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는 헤롯왕이 예수 한 아이 때문에 그 지경에 있는 두 살 아이들을 학살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소위 '정치적 유아 대학살'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를 두고 대부분이 헤롯이 왕위에 위협을 느껴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헤롯이 아기 예수를 정치적 라이벌로 생각하고 죽이려고 한 것이다.
"그는 예수의 탄생 소식을 듣고 '자신의 왕권이 위협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아기 예수를 죽이겠다'고 덤비다가
순진 무구한 아이들만 무수히 죽이고, 그 자신도 그 해(B.C. 4년)에 죽었다"
이 글은 어느 카페 성탄자료에 올라온 글을 발췌한 것이다.
이 글 역시 헤롯이 왕권이 위협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제 막 태어난 피덩어리와 같은 아이(예수)에게 헤롯 대왕이 정치적 라이벌로 과연 생각했을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귀가 막힐 상상력이다.
정치적 라이벌은 동서를 막론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등한 위치에 있을 때 가능하다.
하물며 같은 정치인이라도 모두가 라이벌 관계는 아니다.
요셉은 왕가의 후손이 아니다. 고로 예수도 왕가의 후손이 아니다.
물론 요셉은 다윗의 후손이긴 하지만 요셉과 다윗은 1000년 간격이 있기 때문에 왕가라고 할 수 없다.
아마 요셉이 왕가의 후손이라면 나사렛 촌 동네에서 목수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는 왕가의 후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헤롯 대왕은 정치적 라이벌로 생각하고 그토록 죽이려고 했을까?
헤롯 대왕이 아이 예수를 죽이려고 한 것은 정치적 라이벌 때문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그렇게 보며, 또한 볼 수 있지만, 알고 있지만,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다.
'정치적 라이벌설'은 풍문이다. 요즘 말로 하면 드라마 제목처럼 '풍문으로 들었소'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헤롯왕과 아기 예수를 '정치적 라이벌' 관계로 생각하는 것은 자유일 수 있으나
설교에 적용하기는 무리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