론 의외성에의 집착은 방임이나 혼란으로 변질하기 일쑤다. 비교적 자유로운 글쓰기 작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끈기 없이 흩어지는 글을 좋은 글이라 하진 않는다. 애초 계획의 미덕이 중요한 영화에서 이러한 리스크 부담은 더 치명적인 독이며 외려 철저한 계획에서 탄생하는 걸작들도 우리는 충분히 봐왔다. 하지만 그런 독을 삼키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 이들을 더 자주 만나고 싶다. 어쩌면 이것이 젊음이지 않나 싶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의외성의 오염을 긍정하기」(이무빈 영화평론가) 중에서, 본문 56쪽
2020년대의 홍대 문화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인디’하면 생각나는 집에서 방금 입고 나온 후줄근한 복장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진솔한 가사를 아무렇게나 노래하는 밴드는 이제 절대 통하지 않는다. 팬들을 모으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청춘이 청춘으로 남기 위해서 보내야 하는 시간들」(이준행 음악가) 중에서, 본문 59쪽
미약한 가망에 속 쓰려하면서도 희망을 외치며 술을 퍼마시던 청년예술가들은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시간과 누군가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술잔을 기울인다. 작년 개봉한 영화 〈모퉁이〉(2022) 역시 영화과 동문인 세 인물의 우연한 재회를 그리지만 그들 사이를 잇고 또 분절시키는 건 비정한 꿈과 실패된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미디어 속 청년예술가의 현재와 새로운 초상」(변해빈 영화평론가) 중에서, 본문 63쪽
각자가 좋아하는 삶을 책임지기 위해 본인만의 방식으로 애쓰는 중일 삶의 예술가들. 내가 손에서 놓은 용기를 아직 꼭 쥐고 있는 그들의 마음이 오늘따라 더욱 찬란하고 눈부시게 느껴진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좋아하는 삶’을 책임지는 것」(함은세 작가) 중에서, 본문 69쪽
최인호 세대의 청년과 오늘날의 청년이 같을 수는 없지요. 이전 세대의 청년이 낭만과 저항의 상징성을 갖추고 있었다면, 우울과 고민에 빠진 지금의 청년 세대는 그와는 또 다른 문화 체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오늘날의 청년문화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지 세 분의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 「테마 – 청년예술가의 썰 | 현장에서 느끼는 2023 오늘의 청년문화」(설재원 본지 에디터, 김세연 소설가 · 미디어비평가, 송석주 영화평론가 · 이투데이 기자, 한유희 문화평론가) 중에서, 본문 72쪽
어느덧 데뷔 20년에 가까워오는 ‘중견 배우’가 됐으나 아직 30대 중반이다. 그가 고교생 어머니 역할을 할 줄은 몰랐다. 그 역할을 그렇게 능숙히 해 낼 줄은 더더욱 몰랐다. 한효주가 한정된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틀을 깨는 모습이 아름답다
- 「시로 만난 별 Ⅱ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 - 배우 한효주」(장재선 시인) 시작노트 중에서, 본문 83쪽
젊은 날 나의 우편함에 꽂혀있던 누군가의 쪽지. 혀를 내밀어 우표를 붙이고 빨간 우체통에 넣던 편지. 갈피에 잘 마른 단풍잎을 끼운 편지가 안으로 토옥, 떨어지는 소리가 이 저녁, 가을바람 속에 섞여듭니다.
- 「이승은의 시조 안테나 | 박화남 「나의 우편함」」(이승은) 중에서, 본문 85쪽
이처럼 박소란 시는 개별적인 숨에서 공동의 삶을, 공동의 삶에서 고유한 서사를 발견한다. 세상살이를 쉽게 하려면 세계의 중심을 차지하면 된다고 설파하는 자들에게 이 시가 주목하는 광경은 부차적이고 쓸데없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 「문학 월평 | 박소란의 시세계」(허희 문학평론가) 중에서, 본문 88쪽
원작의 무게감과 아우라로부터 벗어나 두 작품의 부분적 요소를 도출해 새롭게 직조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현대적 서사와 스타일로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 성공하고 있다. 회색 뇌세포, 합리적 탐정을 중심으로 초월적 사건인 미스터리 「마지막 강신술」을 재해석한 부분은 새로운 긴장감과 분위기를 제공한다.
- 「영화 월평 | 완벽한 범죄 해부의 쾌감 -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강유정 교수, 영화평론가) 중에서, 본문 91쪽
〈헤어질 결심〉은 필름 누아르 혹은 그 기원으로서의 탐정 추리서사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다. 세계를 불가해한 상황으로 만드는 살인 사건은 탐정이 재구성하는 인과적 서사에 의해 전모가 드러나며, 이성과 과학의 권능으로 세상은 설명 가능한 상태로 복원되어야 한다.
- 「영화 평론 | 붕괴 이후의 사랑 - 〈헤어질 결심〉」(이광호 문학평론가, 문학과지성사 대표) 중에서, 본문 96쪽
드라마 〈연인〉은 이제까지 ‘병자호란’을 바라보았던 시선과는 차별화된 관점으로 국가와 국민의 이상적인 관계, 훌륭한 리더의 조건 등 지금 여기 2023년 대한민국을 되비추는 뜨거운 논쟁거리들을 슬며시 로맨스에 녹여낸다.
- 「드라마 월평 | ‘섬의 시간’이 필요해 - 〈연인〉 〈남남〉」(김민정 교수) 중에서, 본문 102쪽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장애인 여성 우영우를 통해 차별에 저항하며 평등을 실현한다. 이 드라마는 차별금지를 말하지만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 평등을 말하지만 평등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
- 「드라마 평론 | 절대적 차별에 대한 지양과 상대적 평등의 지향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서곡숙 문화평론가, 청주대 교수) 중에서, 본문 106쪽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던 베니스영화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 끝은 성공적이었다. 할리우드 파업이 마무리되고 모든 것이 정상화 될 내년 베니스영화제에는 한국영화가 초청되어 메인베뉴 팔라초치네마에 태극기가 펄럭이길 기대해본다.
-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 어른 아이가 떠나는 ‘편견 없는’ 오디세이, 황금사자상은 〈가여운 것들〉」(설재원 에디터) 중에서, 본문 117쪽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초유의 위기 사태를 맞아 수석 프로그래머인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치러진다. 그런 만큼 영화제의 얼굴로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가 나선다. 지난해 〈브로커〉로 칸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올해의 호스트로 부산에서 전 세계 손님을 맞이할 예정이다.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 위기를 기회로, 구원투수 송강호 등판」(손희 에디터) 중에서, 본문 118-119쪽
요즘에 청년들은 자기 위 청년들에게 눌려서 살기 때문에 우리 시대는 언제나 오나 하는 그런 뭔가 우울함이 또 따로 있다는 거예요. 영화감독으로 보면 박찬욱이나 봉준호가 청년이라는 거예요. 그 청년들이 5-60이 되는데 그러면 2-30대들이 언제 빛을 보나 그런 것에 눌려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좀 복잡하구나, 내가 생각한 거하고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최인호 10주기 행사 | 바보들의 행진 GV」(이장호 감독, 배창호 감독, 하명중 감독, 김애란 작가) 중에서, 본문 124쪽
리릭 소프라노 이은희 교수는 우리가곡을 향수어린 친밀감과 정감이 넘쳐흐르는 농염한 서정으로 가장 가까운 우리 곁에서 공허한 마음을 달래주는 성악가이다. 독일 가곡의 많은 시들을 노래하고, 예술가곡의 수려한 멜로디를 흠모하며, 많은 오페라의 주인공이 되어 기쁨과 슬픔, 사랑과 죽음, 고요와 격정을 극적으로 표출해내는 뜨거운 가슴과 열정을 함께 나누는 예술가이며 음악가이다.
- 「프리뷰 | 소프라노 이은희 독창회」(해나 에디터) 중에서, 본문 131쪽
이번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주제인 ‘언어의 다리를 건너Crossing the Bridge of Language’는 문학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한계 너머를 엿보고 새롭게 사유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제의 의미에 맞게 노들섬의 다리를 건너면 문학 곁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2023 서울국제작가축제 | ‘언어의 다리를 건너’, 문학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한계를 넘다」(박혜연 인턴기자) 중에서, 본문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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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ISSN발행(출시)일자쪽수총권수
19750951 |
2023년 10월 10일 |
144쪽 |
1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