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일 예배 설교는 조의환 목사님이 담당해주십니다. 조의환 목사님은 호남신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신학 석사 과정 중입니다. 우리 평화목교회는 매년 사순절과 대림절마다 떼제(Taize) 찬양기도회를 드리는데, 조의환 목사님은 떼제를 직접 2번이나 다녀오실 정도로 떼제를 사랑하십니다.
<주일설교요약> 온유한 사람/ 마태복음 5:5
조의환 목사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과 이웃과 나의 관계와 교제가 주제입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하늘에서의 하나님과 이웃과 나의 관계, 땅에서의 하나님과 이웃과 나와의 관계에 다른 비중을 둡니다. 그중 땅에서의 하나님과 이웃과 나의 관계,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으신 분은 마태복음 5장 팔 복 말씀 중 5절, ‘온유한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땅을 차지할 것이다.’에 관심이 기울어지실 겁니다.
우리는 궁금해합니다. 온유한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온유함이란 겸손하고 온화한 마음을 가진 사람인데, 성경에서는 예수님과 모세를 온유한 사람으로 소개합니다. 예수님과 모세의 온유함이 드러난 상황을 살펴보면 온유함의 실체를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예수님의 온유함은 ‘무거운 짐에 억눌려 있는 자들을 맞이할 때 드러납니다.’ 두 번째 예수님의 온유함은 ‘자신이 해 입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하나님께 순종할 때 드러납니다.’
그리고 모세의 온유함은 ‘자신을 향한 비난을 받아들일 때 드러납니다.’
겸손하고 온화함이라는 정의를 갖는 온유는 예수님과 모세에 이르러서는 자기를 내어줌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곧 온유함은 자기 포기 내지는 자기 개방이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자기를 고집하지 않는 특성을 가집니다.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에서 말이지요.
하지만 자기를 내어주는 형태로 나타나는 온유함은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 속에 있는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기도 합니다. 내 영역 안으로 하나님의 침입, 이웃의 침입을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린도 교회의 모습에서 온유함이 실현된 모습을 한 번 더 볼 수 있습니다. 바울에게서 모종의 이유로 지적받는 고린도 교회는 처음에는 마음 아파했지만 이내 회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하나님의 뜻 앞에 자신들을 내어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들과 편치만은 않은 관계에 있던 디도를 환대해 줍니다. 디도를 자기들의 영역으로 맞아들인 것이지요. 여기에서 온유의 열매가 나타납니다. 온유는 화해와 평화를 만들어 냅니다.
성경에서 온유한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느라 자기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 가난한 사람과 함께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하나님을 따르느라 자기의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 자기의 것을 개방한 사람과 함께하며 그 사람이 온유함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우십니다.
그렇다면 이제 온유한 사람이 차지하게 될 땅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온유한 사람이 차지할 땅은 곧 사람입니다. 자신이 온유하게 대해주었던 그 사람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을 얻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지경에서는 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온유한 사람이 얻게 될 땅은 바로 이런 땅입니다.
온유한 사람은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에서 자기의 것을 포기하고 개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열고 하나님과 이웃에게 다가간다면 그 어디나 내가 마음 놓고 쉬고, 웃을 수 있는 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