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자리잡고나니 마지막 하노이에서의 어이없는 사건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밤9시 예약했던 택시운전사는 여러번 문자도 오고 통화도 하고 하면서 제 시간에 꼭 오겠노라고 재차 확약까지 했건만... 진작에 자기가 못오고 친구가 대신 간다고 해서 시간맞춰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의사소통하며 안심하고 기다렸건만... 이럴 수가...
급한 마음에 태균이를 재촉해가며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변까지 단숨에 뛰어가는데 비행기 못타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에 간이 아니라 위가 철러덩 내려앉습니다. 뭔가 사태가 심상치않음을 직감한 태균이도 지체하지 않고 자기몫의 캐리어를 끌고 무거운 배낭을 매고도 아주 열심히 따라옵니다. 택시가 쉽게 잡힐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빈택시 발견하고 공항을 외치며 몸을 실었습니다.
출발 예정시간보다 결국 30분 늦어진 셈이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50만동(대략 35000원) 짜리 지폐 하나 남기고 나머지 잔돈까지 대략 45만동 모두 택시기사에게 주었습니다, 너무 고마와서. 미터기는 37만동이었네요.
국제공항은 진입부터 난항이더니 출국수속, 짐검색 등 시간이 하염없이 늘어집니다. 버거킹 간판을 보더니 태균이 계속되는 손가락질에 저녁삼아 먹었더니 더 시간이 늦어져서 거의 꼴찌로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버거킹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성의없고 싸구려 햄버거같은 맛을 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느긋하게 전개된 하루였고 저녁에 시간도 남아돌아 둘이서 샤워도 하고 차분하게 짐도 싸면서 여행마무리 글까지 올렸건만 막판이 너무 극적이었습니다. 그래도 비행기 무사히 탔으니 막판의 긴장은 해프닝의 하나로 돌려야 되겠습니다.
베트남 여행에서 결국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던 것은 역시 택시비. 베트남은 경차택시 수가 많아서 사실 경차택시비는 제대로 요금기 돌리면 하노이 어디를 가도 한화로 만오천원을 넘을 수가 없습니다. 경차보다 큰 택시는 시작요금이 더 비싸비는 하지만 그래도 택시비는 제대로 하면 싼 편입니다.
이번 열댓번의 택시 승차 경험을 토대로 통계를 내보면 제대로 요금계산기를 작동하는 기사비율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40%는 목적지를 말하면, '얼마내라, 그거 아니면 안가겠다' 배짱운전이 40%쯤. 배짱운전자들의 요구금액은 완전 터무니 없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수용가능. 문제는 사기꾼의 비율이 30%나 된다는 것입니다. 미터기 조작은 물론 외국인이다 싶으면 엄청 바가지를 씌웁니다. 두 세번은 족히 호구잡힌 듯 합니다.
베트남 택시요금에 속지말라는 글이 많이 올라오는 이유도 사기꾼에 해당되는 바가지 택시기사들이 많다는 데 있을 겁니다. 한 때 우리나라도 엄청 심한 때가 있었으니 다 거쳐가야 하는 과정일까요?
대부분의 물가, 특히 외식 가격은 한국의 반도 안되니 관광객들이 이 점은 무척 행복하게 느낄 것 같습니다. 아주 시설이 잘된 식당도 가격도 괜찮지만 좌판 식당들의 음식들은 아직도 더 궁금하고 군침이 돌기는 합니다. 이것때문이라도 다시한번 시도해 봐야 되겠습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많아서 이번에는 그걸 이용했지만 동남아행 티켓은 항공권 비교검색 포탈을 활용하면 20-30만원대가 수두룩합니다.
새벽 6시도 안되서 공항에 도착해서 주차한 차를 몰고 나오니 겨우 6시반! 장기주차장 찾아가는데 좀 헤매기는 했지만 그 정도면 애교급!
요즘 왜 이리 잠시 거치는데도 역사적이라고 하면 좀 부족하고 뉴스적 현장에 발을 디디게 되는건지... 웃음이 피식 나옵니다. 어쩐지 선재도 들어서는데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제주도가져갈 짐들만 대충 싸서 서준이 픽업하러 고고! 간만에 보았더니 서준이 얼굴이 몰골이 좀... 무슨 연유인지 얼굴에 발진이 두껍게 올라와서 붉고 우둘두둘 정도가 심해 보입니다. 제주도가서 지켜보며 뭐가 문제였나 확인해 봐야 되겠습니다. 제주도 맑은 공기가 그리웠나?
눈 펑펑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달려 여수로 가고 있습니다. 하노이 어지러운 도로사정을 어제까지 겪다오니 대한민국 도로 만만세! 훌륭합니다. 졸음쉼터에서의 만빵 휴식, 꿀맛입니다. 한국에 이미 도착해 있는데 택시기사가 하노이숙소 앞에서 기다렸었다는 문자가 와있네요. 뒷북이네요... 왜 9시반에? 지워버렸습니다.
첫댓글 아고 세상에 별 일입니다. 또 겉 보고 모르는게 사람이네요.
그래도 탑승하셨으니 다행이라고 억지로 위안하고 쉬시지도 못하고 제주행이니 넘 피곤하실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