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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ea - 엘리트 글쓰기 논술 교실 원문보기 글쓴이: 김동석
<일본식 기술개발과 경영의 모델>
일본연구소 책임연구원 김후련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소 교수)
출처 :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정보 제8권 1호 (2004.1.1)
일본문화의 특이성이니 일본시장의 폐쇄성이니 하지만, 일본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처럼 해외문물을 저항 없이 받아들인 나라도 드물다. 일본문화의 동질성은 과연 무엇인가 의심이 갈 만큼, 전후의 일본은 전통과 현대 그리고 동양과 서양이 혼합된 퓨전 문화의 실험장이었다. 그 가운데서 일본식 경영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사이버네틱스의 원리를 자유로이 활용한 일본
위너(N.Winer:1894~1964)의 ꡐ사이버네틱스ꡑ의 원리는 오늘날의 로봇과 생체기능의 해명에 필요한 기본원리를 정확히 수식화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하늘을 나는 매가 달리는 토끼를 덮치는 것이 사이버네틱스의 원리이다. 매는 토끼의 현재 위치를 향해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달아나는 미래의 위치를 예측해서 내려온다. 토끼가 옆으로 달아나면 당연히 방향을 바꾸어 뒤쫓아간다. 이때의 동작은 상대방의 위치에 대한 측정과 예측, 그리고 피드백의 되풀이이다.
가라쓰 하지메(唐津一)교수는 전후(戦後)의 일본역사는 바로 사이버네틱스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전(戦前)의 일본은 맹목적인 부국강병(富国強兵), 탈아입구(脱亜入欧), 대일본제국(大日本帝国), 대동아공영(大東亜共栄) 등 한 마디로 ꡐ환상의 공동체ꡑ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획일화된 정신주의가 횡행하던 시대였다. 이 모든 환상이 깨지고 획일화된 일본정신주의를 전면 부정하게 된 것이 전후의 일본역사이다. 일본은 과거의 것이라면 선악을 불문하고 전면 백지화한 상태에서 미국식 모델을 무차별적으로 이식 받는 실험대가 되었다. 전후의 미국식 모델은 아무런 검증 없이 여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으로 흘러들어 왔다. 그 중에는 지나치게 이상적이라서 실현 불가능한 것도 많았지만, 일본인은 그것을 개량, 개선해 나갔다. 그러는 동안에 현재 일본식 경영이라고 하는 것이 형성된 것이다. 일본인들은 그들 특유의 우직함과 성실성을 십분 발휘하여 무수한 예측과 수정을 거듭 반복하면서 일본적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기술개발은 생활과 밀착된 용도개발에서 시작
과학의 목적이 자연 속에 있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거나 법칙성을 찾는 것이라면, 기술은 이들 과학이 발견한 원리를 이용해 물건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원리라 하더라도 그것이 아이디어의 단계가 머무르면 기술이 아니다. 기술 개발은 곧 용도 개발이라 할 수 있는데, 일본인들은 용도개발에 있어서는 거의 천재적이다. 그 이유는 일본인 특유의 사물을 보는 시각 때문인데, 유럽 특유의 연금술사적인 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이 기술대국이 된 것은 바로 끊임없는 용도개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가라쓰 하지메(唐津一)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일본인의 용도개발은 항상 ꡐ로엔드(low-end:저변)ꡑ에서 시작한다고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실리콘의 조그만 판에 트랜지스터를 몇 천 개나 얹는 혁명적인 기술인 반도체의 ꡐLSIꡑ의 경우, 이것이 완성되었을 때 발명자인 미국에서는 그 용도를 미사일이나 위성에 사용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떠올린 영감은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ꡐ전자 계산기ꡑ였다. 월 10만개쯤 생산한다면 1만엔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하여 실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예는 ꡐ초극세 섬유ꡑ이다. 화학섬유는 레이욘으로부터 나일론, 폴리에스터로 계속 새로운 화학 구조의 것이 개발되었다. 폴리프로펠린이 나왔을 때 이것으로 섬유의 신소재는 다 나왔다고 했다. 그런데 일본 메이커는 초극세 섬유를 개발했다. 6g의 재료를 가지고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닿을 정도의 가느다란 실을 만들었다. 이것으로 직물을 짜면 때가 묻기 쉽다. 이것이 힌트가 되어 안경을 닦는 전문 직물로 히트를 쳐서 일본 메이커의 독점적인 기술이 되었다.
▶도요타와 GM의 합병기업인ꡐNUMMIꡑ의 기적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생산성이 일본에 비해 낮고 품질이 나쁜 것은 미국 자동차 노조의 조합원의 질이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 미국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런데 도요타와 GM의 합병기업인 NUMMI(New United Motors Manufacturing Industry)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이 공장은 GM이 건설한 것인데 조합원의 스트라이크로 폐쇄한 공장이었다. 도요타와 GM이 합병했을 때 GM이 제시한 조건은 이 공장을 망친 자동차 노조의 조합원을 다시 써 달라는 것이었다. 도요타가 경영을 맡은 결과 생산성에 있어서 GM의 두 배가 되었고 게다가 품질은 수입차와 동등했다. 그러자 미국의 <비지니스 위크>지는 ꡐ이 차가 어디에서 왔는가? 그것은 매니지먼트의 차이다. 즉 관리기술의 차이인 것이다ꡑ라고 썼다.
도요타가 개발한 JIT(Just-In-Time:적시생산시스템)는 제품생산에 요구되는 부품 등 자재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만큼 조달하여 낭비적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려는 생산시스템이다. 적시생산시스템은 낭비를 제거하려는 일본의 기업문화에서 기인한다. 적시생산시스템에서는 재고로 인한 생산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재고의 최소화에 목적을 둔다. 그리고 JIT시스템은 물자흐름의 양과 시간이 미리 계획된 수요예측에 따르기보다도 그 물자의 현재 소비상태에 근거한 풀(Pull) 방식의 자제흐름을 사용한다. 이러한 풀(Pull)방식을 구현하는 도구가 간판이다. 인수해 간 수량 즉 생산해야할 수량을 표시하기 위해 카드에 품목과 수량을 기재하여 전달하는 카드를 간판(看板)이라고 한다. 간판은 생산 및 운반지시서의 역할을 하며 또한 생산 시스템의 모든 작업장과 공급업자를 연결하고, 후속 공정이 부품 필요사실을 선행공정에 알려 부품이 적시에 공급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식경영은 ꡐ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ꡑ이라는 철학
도요타의 생산방식에서 ꡐ자동화란 동(動)에 인(亻=人)자가 붙은 동(働)의 자동화ꡑ이다. 이는 기계에 인간의 지혜를 추가한 ‘사람이 함께 하는 자동화’ 라는 개념이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에서는 최종 조립 후, 모든 차량을 또 다른 공장으로 운반하여 잘못된 부분을 고친 다음 완성된 차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도요타에서는 낭비를 배제한 기업방식에서 새로운 컨셉을 설정하고 조립라인 안에서 품질 좋은 자동차를 생산해 내야한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곧 조립라인 안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일단 라인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고친 다음, 다시 라인을 가동시킨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조립이 끝나는 시점에서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일본이 10년 불황의 장기 터널을 지나는 동안 일본식 경영모델은 망했다고 하는 가운데, 여전히 철저하게 일본식 경영 시스템을 고수하면서 일본을 개조하고 있는 것이 도요타자동차이다. 도요타는 ꡐ가이젠(改善)ꡑ이란 용어를 일본어 발음 그대로 세계적으로 통용시킨 일본형 모델의 상징이다. 도요타 상점이 문을 연 1895년부터 헤아리면 도요타는 이미 100년이 넘은 기업이다. 현존하는 일본 국내의 100년 기업 중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된 곳은 도요타뿐이다.
도요타의 현장 직원들 사이에는 아직도 근면․성실이라는 고색창연한 개념을 미덕으로 삼는 정신이 남아 있다. 이 일본적 정신은 도요타의 해외 현지법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 근면․성실이야말로 세계에 통용되는 도요타의 정신이자 일본인의 미덕인 것이다. 기업은 도구에 불과하며, 이것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 도요타이다. 우리가 일본적 경영모델을 도입해야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SSS 일본 : 진화해가는 가전제품(양익모)
1. 텔레비전
연말연시 상품전쟁이 한창인 가전 판매장 중에서도 얇고 큰 화면이 비좁게 늘어서 있는 텔레비전 코너는 사람들이 끊임 없이 들끓고 유난히 인기다. 화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전에는 ꡐ대형화면은 멀리 떨어져서 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인다.ꡑ고들 했었지만」이라고 품평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기술의 진화를 느낄 수 있다.
이전에는 텔레비전 영상을 크게 늘리면 결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현재는 BS방송에 이어 지상파에서도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었고, 영상의 데이터량(화질)은 현격히 높아졌다.
각 가전 메이커는 「떨어져서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큰 화면의 텔레비전을 감상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고 있다. 더구나 액정 TV나 플라즈마 TV는 브라운관 TV와는 달리 대형화면이면서도 얇다는 점이 커다란 장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송되어지는 영상 디지털․고화질화 되고 그것을 받아내는 슬림형 대형화면의 기술혁신, 가격다운 등은 가전제품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슬림형 텔레비전은 현재, 액정과 플라즈마의 두 방식이 있다. 주가지 방식 모두 텔레비전에의 본격 응용에서는 아직 미숙한 기술인 만큼, 성숙을 목표로 메이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액정에서는 예를 들어 像(빛의 반사․굴절로 비치는 물체의 모양)이 꼬리처럼 끌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다. 축구의 슛을 하는 장면 등의 빠른 움직임의 장면에서 보여지는 현상이다.
텔레비전 영상은 매초 60화면을 표시하고 있는데 브라운관이나 플라즈마에서는 표시장치의 각 화소가 빛을 발하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액정에서는 60분의 1초 후의 다음의 고쳐 쓰기까지의 앞의 화면이 표시되며, 그것이 잔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日立(히타치)제작소는 점과 점 사이의 검은 화면을 삽입하여, 앞의 점을 빨리 소거하여 잔상을 억누르는 고안을 하고 있다.
한편, 플라즈마도 예를 들어 삼원색 중, 파랑의 발광효율이 빨강, 초록보다 뒤떨어진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색의 발란스가 무너져, 흰색도 『순백』감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우리회사의 화면으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의 하얀 느낌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松下(마쯔시타)전기산업에서는 선전을 하고 있다. 이것은 파랑의 화소를 다른 색에 비교하여 크게 한 성과라고 자신하고 있다.
고화질에서는 실물에 충실한 것만 가지고는 「깨끗한 그림」은 실현되지 않는다. 텔레비전 영상은, 스튜디오의 조명아래서 카메라로 촬영되어지고, 브라운관으로 표시되어지는 그 순간, 무엇보다 깨끗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텔레비전의 탄생이래, 그것을 향해 방대한 노하우가 축적되고, 연마되어왔다. 샤프의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본부의 본부장「이러한 노하우가 바로 영상문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림과 사진이 틀리듯이 영상에서도 일종의 연출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신의 하드(표시장치)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문화를 계승하는 기술이 없이는 살아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에 사운을 걸고 있는 곳이 소니(SONY)사다. 브라운관 텔레비전에서 국내 (일본) 톱쉐어를 차지하여 온 소니사는 액정도 플라즈마도 타사로부터 조달하여, 자사생산은 하고 있지 않다.
소니에서는 「반질반질한 과일이나, 물이 좋은 생선의 질감 등을 어떻게 나타낼까. 가꾸어온 노하우는 표시장치가 어떤 것으로 바뀌어도 응용된다.」고 한다.
일본의 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래도 조금의 빛이 보이는 곳이 현재 TV시장이고 각 가전사들은 현 상황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2. 세탁기.
세탁기는 종전에 없던 다양화가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맞벌이나 핵가족화로 비가 올 때나 오후에 세탁물을 들여놓을 사람이 없는 가정, 빨래를 너는 수고를 덜고 싶은 사람,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또는 프라이버시 등의 사정으로 빨래를 널더라도 실내가 좋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금년에도 정도의 차는 있지만, 건조기능이 달려있는 기종은 판매대수가 4할이 넘게 급증하고 있다고 업계는 예측한다.
더구나 세탁조가 종형(縱)의 타입(세탁만의 기종을 포함)과 횡형(橫)의 타입이 있어 각각의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종형의 과제는 의류의 엉킴이나 주름을 방지하는 것으로 세탁조의 밑바닥에서 도는 pulsator를 크게 하는 등, 물을 크게 돌게 함으로써 회오리형의 소용돌이가 의류를 강하게 중심에 끌어들이는 것을 방지시켜주게 개발하고 있다. 회전하는 물살에 의해 세탁조 자체로 돌게 한 것도 의류가 엉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건조시에는 pulsator를 좌우에서 서로 빙글빙글 돌게 하여 의류를 풀고, 주름을 억제시키고 있다. 한편, 횡형에서는 종형에 뒤떨어지는 세척력을 어떻게 높이는가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요(三洋)전기는 ①세탁조의 고속회전에 의한 원심력으로 의류에 세탁액을 잘 스며들게 한다. ②천천히 돌아서 세탁조의 하부에서 의류를 굴린다(비벼빨기 하듯) ③회전수를 높여서 의류가 세탁조 상부까지 올라오게 하여, 거기서 떨어뜨린다. 의 3단계를 조합하여 개발하고 있다. 진동과의 싸움은 세탁기의 숙명으로 종형에서는 많은 기종이 세탁조의 윗부분에 원형의 물탱크를 가지고 있어 의류가 한편으로 치우친 채로 탈수의 회전으로 들어가면, 이 물이 자연스럽게 의류와 반대측에 옮겨가 진동을 적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횡형에서는 밸런스용의 물 자체가 중력의 영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같은 형태는 될 수 없다. 산요전기는 그것을 고안하였다.
횡형의 세탁조의 양끝에 링상태의 물탱크를 설치하여 의류의 치우침을 센서가 탐지하면, 세탁조가 돌아가며 의류의 뭉치가 위로 올라왔을 때 회전을 늦춰준다. 이때 중력으로 탱크내의 물이 내려가 의류의 균형을 맞춰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산요의 세탁기 기획담당은 설명하고 있다.
松下(마쯔시타)전기산업의 신기종에서는 탈수시, 우선 매분90회전의 단계에서 의류가 치우쳐 있지는 않는가를 검사하여 알아내어, 치우쳐 있을 시에는 순간적으로 역회전하거나, 왕복운동으로 흔들거나 하여 엉킴을 풀어주게 하고 있다.
더구나 130~400회전에서도 상태에 따라서 900회전으로 올린다. 이러한 미묘한 회전제어는 각 회사마다 나름 데로의 고안을 하고 있다.
모터가 세탁조를 직접 도는 다이렉트 드라이브방식이 세탁기에서도 수년 전에 실현되어져서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벨트에서 회전을 전달하는 것에 비교하여, 벨트의 미끄러짐이나, 늘어짐에 의한 늦어짐이 없고, 정확하게 제어된다. 많아도 1,2초정도였던 회전의 전환이 0,1초단위로 향상되었다고 담당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향후 종형과 횡형은, 절수나 건조시간의 단축 등을 무기로 이후에도 공존하여 갈 것이라고 각 가전사들은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