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ism이 아니라 democracy다.
즉 사상이나 신념이 아니고 제도와 시스템이다.
국민 개개인에게 투표권이 주어지는 제도일 뿐이라서
그들이 뽑은 선출직 정치인이 코끼리일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국민의 선택으로 뽑혔다고 적절한 사람,
적합한 사람이 아닐 가능성을 열어둔 제도가 민주주의다.
따라서 주권자 다수의 선택으로 코끼리가 뽑혀서
국가라는 도자기 가게에 들어가게 만든 책임은
그 코끼리를 못 알아본 국민들에게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코끼리를 가게 밖으로 보내 봤자
또 다른 코끼리를 가게에 들어가게 만들 것이다.
유권자의 각성 없이는 개선은 없다.
100일 맞은 尹…유시민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
“코끼리가 한번 돌 때마다 도자기 아작 내…본인도, 나라도, 국민들도 버거워해”
유시민 작가는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라고 비유했다. 유 작가는 16일 오후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코끼리가 한 번 돌 때마다 도자기가 아작 난다, 그 비슷한 상황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개월도 안돼 20%대로 급락한 것에 대해 유 작가는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 뽑았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이라며 “본인도, 나라도, 국민들도 버거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코끼리’ 비유를 꺼내며 “도자기는 18세기 당시 유럽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 역량과 문화적인 요소를 응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부터 있던 걸 딱 도자기 박물관에 전시해놨는데 코끼리가 들어왔다고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는 “코끼리가 도자기를 때려 부수려고 들어온 건 아니다. 잘못된 만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0일에 대해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훼손해야 되겠다든가, 국익 따윈 중요하지 않다든가, 내 이익을 챙겨야겠다든가, 내 사람한테 자리를 줘야겠다든가, 이런 좀 이상한, 잘못된 의도를 가지고 뭘 한 것이 아니고 그냥 100일 동안 한 것”이라고 코끼리 상황에 비유했다.
유 작가는 “그런데 민주주의는 아주 높은 수준의 문화적 발명품”이라며 “아주 정밀한 제도가 짜여져 있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시끄럽고 때로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라도, 이 제도를 돌리는 과정에서 큰 비극을 피해나가는 길을 찾아내는 게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마인드, 마음의 태도, 그 제도를 운영하면서 정착시킨 관행, 이 모든 것들이 합져진 것이 민주주의”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고도의 문화적인 제도를 다루기에는 윤 대통령이 적합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가 대개 시민들의 판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유 작가는 “그런 사람임을 알아보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라며 “언론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자리에 일단 보내놓고 나면 석달 만에 알 수 있는 일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선거를 치를 때까지 9개월 동안 시민들은 잘 알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또 “지금 포탈을 채우고 있는 뉴스 콘텐츠 대부분이 언론사에서 나오고 밥 주는 사람이 대자본”이라며 “사주는 건설회사가 많고 지극히 극우적인 사상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시스템적인 부분을 짚었다.
유 작가는 “언론사들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 때도 똑같았다. 반복된다”면서 “그때는 약간 비극이었는데 두 번째 일어나면 희극이 된다. 지금은 약간 희극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어리석고 무능하고 심지어 사악한 자가 권력을 장악할 때조차 나쁜 짓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게 만드는 제도이기에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그런 게 아니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사대강 운하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교과서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야당, 언론도 있고, 시민단체, 법원도 있다”며 “돌이킬 수 없는 잘못, 한 번 해버리면 다시는 정상적인 상태로 돌릴 수 없는 이런 행위들을 못 하게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것을 5년간 잘하면, 전쟁만 안 난다면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민주주의 구성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첫댓글 국민들 절반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