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면접 전
대전에서 약 12시에 출발하여 서울에 3시쯤 도착했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았던 실습면접이 버스에서 내리자 이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작년 일상생활기술학교 자료와 자기소개서를 읽고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어떤 질문이 들어올지 떨렸습니다. 복지관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지원자를 만났고 두런두런 왜 이 기관에 지원했는지, 어떤 사업에 지원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중에 실습생끼리 모여 이런 이야기를 깊이 나누어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복지관에 아이들이 많습니다. 들어가 조금 헤매다가 면접대기실을 찾았습니다. 입구에 형형색색 면접대기실이라 적힌 종이를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면접대기실을 만들고 메뉴판을 제작하며 지원자들을 기다렸다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음료를 만들고, 인사성 좋게 인사하고 안내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실무자 선생님들께서 면접을 보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같이 할 사람들을 뽑습니다. 사실 당사자가 직접 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맞습니다. 그 알기 쉬운 것을 잊고 살았습니다. 친절히 알려주는 아이들의 모습에 면접이 기다려졌습니다. 여기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실습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02. 면접
면접 장소에 들어갔습니다. 4명의 아이들이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었고 맞은편에 제가 앉았습니다. 다른 선생님께서 들어오시지는 않았습니다. 당사자 면접이라고 해도 선생님께서 봐주시고 도움을 주실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정말 아이들이 직접 주도하고 진행하며 면접을 보았습니다. 자기소개와 좋아하는 음식, 못 먹는 음식, 선의관악복지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중요한 질문을 고른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면접관이 나를 알아보는 자리이며 반대로 내가 이 기관, 면접관을 알아보는 자리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들의 생각을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아이들과 지내며 할 수 있는 일, 이 기관에 대해 아는 것,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야하는지 등 실습을 시작하기 전에 공부를 많이 하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면접을 시작할 때 먼저 자기소개를 해준 것도 인상 깊이 남았습니다. 종이에 적힌 질문을 하고 제 말을 받아 적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다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제가 실습을 위해 온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아 열심히 준비한 것이 보였습니다. 그 노력에 비해 좋은 답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채로 면접이 끝났습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말을 해야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눈을 맞추며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말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열심히 질문을 구상하고 질문하며,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어렸을 적 누군가에게 진지한 이야기를 질문하고 답을 들었던 경험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며 자란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될지 궁금합니다.
03. 면접 후
면접이 끝이 나고 면접 대기실에 앉아있었습니다. 다른 면접이 끝나갈 때쯤 직접 아이들이 종이를 나누어주었습니다. 종이에는 저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포스트잇 4장이 붙어있었습니다. 전화로, 문자로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면접을 본 아이들이 직접 알려준다는 것이 가슴 벅찼습니다. 아이들이 하나하나 적은 저의 장점은 새로웠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점을 보이려, 더 좋은 경험을 나누기위해 노력할 것이고 아이들은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소한 방법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실습생과 아이들의 관계는 깊어졌을 것입니다.
실습에 대해 궁금한 점을 나누었습니다. 실습을 진행하기 전 사업에 대한 공부와 글쓰기에 대한 공부가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하며, 실습 중간에는 그를 바탕으로 이 사업에 푹 빠져 재미있게 해야 합니다. 당사자도 재미있고 지역주민들도 즐겁지만 제가 즐겁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 인상 깊습니다. 큰 틀 안에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넣기도 하고 변화도 주며 모두가 즐거운 실습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지, 하고 싶은지 다음 만남 때까지 고민하고 생각해 길을 찾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