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金剛) 불교입문에서 성불까지 | 돈교와 점교의 수행차이는 중생의 근기를 따른다 - 종경록

돈교(頓敎) 점교(漸敎)의 수행과 증오는 중생의 근기가 평등하질 못하기 때문에 점진적인 수행[漸修점수]과 단박에 깨달음[頓悟돈오]의 차이가 있게 되었다. 이는 마치 나무를 자르는데 조각조각 점진적으로 자르는 경우도 있고 한순간에 넘어뜨리는 경우가 있는 것과도 같다. 또 멀리 황성(皇城) 길을 떠나는데 한 걸음 한 걸음 점진적으로 전진해 가는 경우도 있고, 하루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행하여 깨닫는데 단박에 수행을 끝내고 점진적으로 깨달아 가는 돈수점오(頓修漸悟)가 있다. 이를 비유하면 돈수(頓修)는 어떤 사람이 활쏘기를 배우는데 단박 배우는 자는 화살마다 표적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과 같고, 점진적으로 깨닫는 점오(漸悟)는 오랫동안 활쏘기를 익힌 뒤에야 점진적으로 그 행위가 친숙해지는 것과 같다. 이는 마음 씀씀이에서 단박 수행함을 말한 것이지 수행의 공덕마저 단박 끝냄을 말한 것은 아니다.   점진적으로 수행하고 수행분야만큼 점진적으로 깨닫는 점수점오(漸修漸悟)가 있는데, 이는 마치 높은 누각에 오르는데 발을 밟고 오름이 점진적으로 높아진 만큼[漸修점수] 보이는 대상도 따라서 점진적으로 멀어지는 것과도 같다[漸悟점오]. 이상은 모두가 증득한 만큼 깨닫는 증오(證悟)이다.   먼저 단박에 깨닫고 난 뒤에야 점진적으로 수행하는 돈오점수(頓悟漸修)가 있는데, 이는 실제의 이치와 아직 일치하지 못한 채 인식의 이해로 깨달은 해오(解悟)의 편에서 요약하였다. 가령 자기와 세계의 실제 모습을 장애하는 두 번뇌인 이장(二障)의 번뇌를 끊는 편에서 요약해 본다면, 해는 단박에 떠오르나 서리와 이슬은 점진적으로 사라지는 것과 같다. 만일 수행의 공덕을 성취한 편에서 설명해 본다면 그것은 마치 갓난아이가 처음 태어나자마자 사지육근(四支六近)을 어른의 모습과 꼭같이 갖추었다가 자라나자마자 의지와 기상, 공부와 그 응용이 점진적으로 성숙되는 것과 같다. 대체로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현실행사의 측면을 수행하는 것은, 진여성공(眞如性空)의 이치에서 인위적으로 수행함이 없이 수행하는[無修之修무수지수]의 참 다운 닦음[眞修진수]]은 아니다.   단박에 깨닫고 단박에 수행도 끝내는 돈오돈수(頓悟頓修)가 있는데, 이는 상품중생 가운데서도 최상의 근성(根性)을 타고난 편에서 요약하였다. 그는 즐기는 것과 지향하는 욕구, 이 모두가 함께 수승하여 하나를 들으면 천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모든 우주만유의 이치를 총체적으로 지닌 일심삼대(一心三大 : 한마음(一心)의 특성을 체(體), 상(相), 용(用) 삼대로 파악하는 것)의 대총지(大總持다라니)를 체득하여 단 일념도 망상으로 나오질 않고, 따라서 일심도 전후로 생멸하는 번뇌의 즈음이 단절한다. 이 문제를 가령 자기와 세계의 실제모습을 장애하여 속박하는 두 번뇌인 이장(二障)의 번뇌를 끊는 편에서 요약해 본다면, 이는 마치 한 타래의 실에 염색을 한면 모든 실가닥이 단박에 전체가 염색되는 것과도 같다. 그는 이와 같아서 이 생의 삶을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해탈을 얻게 된다. 이는 마치 사자새끼가 처음 태어나자마자 즉시 사자로 명칭붙여지는 것과도 같이, 그는 바로 수행할 때 즉시 부처의 지위[佛位불위]로 깨달아 들어간다. 이는 봄날의 대나무에서 죽순이 나오면 봄을 떠나지 않은 상태에서 어미 대나무와 가지런하게 자라는 것과도 같다. 이것이 "거울과 같은 근본이념인 완전단박 깨달음의 문(宗鏡圓頓門종경원돈문)"이다. 이 문은 마음 그 자리에서 바로 나아가며 상대적인 즈음(際제)이 없는 데서 분명히 알아 다시는 시간적인 전후를 따라 기멸하는 일심사상(一心四相 : 마음이 生나고, 住머무르고, 異달라지고. 滅사라지고 하는 네 가지 모양)의 번뇌없이 공간적으로 모든 사물과 동시이다.   일반적으로 깨달음의 작용에 의해서 수행하는 것은 바로 이해로 깨닫는 해오(解悟)이며, 수행으로 인해 수행만큼 깨닫는 것은 실제로 증득한 증오(證悟)이다.                                         * 종경록 촬요/영명연수 선사 지음/담분선사 엮음/ 송찬우 교수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