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선생님을 처음 뵙게 된 이유는 2년전 큰 딸의 야뇨증 때문이었어요.
5살 때부터 시작해서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불에 오줌을 싸는 아이를 보면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생각하면서 달래도 보고, 예쁜 이불도 사 주고, 어쩔 때는 야단도 치며 그렇게 2년을 넘게 지냈어요. 그러다가 아이 어린이집 엄마를 통해 기린한약국을 소개 받아 갔지요.
아이는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맥이 처방과 맞는지 확인하는 것도 겨우 하고, 편안하게 누우라고 하니까 안 눕겠다고 했는데 아이의 긴장된 모습을 기린선생님은 편안게하 받아주셨어요. 그리고는 1시간 가량 아이에 대해, 가족에 대해, 엄마인 저 자신에 대해 기린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약을 지으러 가서 1시간 상담하는 것도 참 많이 신기했고 믿음이 가는 부분이었지요.
아이가 오줌을 싸거나 잠꼬대가 많거나, 몸부림이 심한 경우(매일 밤 우리 부부를 가장 힘들게 한 부분이었어요.) 불안이 높고 교감신경이 쉬어야하는 밤인데도 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지요. 그래서, 낮에도 편안하게 놀지 못하고 예민하고 힘들 수 있다는 설명이 기억에 남네요. 결국 밤마다 오줌을 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아이 생활이 전반적으로 불안하고 힘들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지요.
1시간 가량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묻더군요.
"엄마 선생님이 뭐라셔?"
"음...하경이가 많이 불안하데."
그러면서 꼭 안아주었지요.
그렇게 선생님을 뵙고 와서 일주일 동안 감쪽같이 야뇨증이 없어져서 놀랐지요.
자기의 불안을 읽어준 것에 대한 반응인가 싶어 기뻐했지만, 일주일 후에 다시 오줌을 싸기 시작했어요. 다시 시작인가 싶어 힘들었지만, 선생님이 보내주신 약도 열심히 먹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짜려고 노력하며 오줌을 싸는 일보다 아이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지금 아이는 야뇨증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뭐든지 약을 먹는다고 뚝딱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만큼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아이는 여전히 낯선 환경이나 불안이 높아지면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가락을 꺾기도 하는데 지금은 불안한 마음을 엄마, 아빠한테 많이 이야기하고 같이 해결점을 찾으려고 노력중이예요.
아이를 통해 기린선생님과 첫 만남을 하고, 엄마인 제가 오감테라픽을 7회차 정도 했고, 지금은 아이와 함께 명상을 하고 있어요.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라서 처음 2회차까지는 가고는 싶은데 앞에 나와 하는 것을 싫고, 명상도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명상 시간만 되면 집중해서 하는 모습과 하고 나서 또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이 시간이 편안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명상을 시작하는 첫 날 ‘행복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리고, 하경이도 저도 좋은 인연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명상에 대해 아직 남편이 받아주질 못해 고민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아이와 마음 편하게 꾸준히 해보려고 합니다.
개학 앞두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기린선생님과의 첫 만남, 그리고 지금의 명상 이야기를 조금 적어보고 싶어 두서없이 글을 올렸네요.^^
나마스떼~~
첫댓글 선생님의 따뜻하고 긴 글을 읽으며 뭉클해져서 눈물이 나네요.때로는 제값보다 저를 더 믿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제가 이 일을 계속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에 만난 하경이가 너무 예뻐지고 부드러워져서 그간 샘의 사랑이 극진했구나 읽을수 있었고 왠지 제가 안심이 되더군요.아마도 하경이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나서 다른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거에요.
남편님의 반응은 너무 자연스러운거에요.저희 부모님도 장로님이신데 저더러 매일 교회가자고 하시거든요. 어떨때는 화도 내시죠. 하지만 누구나 다 알듯이, 상대가 원하는 길을 가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때가 가장 안심이 되지요.
저도 아버지랑 투닥거릴때도 있어요.하지만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에 대해 의심하지 않으면 곧 다시 괜챦아지더군요. 오히려 자기 모습을 다 드러내놓고 만나는 관계가 참고 사는 것보다 건전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면 정말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샘 감사하구여~ 응원할께요!
하경이가 아마도 샘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저는 그 모습을 내내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