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question is about how to live life, ‘lightly’. Sunim advised people to live life ‘lightly’ like ‘grass in the field.’ But you seemed to live ‘heavier’ life than others. Is it just my misconception? I’d like you to clarify what ‘live lightly’ means.”
(삶을 가볍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가 제 질문입니다. 스님께서는 들판에 풀처럼 가볍게 살아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스님께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무겁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보는 것일까요? 가볍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30kg의 무게를 어린 소년이 든다면 무거운 물건이 될 것입니다. 만약에 소년이 그 물건을 계속 지고 다닌다면 어쩌면 몸에 무리가 되어 과로로 병이 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어른이 30kg의 물건을 지고 간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만약에 코끼리에게 30kg의 물건을 지운다면 아무렇지도 않을 겁니다. 무겁다는 것은 그의 능력과 체력에 맞추어서 ‘무겁다’, ‘가볍다’ 하고 정할 수 있습니다. 무게만을 갖고 무겁거나 가볍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붓다의 마음은 거울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 쟁반이 거울이라고 합시다. 이 거울 앞에 마이크가 나타나면 마이크가 비칩니다. 컵이 나타나면 컵이 비칩니다. 꽃이 나타나면 꽃이 비칩니다. 그렇다면 이 거울은 몇 개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무한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거울은 또한 하나의 그림도 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거울은 천 개 만 개의 그림을 비춘다고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거울 앞에 오면 다만 비출 뿐이고, 지나가면 사라집니다.
여러분들은 무언가에 집착하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듯이 인생을 살게 되는 겁니다. 자기가 원하는 바를 꼭 이루어야 한다고 욕심을 내거나, 자기 성질대로 하려고 하거나, 모르면서 아는 척하거나, 이럴 때 힘이 듭니다. 이런 것을 내려놓으면 힘들 일이 없습니다.
물론 육체를 가지고 있으니까 육체적으로 과부하가 걸릴 때는 있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자면 됩니다. 육체가 피곤하면 쉬면 됩니다. 병이 나면 약을 먹으면 됩니다. 약을 먹어도 낫지 않으면 병원에 가면 됩니다. 결국 죽게 된다면 죽으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가볍게 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무엇이든 하되 그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이 세상에 꼭 해야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또 하고 싶으면 해도 됩니다. 그러나 선택을 하면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듯이 그 책임을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Thank you.”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