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오늘이 있기에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여행 스크랩 운악산 그리고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한국의산천 추천 0 조회 17 08.02.10 02:3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최지훈, 곽명자 추모등반. 운악산 무지치(무지개) 폭포  2008. 2월 8일(음력 1월2일)

오늘 찾은 이곳은 운악산 현등사 반대편에 자리한 운주사 코스입니다. 

[촬영. 2008. 2. 8일(음력 1월 2일).   한국의산천 ] 

 

지훈 그리고 명자 네가 떠난지 꼭 20년이구나....

 

가진것 없이 단지 젊다는 이유만으로 검은고독 흰고독으로 인해 방황하던 그 가난한 시절

산으로 향한 열정이 가득하여 자주 찾던곳. 

청춘의 깃발이 펄럭이던 때 우리의 열정을 불태우던 곳 

운악산 무지치 빙폭 

 

운악산 참고

운악산 결코 만만치 않은 산>>>> http://blog.daum.net/koreasan/13834476

운악산 비경 둘러보기=>>>>>>> http://blog.daum.net/koreasan/13833928

운악산 무지치 폭포 =>>>>>>>> http://blog.daum.net/koreasan/13833587 

산아가씨 히프는 오리 궁디>>>>  http://blog.daum.net/koreasan/13834263

 

▲ 운악산 북서릉이 보인다 ⓒ 2008 한국의산천

아침 8시 순환도로를 타고 사패산 터널을 지나 운악산 운주사방면으로 차를 달렸다.  운악산 무지치(무지개·홍폭) 빙폭을 찾아가며...

 

사랑하는 후배 지훈아 , 명자야  

착한이는 가고 못난 나만 남았구나.

 

지훈아 명자야

멀리 운악산 북사면이 보이는구나.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 왜이리 설래고 기쁘냐.

설 연휴를 맞아 너를 볼수있게 된것이 기쁘기만하다. 그간 잘 있었지?  

 

살아서 산길을 걷고 죽어서 산에 눕는다.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고 산과 사람은 각각이 아니다.

우리 언제 다시만나겠지?  

▲ 운악산 입구 ⓒ 2008 한국의산천

꼭 20년전 일이다.  

20년전에 우리가 같이 다니고 네가 지나간 길을 오늘 나와 집사람이 왔단다. 너를 보러. 

하얀 빙벽 오름짓에 열정으로 눈 뜰때 이곳에 왔었지.   

▲ 무지치폭포가 보이는 지점 ⓒ 2008 한국의산천

잠시 숨을 헐떡이며 능선에 오르니 멀리 하연 얼음기둥이 보인다. 그전에는 빙벽 장비와 야영장비로 참 무겁게 오르는 길이었는데 오늘은 단숨에 올랐다. 네가 보고 싶어서. 

▲  무재치 폭포 하단부터 상단 완경사까지 약 120m 를 이룬다.ⓒ 2008 한국의산천   

 

지훈아 명자야

검은 고독과 흰 고독을 지나 이제는 이보다 더 높은 곳에서 이곳을 내려보고 있겠구나.

 

살아서 걷던 산, 죽어서 눕는 산 

생과 사는 둘이 아니고 하나이고 산과 사람도 제 각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옛날처럼 계곡의 바람으로 인하여 얼음은 더 단단하게 청빙으로 변해가고 있고

폭포의 고드름은 더욱 굵어져만 간다. 그때처럼.

간간히 내린 하얀 눈이 그위를 덮고있네.

그리고 착한이는 골라서 가고 못난이만 남았구나. 

▲ 능선에서 내려서니 某팀이 등반 준비를 하고있다.ⓒ 2008 한국의산천

 

넌 언제나 그랬지

내가 배낭을 사면 똑 같은 것을 사고 

아이스 바일을 사면 너도 사고

등산복을 사면 꼭 같은 것을 입었지.

오스트리아제 라이터를 사서 목에 걸고 다니니 그것도 꼭 같이 만들어 달라고 했지... 

▲ 사랑하는 후배 최지훈· 곽명자의 추모비ⓒ 2008 한국의산천   

 

▲ 내 집사람이 너를 그리며 눈물짓는다.ⓒ 2008 한국의산천  

지훈아 생각나니? 너는 그랬지 우리집에 와서 형수가 끓여준 라면 먹으면 참 맛있다고... 

오늘 간단하게 차렸다. 그리고 소주 한잔 부었다. 지훈이는 그전에도 술 한잔 담배한대 안했지만 오늘은 내가 한잔 따렀다. 그리고 지훈이 한잔 나한잔, 명자 한잔 나한잔.   

▲ 너를 생각하며 추모비를 보니 내눈에서 눈물이 난다.ⓒ 2008 한국의산천  

 

지훈아

우리 빈약한 장비를 가지고 빙폭을 찾아다니러 많이도 쏘아 다녔다.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빙폭, 적성산 은계폭포에서의 훈련, 검봉, 봉화산 구곡폭포에서의 빙벽훈련등 많은 날을 같이 했지.

우리 가난한 산꾼들은 보온도 제대로 되지 않는 텐트를 치고 산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한겨울 추위를 이겨냈지 

내가 인수봉 (백운대, 코끼리바위) 암벽대회 나가던 날 너는 내 집사람을 데리고 내 아들 지현이를 업고 산에 올라 응원에 나섰지.

그 지현이가 지금은 아들을 낳았단다.

지현이 엄마는 오늘 추모산행에서 너를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시고...  

▲ 너희들이 산화한 빙폭을 보고 잠시 묵념.ⓒ 2008 한국의산천

 

이제는 같이 할 수 없는 回想의 山들...

 

무더운 여름 인수봉그리고 설악산 천화대에 붙어 마른 침을 삼키며 숨을 헐떡이던 일

국망봉, 갈대밭 사이를 걷던 일  

연화봉에서 희방사로 내려 올 때 몰아치던 바람과 폭설을 ?고 걷던 길

하얀 얼음벽에 붙어 수직오름짓을 하던 때...

 

이제는 같이 할 수 없는 回想의 山들...

같이 할 수 없지만 잊지는 않는다.  

지훈, 그리고 명자... 두손모아 명복을 빈다.  

 

운악산에서 내려오며 이동 막걸리 한병을 샀다.

집에와서 집사람, 아들, 며느리, 딸 모두 같이 내가 사온 하산주를 한잔씩하고

나는 맑은 이슬이 한병을 또 마셨다.

그래 이제는 떨어진 者처럼 자자. 

 

그래  

우리는 하얀산을 꿈꾸며 산에 오르고 빙벽에 매달렸지

그래서 마침내 저 파란 하늘속에 높이 올랐지.

지금 이곳보다 더 높은 곳에서 평안히 잠들기를 기도한다. 

차돌처럼 단단하고 그리고 산행이 열심이었던 명자와 함께...      

▲ 하얀 얼음기둥에 또 다른 젊음이 한것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 2008 한국의산천

 

※ 무지치폭포 (무지개 폭포·홍폭)

운악산에는 몇개의 폭포가 있다 그중 운주사 뒤로 난 계곡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가면 산계곡 사이로 하얀 얼음기둥이 보인다. 이 폭포가 화현면 무지개폭포로 규모가 가장 크다.

해마다 수량에 따라 경사도, 넓이, 결빙상태 등이 다양하게 변하지만 폭이 20m 에 이르며 전체높이는 130여m에 달한다. 후론트 포인팅으로 수직에 가까운 빙벽를 거슬러 오르고 경사 75도의 하단부를 15m쯤 오르면 평평하고 넓은 테라스에 이른다. 이 곳에 스크류를 설치하고 60-70도 경사의 빙벽을 약20m쯤 오르면 고드름으로 형성된 90도 경사의 턱이 나온다. 이곳에 스크류로 중간 확보를 하고 턱을 넘어서면 45도 정도의 완만한 빙사면이 이어진다.

프론트 포인팅으로 직벽을 오르다 경사가 완만해지는 사면으로 이어질때 주의해야 한다. 계속 직벽에서처럼 프론트 포인팅을 고집하면 엉금 엄금 기는 불안정한 자세가 되므로 프론트 포인트의 각도를 잡지 못하게 돼 몸의 균형을 잃을 수가 있다. 따라서 한발은 프론트 포인팅으로, 한발은 바깥으로 45도 틀어서 발바닥 전체를 얼음에 붙이는 피에 아 뿔라(풀렛 후팅) 기술을 사용해야한다. 

 

바람의 노래 1.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2 슬픈인연 (2曲)

 

1988년 20년전 구정 명절 휴가때 집에서 차례를 모시고 그 다음날 처가에가서 명절을 지내고 오니

운악산 무재치 빙폭에서의 후배 사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지훈 그리고 명자

우리 같이했던 岳友들 모두 너를 잊지않고 있단다.

그 당시 같이 산행했던 벗들의 사진을 올려 놓는다. 예전을 기억하고 잘보려므나.  

▲ 위 좌 동수,아래 좌 성수, 나, 건영이兄 ⓒ 2008 한국의산천  

 ▲ 나와 창영이가 구곡폭포 오르기 건영이형 선배로부터 주의 사항을 듣고 있는중 ⓒ 2008 한국의산천

▲ 우리의 아지트 할머니 가게 앞에서(1985) ⓒ 2008 한국의산천

도봉산 선인봉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며 우리의 아지트였던 할머니가게에서 지금은 안계신 할머니와 함께 단체사진.  

▲ 운악산 은계폭포에서 ⓒ 2008 한국의산천

내가 선등을 서고 사진은 건영이 兄이 촬영.

나  

▲구곡폭포 빙벽오르기 (촬영: 이건영 선배님)ⓒ 2008 한국의산천

▲구곡폭포 빙폭 오르기. (촬영: 이건영 선배님) ⓒ 2008 한국의산천

 

옛사진첩을 뒤져봤다.  며칠있다가 건영이형하고 한번 또 찾아갈지 모르겠다.  

안녕 지훈, 명자야~~ 

 

▲ 살아서 산길을 걷고 죽어서 산에 눕는다 ⓒ 2008 한국의산천

生死不二  山人不異(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고, 산과 사람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위의 글이 한문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은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의산천-

 

 

 

 
다음검색
댓글
  • 08.02.10 04:33

    첫댓글 "안녕 ,지훈 ,명자야"~~~가슴을 아리는 말인데도 끊이지 않는 열정이 서리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남는 산 울림입니다 . 오늘 이 좋은 글들이 있게 해준 분들입니다 명복을 빕니다 꽃삽 어딨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