米田斷想(2016-3)/春來不似春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이 온 세상의 화제다.
설마 하던 알파고의 바둑 실력이 신기에 가깝다.
알파사범이라는 별칭에 알파신이라는 호칭까지-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에 인간이 놀라고 한편 무서워지기 까지 한다.
과연 앞으로 전개될 세상에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인간이 컴퓨터를 동원한 신기의 무기로 덤비지만
대자연이라는 존재 앞에는 언제나 무력하다.
자연은 인간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별도로 섭리가 있고 법칙이 있다.
그들 나름의 순리대로 운행된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
우수,경칩이 지났으니 이제 만물이 스프링하는 계절이다.
꽃샘추위에 중늙은이 얼어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이 때라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다.
꽃샘추위로 녹았던 몸도 마음도 다시 옹그라든다.
피어나던 꽃봉우리도 잠시 움추리고 다시 때를 기다린다.
매년 빠짐없이 하는 말이 춘래불사춘이다.
몸도 마음도 세상사도 마지막 고비를 주는 듯-
기다림의 미학을 배워야 하나보다.
우리집 정원에도 예외는 없다.
벌써 오래전에 노란 복수초가 봄의 전령 노릇을 하더니
이제 나무가지에도 물이 올라 꽃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때아닌 영하의 꽃샘추위로 잠시 시간을 기다린다.
오늘 오후부터 추위가 물러나고 정상기온이 온다는 예보를 미리 알기나 한듯
매화나무에는 꽃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또 노란꽃 산수유가 질세라 따라 붙는다.
지각생 진달래도 좀 천천히 가자며 뒤따른다.
땅바닥에 기어사는 풀꽃들도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미 꽃들 경쟁을 한창 벌이고 있었다.
형형색색 제 나름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자기가 잘났다고 자랑질이다.
"하하~ 우섭다. 이놈들아 우린 겨울에도 꽃을 피우며 희희닥거리며 놀고 있었는데~
이제 꽃을 피었다고 무슨 자랑질이냐?"
유리 베란다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웃고 있다.
화가 난 마당 식구들이 고함지른다.
"이놈들 너거는 주인어른 잘만나 온실같은 베란다 속에서 세상 어려움 모르고 살고 있으니
눈에 뵈는 게 없느냐? 너거도 여기 한데에 나와 모진 추위와 강풍에 함 견뎌 봐라.
금새 죽고 말게다." 홧김에 말이 잘 안나오고 씩씩거린다.
"얘들아 싸우지 말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거라. 너희들 모두 기특하다. 예쁘다.
금년봄에는 꽃 춤사위를 함 벌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