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꽃
--- 시 / 리울 김형태
배고프다 보채던 아이들
울 기운도 없는지 쓰러져 자는데,
등가죽 같은 쌀독 아무리 박박 긁어도
보리 한 알 나오지 않는데
하필 보릿고개 때
저 높은 것들은
이밥에 고깃국 흥청망청...
거룩한 공분 참지 못해
돌이라도 던져보려 하는데
이팝나무 위에 앉아있던 낮달이
아서라 그러지 마라 하면서
지나가는 구름 옆구리 쿡 찌르네
아, 쌀밥처럼 쏟아지는 가뭄 끝 단비
허기지고 주린 초목들뿐만 아니라
식구들도 모두 벌컥벌컥...
* 시인의 말 : 할머니는 춘궁기 때 활짝 피는 이팝나무꽃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하네요~ㅜㅜ
"정말 쌀밥처럼 보이네, 나무도 이밥에 고깃국 먹는데, 배 곯지 않게 쌀은커녕 보리나 밀가루라도 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배고프고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가난했던 시절, 이팝나무꽃을 보며 한숨과 눈물 짓던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들을 떠올려 봅니다.
* 가난 관련 또 다른 시 : "수국꽃"
=> https://cafe.daum.net/riulkht/HrtI/553?svc=cafe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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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꽃시 : "꽃과 인생"
=> https://m.cafe.daum.net/riulkht/85zx/405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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