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군단에서는 군기를 라틴어로 벡실리움(Vexillum)이라고 불렀습니다. 무릇 어느 국가든지 그 나라의 표지가 되는 국기가 있듯이 군대에도 군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군기는 군대의 정신적인 상징이므로 기수가 늘 앞장서서 들고 갑니다. 전쟁에서 비록 기수는 쓰러지더라도 군기는 수호되어야 합니다. 군기를 적에게 빼앗기는 것은 패배를 의미합니다.
레지오 마리애에서는 벡실리움을 단기라고 부릅니다. 레지오의 단기는 회합에서 사용하는 탁자용(높이 약32cm)과 행렬이나 아치에스 행사 때 사용되는 대형거동용(높이 약 2m)으로 구분됩니다. 단기는 매우 중요하므로 회합에서 레지오 선서를 할 때나 아치에스 행사를 할 때 반드시 레지오 단기의 깃대를 손으로 잡도록 합니다.
레지오의 단기는 로마 군단의 군기를 본뜬 것입니다. 그 군기는 독수리 형상 아래에 ‘Legio Romae’는‘Legio Mariae’로, 황제의 초상은 성모님의 초상(기적의 메달 모형)으로 변형시켰습니다.
표장과 성모님 초상 사이에는 장미와 백합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깃대는 지구본 위에 세워져 있고 지구본 아래쪽은 네모진 받침대가 있어 단기를 탁자 위에 세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단기의 전체적인 구도는 성령께서 성모 마리아와 레지오 단원들을 통해 활동하심으로써 지구의 모든 인류를 차지하시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쁘레시디움과 각 평의회에도 고유한 기가 있는데 레지오의 단기와는 달리 천으로 만든 깃발 형태입니다.쁘레시디움 기나 꾸리아 기를 쁘레시디움 단기, 꾸리아 단기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보통 성령을 표상하는 붉은색이나 성모님의 색깔인 푸른색으로 만드는데 맨 위에는 레지오 마리애라고 새깁니다. 그 아래에는 쁘레시디움이나 평의회의 명칭을 기입하고, 맨 아래에는 교구와 성당 이름을 명시합니다.
뗏세라에 있는 그림을 보면 무수히 많은 레지오 단원들의 맨앞 오른쪽에는 기수가 비둘기 모형의 벡실리움을 들고 있고, 왼쪽에는 푸른 천 바탕의 방패형 깃발에 라틴어로 레지오 마리애라고 새겨진 깃대를 들고 있습니다.
레지오의 단기는 레지오 마리애를 표상하므로 레지오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제반 양식에는 반드시 벡실리움의 표장이 나타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단원들은 레지오의 단기와 각 쁘레시디움 기나 평의회 기를 존중해야 하며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교본 목차에 따른 레지오 마리애 훈화집> 196-198쪽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