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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옛이야기 내비게이션』은 김미아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200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고, 2019년 계간 [시와 소금] 동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한 작가는 책 읽어주기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옛이야기 안내서를 집필했다. 옛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입말로 각색해서 독자들이 구성지게 옛이야기에 접할 수 있게 한 다음, 옛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현대적으로, 개성적으로 해석해서 재미있게 들려준다. 입말로 들려주는 옛이야기의 매력과 에세이로 풀어쓴 삶의 이야기가 하나 되어 구비 전승된 이야기의 맛이 새롭게, 실감 나게 전달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_ 잠시 멈춰, 한 박자 쉬어가요 3
제1화 도깨비에게 소원을 빌기 전에
소원을 말해봐 _ 〈대가미 못의 미아리 도깨비〉 11
행운의 여신은 몰래 찾아오지 않는다 _ 「멍텅구리 도깨비」 16
잡아먹고 잡아먹히고 _ 「꾀를 써서 도깨비를 잡아먹다」 21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_ 「도깨비와 처녀」 24
도깨비를 꼭 죽여야 했나 _ 「도깨비를 죽인 사람」 28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_ 「도깨비 남편」 32
홀로서기에 말머리면 충분하다 _ 「도깨비 이야기」 35
지금 안 괜찮아도 괜찮다_ 「총각과 처녀와 도깨비」 39
제2화 진짜 소리를 내고 싶다면
진짜 소리를 내고 싶다면 _ 「바보 신랑」 47
‘무식하게’가 때론 좋을 때가 있다 _ 「무식쟁이」 51
왜 바보에 꽂혔을까? _ 「바보각시」 53
갓을 벗어 물을 풀지라도 찾고야 말테야 _ 「바보 아들의 문상」 56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능력자 _ 「바보신랑」 59
뭐가 맞을까? _ 「아버지와 바보 아들 삼 형제」 63
꼭꼭 숨어라, 들켜야 산다 _ 「바보형」 66
똥구멍 찢어지도록 먹어야 해 _ 「바보신랑」 70
미련하게 배워도 잘만 살아간다 _ 「세 가지 말」 74
제3화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찌그락 빠그락 83
그래스가 뭐야 87
책 읽어주는 미스코리아, 91
이야기 별거 아냐 96
뽕구새 99
도깨비 이야기 주거니 받거니 102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106
제4화 짧은 이야기 긴 이야기
뱀의 보은 115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119
기다림의 미학 122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애국자다 125
옛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128
일단 바늘부터 사자 131
암행어사라니 134
게으른 세 아들 138
선생님 떡을 뺏어 먹는 아이들 141
불여우 144
개미 허리가 왜 가는지 아니? 154
제5화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지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지 159
도깨비 총각 장가가다 163
나만의 꽃밭 166
웃기 잘하는 바보 168
신비한 돌덩이 175
매미 이야기 185
· 에필로그 _ 몇천 년 동안 살아 우리 곁에 머문 이야기 186
책 속으로
2년 전 봄비가 내리는 어느 날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길 잠시 차를 세워놓고 홀로 남겨진 선생님을 생각하며 터벅터벅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중간쉼터까지 가니 정자 옆 긴 의자 위에 놓여 있는 싸리 빗자루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싸리비가 의자 하나를 온통 차지하고 사람처럼 누워있는 모습이 수상했다. 보통은 빗자루가 의자 옆에 세워져 있는데 참 이상한 빗자루였다. 그 순간 도깨비가 빗자루로 변신한 건 아닐까 하고 빗자루에게 말을 걸었다.
“사람들 앉는 의자 위에 왜 그렇게 누워있어? 혹시…. 도깨비? 도깨비지?” 아무리 물어도 대답이 없자 쉽게 대답할 리 없다 생각하고 내 이야기를 먼저 들려줬다. 만약 누군가 이런 나의 모습을 봤다면 아마 도깨비 장난에 넘어간 줄 착각했을 것이다. 장례식장에 다녀온 이야기, 요즘 만난 사람들 이야기, 맛있게 먹었던 음식 이야기까지 주저리주저리 몽땅 이야기했다. 그런데 혼자 있으니까 살짝 무서운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얼른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소원 하나 들어주라.”
소원을 들어줄 수 있어? 라고 묻지 않고 그냥 꼭 들어주라고 명령조에 말해버렸다. 이야기 값으로 소원을 들어줄 거라는 믿음이 생겨서다. 이때가 기회다 생각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지금껏 속으로만 외쳤던 내 안의 소리를 내는 순간이다. 많고 많은 소원 중 딱 하나를 고르기가 정말 힘들었다.‘행복하게 해 주세요, 건강하게 해 주세요’는 너무 식상하고, 그렇다고 세계 평화를 위해 빌자니 너무 추상적이고. 그래서 생각했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심 끝에 소원을 말하고 몇 개월이 지났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 소원이 이뤄졌다. 그렇게 빨리 내 소원을 들어줄지 몰라 깜짝 놀랐다. 그냥 스르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소원이 간절한 사람에게는 꼭 찾아와 준다는 믿음이 생겼다. 마음속 소원 하나쯤은 꼭 가지고 다니자. 언제 도깨비가 나타나 내 소원을 물어볼지 모르니….
---「소원을 말해봐 _ 대가미 못의 미아리 도깨비」중에서
진짜 소리를 내는 것은 주체적인 나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헤밍웨이의『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84일까지 고기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타고난 고기잡이’라고 혼잣말로 소리 내 자신을 드러냈다. 쉬지 않고 말을 하면서 흔들리는 자신을 붙잡았던 것이다. 꼭 붙잡아야 할 것은 바로 ‘진짜 나’다. ‘진짜 나’를 어떻게 표현할지를 좀 더 고민한 후 말하고 들어야 한다.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면 이야기 속 바보처럼 작대기로 맞는다. 처음엔 그것이 서툴거나 통하지 않아 답답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 사춘기 엄마는 사춘기 아들이 처음이고 사춘기 아들 또한 사춘기가 처음이다. 아들을 사랑하는 진짜 엄마의 마음과 현재 상황이 답답해서 떠도는 아들의 진짜 마음,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이 잘 알 수 있게 접근해야 한다. ‘진짜 나’가 가진 ‘진짜 소리’를 위해
---「진짜 소리를 내고 싶다면 _ 바보 신랑」중에서
처음 책 읽어주기를 하면서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책 읽어주는 나를 기억하기보다는 책 내용과 주인공, 장면을 떠올리는 게 우선인데, 목소리를 내는 나에게 신경쓰느라 중요한 부분을 놓쳤다. 그리고 이야기와 더불어 읽어주는 나를 기억해주길 원했다. 날 맘껏 뽐내고 싶었던 것이다. 미스코리아가 꿈인 나에게 학교 책 읽어주기는 무대가 된다.
코라나 사태 이전 아침 독서가 있었던 시절, 9년 동안 한 초등학교에서 책 읽어주기를 했다. 책 읽어주는 ‘랄랄라’로 활동하면서 나를 보여주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안녕 얘들아! 난 책 읽어주는 랄랄라야. 만나서 반가워” 친구처럼 편안하게 ‘랄랄라’라고 불러 달라 했더니 아이들이 좋아했다. 어른 친구가 생겨 좋다며 쫑알쫑알 친구처럼 대해줬다.
‘어떤 책을 읽어줄까? 책으로 무엇을 나눌까?’를 고민했지만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가지?’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책 읽어주기 하는 겉으로 보이는 ‘나’의 행동과 태도는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책이 주는 감동을 어떻게 전해주고 싶은지를 연구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나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더 많이 고민한 것이다. 어린 시절 미스코리아가 꿈이었던 나에게 학교 책 읽어주기는 무대가 되었다.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목소리로 나를 뽐낼지 생각하게 만들었고, 또각또각 구두 소리에 흥분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책 읽어주기는 나에게 무대 위에 올라가게 만들어준 꿈의 무대가 되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점 안정된 목소리가 자리잡혔고 읽어주기 실력이 쌓여갔다. 그리고 17년째 접어들면서 내 목소리로 뭘 들려주고 싶은지 깨닫게 되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날 맘껏 보여주고 싶었던 거구나.’ 보이스 코칭을 전문적으로 받지는 않았지만 17년 동안 책 읽어주기를 하면서 나에게 맞는 소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소리 낼 줄 아는 힘이 있는 것은 살아있다는 확실한 증거 중 하나다. 매번 생존 신고를 이렇게 멋지게 할 수 있다니 책 읽어주기를 잘했다는 생각뿐이다.
어느 날 책 속 문장이 자연스럽게 내 가슴속에 찾아왔다면 남들 앞에서 읽는다는 부담을 버리고(나 혼자 독백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면서) 편하게 읽기 시작하면 된다. 틀려도, 잘 읽어내지 못해도 괜찮다. 마음속에서 빠져나온 울림이 돌고 돌아 날 보듬어주고 우리를 쓰다듬어 줄 테니까.
---「책 읽어주는 미스코리아」중에서
출판사 리뷰
따뜻한 추억에 젖어 힐링을 하고 싶은 당신,
『옛이야기 내비게이션― 진짜 소리를 내고 싶은 당신에게』를 읽으세요.
『옛이야기 내비게이션』은 김미아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2000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고, 2019년 계간 『시와 소금』 동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데뷔한 작가는 책 읽어주기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옛이야기 안내서를 집필했다. 옛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입말로 각색해서 독자들이 구성지게 옛이야기에 접할 수 있게 한 다음, 옛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현대적으로, 개성적으로 해석해서 재미있게 들려준다. 입말로 들려주는 옛이야기의 매력과 에세이로 풀어쓴 삶의 이야기가 하나 되어 구비 전승된 이야기의 맛이 새롭게, 실감 나게 전달되고 있다.
1화 ‘도깨비에게 소원을 빌기 전에’에서는 교과서나 책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를 정형화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 흥미롭다.
2화 ‘진짜 소리를 내고 싶다면’에서는 바보 이야기가 중심 모티브인데,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바보와 세상의 시선으로 바라본 바보의 모습이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로 인해 독자들은 바보에게 투영된 자신 혹은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어 즐겁게 상상적 나래를 펼치게 된다.
3화 ‘오래오래 잘 살았대’에서는 아이들에게 직접 들려준 이야기 풍경이 그대로 실려있다. 현장에서 느꼈던 실제 모습에서 작가는 다음 세대를 이어갈 꿈과 희망이 왜 어린이가 되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며 옛이야기의 결말처럼 ‘모두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대’로 끝나는 해피엔딩을 꿈꾼다.
4화 ‘짧은 이야기 긴 이야기’에는 비교적 짧은, 다양한 소재의 옛이야기를 중심으로 파생된 에피소드가 들어있는데, 따뜻한 작가의 마음과 세계관이 나타나 있다.
5화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지’는 작가의 순수 창작 옛이야기 모음이다. 옛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모티브로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 창작물이다.
에세이 집을 다 읽게 되면 독자들은 옛이야기 매력을 흠뻑 느끼게 될 뿐 아니라 책 읽어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에서 실천적 요소를 깨닫게 될 것이다. 공공도서관이나 학교에서 책 읽어주기를 하는 어머님들과 학교 현장에서 이야기 들려주기를 실천하고자 하는 교사 및 관계자들, 옛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생각하는 어르신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리고 가정에서 어린 자녀들과 함께 읽어보고 느낌과 감상을 공유할 만한 책을 찾는 분들에게도 이 책은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혼자만의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야기 내비게이션을 믿고 끝까지 따라가길 추천한다.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소리’를 내며 세상을 향해 전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첫댓글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시네요~~^^체험을 바탕으로 이야기와 잘 지내는 법을 들려주네요~~^^
우와, 기대됩니다 표지도 눈길을 사로잡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