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 김만중이 유배길에 어머니를 위해 쓴 한글소설이자 문학교과서 에서 항상 한 획을 긋는 것이 바로 구운몽이다.
이야기 시작은 중구의 남산으로 대변되지만 선녀와 용왕등이 등장하는 도교적 이상세계이다.
고명한 스님인 육관대사의 촉망받는 제자인 성진스님은 그곳의 법당에서 공무를 이어가던 중에 음주를 하고 미색이 뛰어난 팔선녀와 희희낙락한 끝에 불도의 방향을 잃고 만다.
그런 성진에게 꺠달음을 주기 위하여 육관대사는 성진을 인간세계로 환생 시킨다.
인간의 몸을하고 양소유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성진은 물론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잃엇으나 비범한 인물이다.
아버지는 도사의 몸이며 양소유 자신도 능력과 외모가 뛰어나 이른 나이에 출사를 하게 된다.
이 때 성진과 함꼐 인간세계로 환생하게 된 팔선녀들이 한명씩 양소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소유는 악기 명문가의 규수,
나라의 공주, 기녀, 적의 첩자, 용왕의 딸 등 다양한 삶을 살아 온 환생한 팔선녀를 차례로 만나 인연을 쌓는다.
이들은 각각 소유의 도움을 박디고 하고 소유를 돕기도 하며 그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러 난관이 양소유의 앞을 막아서지만 그는 타고 난 기지와 운으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전쟁 등에서도 공울 세워 나라에 충성하고, 개인적으로는 위의 팔선녀의 환생체 모두와 두루 혼인을 맺어 2처 6첩을 두는 사내로서는 최대의 호사가 그 대가로 주어진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무탈하게 장수하고, 슬하의 자식들은 모두 훌륭하게 키워낸 양소유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손에 넢은 채 부인들과 시화서문을 즐기는 말년을 보낸다. 허자만 부족할 것없는 꿈같은 삶 속에서도 소유와 팔선녀들은 문득 인생의 무상함과 허무함을 느끼고 슬퍼한다.
구운몽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이 마자막부분에서 드러난다. 백능파와 용왕사건 때 소유의 앞에 나타난 적있던 육관대사가 다시 모습을 보이는데, 소유는 성진의 모습일 때 자신의 스승일 육관대사로 인식하지못하고 인간의 삶중에서 만난 고승으로만 대한다.
-앙직도 꿈속임을 깨닫지 못하느냐-는 육관대사의 말을 듣고서야 꿈속에서 양소유였던 성진은 남산의 법당에서 잠이 꺤다.
성진은 자신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 스승 육관대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함꼐 꿈을 꾸었던 팔선녀들 역시 불도에 귀의한다. 선진과 팔선녀는 그후로도 도를 게을리 하지 않고 극락으로 감으로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우리나라 夢자류 소설의 대표격인만큼 구운몽이 특징적인구조는 이야기속의 꿈, 그리고 그 꿈에서 펼져치는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꿈을 통한 서사의 전달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혹적인소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구운몽보다 조금 더 앞서 쓰인 영국의 시에서도 유사한 소재를 관찰할 수 있다. 구운몽은 도교, 불교, 유교적 사고가 융합되어 나타난다. 저자 김만중이 어디까지나 유학자의 신분이었으므로 입산양명,충, 효, 예. 의 등유교적인 지향성을 보여주지만 전반적으로 자리하는 요교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꿈속의 주인공 양소유의 아버지는 아예 도가에서 깨달음을 얻은 위치인 도사이고, 꿈밖의 주인공 성진은 스님이지만 사는 곳의 특징이나 선녀와의 교류등은 도교적사고에 충실하다.
불교에서는 인생은 괴로움 즉 고(苦)로 가득차 있다고 설명된다. 그 괴로움은 탐욕과 노여움,어리석음에서 비롯한 것이므로, 사람이 물질적인 부귀영화등을 탐할수록 괴로움은 심해진다.
부처는 이 진리를 장작과 불에 빗대어 보라 모든 것이 타고 있다.
그러므로 그것을 꺼야한다. 고 주장했다.이는 장작의 역할을 하는 격정적인 용감을 모두 없애고 나면 불로 대변되는 괴로움
역시 그 기세를 잃고 모두 사라지는 이채로 설명된다. 이 평온한 무이자 공(空)의 상태가 불교에서 모든 것을 초월하는 궁극적 열반이다. 구운몽-흥미위주가 아닌 당대의 보편적인 진리를 교훈으로 삼은 덕에 긴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진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통용되는 것이니 물욕과 정신적 빈곤함이 팽배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한번쯤 가벼운 사색이 필요할 때 이 구운몽이 오래되었지만 결코 낡지 않은 등불 중 하나가 되어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