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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 96년 9월 3일 초대법회 김제원 교무님 설법
오기 어려운 걸음 와 주셔서 감사하다.
원불교는 역사가 짧은 중에도 우리나라 4대 종교에 들어있다.
원불교 교당은 세계 26개, 서울에 50개, 전국에 500여개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이 궁금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원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는 일단 하겠지만,
오늘 오셨는데 무슨 설법을 드릴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질문을 받아서 질문을 풀어드릴까?
질문이 좋은 질문이면 좋은데, 느닷없는 질문이면 곤란할 것 같아서
오늘은 내가 오늘은 원불교의 특장품 중 하나인
대종사님의 교법 중 하나를 소개하는 것으로 하겠다.
유교는 인, 불교는 자비, 기독교는 사랑,
여기에는 성자의 우주의 원리를 가져다 쓴 원리가 있으며,
그 시대에 맞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그런데 원불교 대종사님은 “세상은 은혜다”라고 하셨다.
□ 세상의 이치는 은혜
세계의 이치는 상부상조의 은혜로 이루어져 있다.
네가지 은혜, 천지 부모 동포 법률, 이것이 원불교의 사은 사상이다.
이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시간은 없으므로 오늘은, 간단하게 말씀드리겠다.
부모- 지금 여러분들 중 부모님의 은혜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은 사람 있는가?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모의 은혜가 소중하다.
동포- 개념은 사농공상이다.
여러분들은 학생이기도 하고 직장인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사무직, 농업, 공업, 상업 등에 종사한다.
천지- 과거에는 하늘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원불교 대종사님은 깨치시고 보니 전체가 한 덩어리임을 깨치셨다.
그래서 그 중요한 대상이 하늘만이 아니라 땅도 중요하다,
아버지만이 아니라 어머니도 중요하다고 했다.
나도 어릴 적에는 남자는 부엌일은 해서는 안되는 줄 알고 있었다.
여자는 조금 무시하는 면이 있지 않았나도 생각해 본다.
직업 면에서, 과거에는 사(선비)만을 중요하게 여겼다.
엊그저께 교당 공사를 했는데, 공사 현장이 좀 더웠다. 공사하는 사람이 덥다고 그냥 가버렸다. 공은 ‘쟁이’라고, 상은 ‘장사꾼’이라 무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종사님은 사농공상이 서로 유기적 관계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고 표현해 주셨다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존재. 맞는가?
내가 혼자 옷짓고 단추만들며 살 수 있는가?
없다. 그러므로 누구나 존귀하고 누구나 훌륭하다. 대종사님의 사은 사상은 은혜 사상이기도 하지만, 평등 사상이기도 하다.
금수초목까지도 그러하다. 불교적으로 보면 부처님인 것이다.
어느 종교에서는 오직 하느님만, 절대자만 대단하지, 인간들은 다 죄인들이고 욕심덩어리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종사님은 살다 보면 우리가 욕심도 많고 실수도 하지만, 본래의 존재적 가치는, 대상 한 사람 한 사람이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자라고 낳고 커서 사는 것. 나라는 존재도 그런 은혜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내가 17년 전에 원남교당에 근무했었다. 그럴 때는 아침에 거지들이 오기도 한다. 내가 500원짜리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날 거지가 일찍 와서 술냄새를 풍기더라. 그래서 내가 성질이 나서 “아침부터 술먹고 오면 돈 안주겠다”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조금 있다가 우체국에 갈 일이 있어서 나가는데, 아침에 내가 구박했던 거지 아저씨가 성질이 나서 나를 뒤에서 차서 넘어지는 바람에 비싼 바지가 구멍이 나 버렸다. 내가 그 때 한 순간 “처처불상”을 깨달았다. 그 백수 아저씨가 부처님인지를 그 때 알았다. 내가 넘어지는 순간, 내가 원불교를 만나서 이런 마음이 났다. “너 이런 벌을 받아도 싸다. 네가 우주 만유가 다 존귀하다고 설법했던 네가, 처처불상을 실천하지 않고 방심했다니 너는 그렇게 당해도 싸다”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어떤 존재도 함부로 할 대상은 없다. 그리고 알고 보면 그 존재가 없어서는 못 사는 것이다.
하나씩 들어가 보자.
1. 천지의 은혜
천지는 우리에게 공기를 준다. 한번 5분만 숨을 참아보자. 그러면 뉴스에 나올 것이다. 성북구 안암동에서 집단 자살을 했다고... (웃음)
우리는 숨을 쉬고 사는데, 고마운 줄을 모른다. 없어봐야 안다.
땅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푹 꺼져서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뿐이 아니다. 해와 달과 풍운우로가 다 은혜다.
바람이 안 불면 어떻게 되겠는가?
어떤 사람은 태품이 어떻게 은혜가 되느냐고 한다. 그러나 태풍을 통해서 바다가 한번 휘저어 줘야 우리가 살게 되는 것이다.
2. 부모의 은혜
원불교의 부모는 세분이 계시다.
낳아주신 분이 부모이며, 길러주신 분이 부모이며, 가르쳐 주신 분이 부모이다.
어떤 사람은 “우리 엄마는 내 동생만 이뻐하고 나는 이뻐하지 않는다.”라고 불평한다.
그 때 나는 그 사람에게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네가 엄마 덕택에 나오게 된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가 어머니 아버지에게는 고마운 기억이 없다.
어머니가 나 때문에 뱃속에서부터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오랜만에 온 삼촌이나 아빠 동창이 와서 돈 만원을 주면 고마워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고 일시적인 은혜는 고마워하는데, 근원적인 은혜는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촌의 은혜는 무엇인가? 아빠 친구는 무엇인가?
일시적인 은혜인 것이다. 그러나 대은은 무은이다. 끝없이 부모는 여러분들을 위해 죽음도 불사한다.
자식을 보는 순간, 부모는 몇 미터 떨어져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부모 마음인데, 누구는 외국도 보내주더라, 누구는 옷도 사주더라 하면서 원망한다는 것은 정말 보다 큰 은혜를 모르는 것이다.
여러분 스승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대종사님이라는 스승,
우리 아버지가 나를 출가시키기 위해서 1000일 기도를 했다.
내가 아버지 기도의 힘으로 이렇게 출가하게 된 것이다.
그 스승의 은혜 덕택에 사람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견뎌갈 수 있는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이겨낼 수 있다.
이렇게 큰 안목을 갖게 되는 것이 바로 스승이다.
보통 사람들은 단생밖에 모른다.
너라는 존재가 육신만이 아니라, 참 너라는 것이 있음을 알려준다.
이렇게 하면 그것을 네가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너는 참 행복을 알게 될 것이다. 하는 것이다.
그 때마다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 극복해 낼 수 있으며, 그것을 크게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
스승의 경계가 없으면 힘든 경계를 겪을수록 이겨낼 수 있다. 그것은 스승이다.
여러분 인생을 살면서 육신의 부모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부모가 있다는 것은 더욱 고마운 일이다.
우리가 젊었을 때도 스승의 은혜를 필요로 하지만,
사회에 나가서도 스승의 지도를 필요로 한다. 얼마나 큰 은혜인가.
3. 동포의 은혜.
오늘 내가 이발을 하고 왔는데, 내가 이발을 하고 오니 그 사람이 편하게 생각한 것 같다.
오늘 내가 가만히 있다가 드는 생각이, “내가 어떻게 내 머리 깎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다. 나는 핸드폰 쓰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스마트폰이 정말 유용하다. 이것은 누가 다 의사는 의사대로, 농부는 농부대로, 상인은 상인대로 누구나 소중한 의미를 주고 있는데, 우리는 “너 돈벌라고 하지”라고 이야기한다. 서해대교가 없다면 우리가 길을 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누군가가 그것을 건설한 것, 사농공상 금수초목의 은혜다.
4. 법률의 은혜.
사농공상이 다 운용되도록 받쳐주는 은혜가 있다. 그것이 법의 은혜다.
이법, 치법, 이것들이 다 고마운 것이다.
내가 맨하탄 옆의 센트럴 파크에 갈 수가 있었다. 그런데 밤에 못가게 하더라.
여러분들 밤늦게 돌아가실 것인데, 이렇게 밤늦게 돌아갈 수 있는 나라 별로 없다.
치안이 잘 되어 있어야 약자들이 보호를 받고 살아갈 수 있다.
반대로 그 법을 어기면, 구속을 통한 은혜가 이루어진다.
진짜 큰 은혜는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은혜다.
다 서로 은혜적 관계이면서 평등하다.
이 은혜는 한때는 좋고 한때는 안좋은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것이다.
여러분, 하늘이, 언제는 좋은 공기 주고, 언제는 나쁜 공기 주는가? 항상 한결같다.
부모의 마음도 한결같고, 스승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진짜 큰 은혜는 잘 눈에 잘 안 보인다. 잠깐 주는 은혜는 고마워하지만, 지속적으로 주는 은혜는 고마워하지 않는다. 당연한 은혜가 고마운 은혜다.
가만 생각해 보라.
너 천지 없이 살 수 있는가? 부모 없이 살 수 있는가?
동포, 법률은?
일분 일초도 그것 없이 살 수 없다면, 그것같이 큰 은혜가 어디에 있겠는가?
당연한 은혜가 알고 보면 큰 은혜다.
은혜 중에서도 작은 은혜와 큰 은혜가 있다.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은혜는 큰 은혜다.
효도에도 큰 효와 작은 효가 있다.
육신의 부모에게 잘하는 것은 작은 효다.
큰 효는, 천지 부모 동포 법률의 은혜를 받은 사람이 거기에 효도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겨우 살려는 것이 나 먹고, 나 편하고, 나 즐거운 삶이 아니다.
천지 부모 동포 법률로부터 무한한 은혜 속에서 보은하려는 생각 안하고,
내 것만 챙기면서 산다면 세상이 무엇을 주겠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바로 큰 효다.
안철수 씨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큰 효다”라고 하였다.
□ 사회와 마음공부
사회적인 일을 하려고 해도 마음공부가 필요하다.
아, 원불교에 오면 저 사람이 마음을 멈추는 공부를 어떻게 하는가를 보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세계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 욕심관리, 마음관리를 못하면 좋은 성과를 잃기 쉽다.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사람은 은혜를 발견하여 감사생활하는 것이고,
가장 못 사는 사람은 해독을 발견하여 원망생활하는 것이다.
오늘은 이런 내용을 말씀드렸다.
원불교 신앙은 부분신앙이 아니라 전체 신앙이다.
미신 신앙이 아닌 사실적 신앙이다.
우리에게 복을 주는 것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적 관계이다.
내가 바로 위대한 존재이다.
위대한 존재로서 위대하게 살자.
위대한 존재와 함께 살자.
그것이 감사하는 삶이요 보은하는 삶이다.
그런 사람은 인물도 김태희같이 예쁘게 나게 된다.
수행을 잘 하면 잘생기고 못 생긴 것도 바뀌게 된다.
이 생에도 마음따라 얼굴이 바뀌지만, 계속 태어나고 태어나면서 얼굴을 만들게도 된다.
어떤 부모가 못나게 낳고 싶겠는가. 자기가 자기 얼굴 바꾸는 것이다.
첫댓글 캄샤캄샤~ ^^*
감사합니다. ^^~
다음생에는 이쁘게 태어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