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한 그릇에 눈물 한 그릇
어제 점심때는 너무 바빠서 직원들과 짜장면을 시켜서 먹었습니다. 직원들은 오랜만에 먹는 짜장면이라 맛있게 먹는데 저는 짜장면을 앞에 두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48년 전 이맘 때였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친구는 부모님과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는데 저의 어머니는 집으로 바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에게 나도 짜장면 먹고 싶다고, 짜장면 한 그릇만 사달라고 떼를 썼는데 어머니는 그냥 집으로 가자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그렇게 짜장면을 안 사준다며 10리 길을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런 저의 뒤를 어머니께서는 묵묵히 따라만 오셨습니다.
어제 짜장면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이제 60대가 된 아들은 짜장면 한 그릇 사줄 수 없었던 내 어머니의 슬픈 가난이 생각났습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지 어느덧 38년이 지났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늙지도, 줄지도 않나 봅니다.
이 나이가 되니 ‘사랑합니다’라는 말보다 더 절절한 표현이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야 어느 자식인들 예외가 있겠습니까. 짜장면만 보아도 그리운 그분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효도하며 사시게요.
박완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