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토요일, 숲속작은책방에서는 2017년 첫 "초청 강연"이 열렸습니다.
"인류 화합을 위한 실험마을 오로빌 공동체 이야기"
강연에 계기가 된 것은 청주 경실련 공동대표로 계시는 신철영 선생님과 김은혜 선생님 부부가 올해 2월,
오로빌 공동체를 방문하셨기 때문인데요. 그때 현지에서 만났던 한국인 오로빌리언 서진희 님이 한국을 방문하셨고
덕분에 책방에서 오로빌 이야기를 듣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지요.
참석자는 약 30명 내외였는데요, 신철영 선생님 내외분과 함께 인도를 방문하셨던 방문단들,
그리고 오로빌의 삶과 교육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이 모이셨습니다.
한국인 오로빌리언 서진희 님은 약 십 년 전, 네 살 된 아들과 함께 인도로 가셨다고 합니다.
오로빌의 가장 큰 특징은 "살아있는 실험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강연자의 오늘 강연은 여전히 살아있고 변화하는 역동적인 오로빌에 대한 개인적 경험으로
생각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오로빌 공동체는 내년에 50주년을 맞는데요.
전 세계 120개국에서 온 흙을 이 땅에 뿌렸고 현재는 약 50개국에서 건너온 2,500 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은 다양성이 넘치는 사회이며, 이런 다양성이 모여 인류 화합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겠는지에 대한
국제적 실험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진희 님과 동행한 강사 마이클 님은 미국에서 살던 중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집을 잃고
한순간에 도시가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재난 가운데서 서로 돕고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보면서
개인적 삶과 사회, 공동체와 연대에 대한 각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오로빌공동체...특히 '오로빌 헌장'이 그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로빌로 이주를 결심하게 됩니다.
오로빌 헌장
1. 오로빌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오로빌은 전체 인류의 것이다. 하지만 오로빌에서 살려면 신성의식에 기꺼이 헌신해야만 한다.
2. 오로빌은 끝없는 교육과 지속적인 진보, 그리고 영원히 늙지 않는 젊음의 장이 될 것이다.
3. 오로빌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가 되고자 한다. 오로빌은 안팎의 모든 발견들을 선용하여 미래의 실현을 향해 대담하게 박차고 나아갈 것이다.
4. 오로빌은 인류의 실질적 일체성을 구현한 살아있는 본보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물질적, 영적 탐구의 장이 될 것이다.
1968년 2월 28일 마더.
(오로빌 자료 사진 : 서진희 제공)
1968년, 오로빌에 처음 건너왔던 이들은 황폐한 땅에 수 천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오로빌은 풍요로운 숲이 되었습니다.
유토피아란,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자각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오로빌 자료 사진 : 서진희 제공)
개인 재산을 갖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 노동하며, 대신 생계에 필요한 돈과 물품을 지급받는 평화와 생태 공동체 오로빌.
아름다운 곳이지만 지금도 이곳이 완벽한 유토피아는 아닙니다.
여기에도 갈등과 현안들이 많습니다.
1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커뮤니티를 민주적으로 이끌고 나가되, 개인을 존중하면서 공동체를 해치지 않는 방안들에 대한 고민.
주변이 무분별한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
자연과 생태와 평화를 지향해 이곳에 왔으면서 자동차를 타고, 에어컨을 켜고, 물부족 국가인 인도에서 수영장을 소유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을 강제할 수도 없습니다.
공동체를 꾸리고 연대한다는 건 지치지 않는 노력과 신념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오로빌에 깊은 관심을 갖고 함께하시는 경희대학교 김민웅 교수님도 참석해주셨네요.
강사들의 강연을 때론 통역도 해주시고, 때론 부연설명도 해주시면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그리고 방명록에 멋진 사인을 작품으로 남기셨어요.
이 행사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서점지원사업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의미있는 초청 강연이 두 세 차례 더 준비되어 있습니다.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