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북쪽, 태안의 만대포구가 마주 보이는 곳에는 벌말포구(일명 벌천포)가 머리를 내밀었다. 대산읍을 종단하는 77번 국도에서 오지리 벌천포로 가기 위해 실핏줄처럼 가는 지방도를 탄다. 이내 웅도리로 들어갈 수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가로림만 안에서 고파도보다 약간 더 큰 섬인 웅도는 하루 두 번 썰물 때마다 갯벌 위에 놓인 차도가 드러난다. 현재 길을 1m 정도 높이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웅도를 드나들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길어진다. 웅도는 반농반어의 농가가 60호 정도 거주한다.
벌말포구에 닿기 전에는 대오염전 등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을 두 군데나 볼 수 있다.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벌말포구의 가을날 오후는 꽃게를 잔뜩 잡아서 들어온 어선들, 꽃게를 대량으로 실어가려는 활어 트럭들, 소매로 구입하려는 여행객들로 잠시 파시가 형성된다. 올해는 특히 꽃게가 풍년이라서 포구의 분위기가 한층 살아났다. 대동수산회센터(041-664-1881), 벌천포횟집, 선창횟집 등에서 꽃게찜이나 꽃게탕, 바지락칼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만일 가로림만 별미 기행으로도 뭔가 아쉽다면, 또는 시간이 부족해서 가로림만에 들르기 어렵다면, 서산 시내 진국집(041-665-7091)에 들러 게국지를 맛봐도 좋다. 게장 담근 간장으로 끓인 우거지찌개가 서산 향토 별미인 게국지라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