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퇴근 후.. 친구와 걸었습니다. 5시간.. (서울 종로~ 연대-수색~원당) 집에 오니 새벽1시 ^^

[갓건진내일]

퇴근길..  버스타고 집에 홀랑~ 가려던 걸 멈추고,

곧 겨울이 오기전에, 좀더 훈련좀 해둬야 할 일이 있어서..

-- 최근에 뵈었던 걷기 동호회의 고수 몇몇 선배분들은

 48시간동안 200키로를 잠안자고 걷는 일에 도전중이라고 하셨다.--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이었다.

이기려는 게 아니라, 유사시에.. 나는 잠안자고

 200키로를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생력..

그 대단한 여의봉을 나는 갖고 싶기 때문이다.

잠을 자면 안전하고, 편안하지만..

15키로 넘는 베낭을 20시간 동안 지고 걸어야 한다.

4시간 쯤 자고 4키로 쯤의 속도로 걷는 나로서는..

6키로의 속도로 걷고, 잠을 안자는 대신..

 약간의 쉼 시간을 확보코자..

48시간 동안.. 걷는 셈이 된다.

서울에서 대전(논산)까지 잠안자고

걸어가는 능력을 갖게되는 것이다.

금요일에 일본, 대만 가서.. 200키로 걷고

월요일 아침 비행기로 출근하는 게

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조촐한 베낭만 진 채 말이다.

오늘 저녁엔, 열일 제쳐두고

밤새워 거기로 맘 먹었으나, 존경하는 "시인 친구"로부터

인사동 미술 전시회 가자고..  (헉~!)

어느덧, 걷기 시작한지 6년차..  사람을 일순위로 두는 요즘..

걷다가 사람이 부르면 언제나 멈출 것..

비결을 묻건, 사연을 묻건.. 그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할애하여 줄 수 있도록~!

..  (제가 걸어보니 좋더이다. 선생님도 이 좋음을 갖게 되시라고..)

(그도 내공을 키워서 후일엔, 누군가의 길잡이, 길 섬김이가 되어주십시고..)

결국, 약속보다 30분 늦게 오는 친구를 불평없이 기다리며

파고다공원 정문 배흘림기둥 앞에서 밤새걸을 준비를 하느라고,

눈감고 잤습니다. (노숙자 틈새에서.. ^^. 그들은 누워자고, 저는 기대어자고^^)

친구는 일정(전시회 관람 및 미팅)을 마치고,

"나는 밤새 걷기훈련을 해야해서 화곡동쪽으로 가려한다"고.. 했더니,

자기와 협상하자고.. <인사동에서 연대앞 지나, 수색역>까지 걸어간 뒤에,

거기서는 버스를 타고 자기네 집(능곡)에 가고,

그 후부터는 혼자서 걷든가 말든가 하기로요.

OK~! (내심, 그대만 낯선 길 걷기에.. 전염시킬 수 있다면.. ㅋㅋ)

그래서, 인사동 지나서 경복궁 쪽으로 걸어갑니다.

오랫만에 보는 동십자각(경복궁 입구 좌측)

건너편의 멋진 빌딩까지~. ^^

시를 좋아하는 이 친구는, 연대앞에서.. 윤동주 시인 기념관엘 다녀가자고..

 저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참으로 좋습니다.

무슨, 성경같고..

연대의 녹음은 무척 훌륭하다며..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멋진 플라타너스 한그루를

보여 주겠노라고.. 한참을 올라갔습니다. (연대정문-) 역꼬심까지~ ^^ ..

저녁 조명받는 연대 중앙로 끝~!! 

과연 최고의 나무 한그루가 서 있더군요. ^^

(꼭 보시기를.. ) 

걸으면서 얘기 나눴네요.

 

자기의 외삼촌은 노숙자 된지 15년 쯤.. 연락두절 상태라고..

 큰형은 인터넷 도박으로.. 가정불화 중이라고.. 

그렇게 도란도란.. 첫직장 동료와 길을 걷다보니, 독립문 도착.

사회의 어두운 얘기는, 말하고 나면 풀리는 듯..

우리가 함께 아는 지인분은.. 수년을 놀다가 겨우 입사한 곳에서..

실적이 없다며 해고 당했다고.. 

저는, 정말이지 길은 걷는 것이 대부분의 사회문제를 풀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답답해진 저는,

부와 분배, 소득의 문제는..  

조촐한 근로소득에 종사하면서, 같이 낯선 길 걷는 게 좋은 대안이라 생각된다며

우리 매일 저녁 이렇게 걷자고 했더니..

한달에 한번도 힘들다고.. 아내의 성화.. 가족부양의 근심.. 해야 한다고.

제가, 반론하기를..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버는 게 돈(월급)뿐인줄 아는데..

오히려, 매일의 퇴근 이후와 출근 전의 시간을 갖는 거라고..

그 자투리 같은 시간을 최고로 멋진 이런 일에 사용해야지 않냐고..

사람이 태어나서, 뭘 갖거나 이루거나 가거나 해야 하는 게 아니지 않냐고..

서로 동감하며, 북돋워주며.. 결국, 위로하며.. 고마워 하며 헤어졌답니다.

집에 오니.. 1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