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회피성·의존적·강박적 인격장애
"변화 바라지 말고 거리 두고 지내라"
C군 인격 장애 ― 걱정이 많은 사람들
세 번째 범주는 불안해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다. 회피성 인격 장애, 의존적 인격 장애, 강박적 인격 장애를 들 수 있다.
회피성(avoidant) 인격 장애는 대인 관계에서 부적절감을 느끼고 대인 관계를 회피하는 사람을 말한다.
타인의 평가와 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 친밀한 사이가 아닐 경우 아예 나서지 않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맞추려 하지 말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의존적(dependent) 인격 장애는 자신이 책임지고 결정할 문제를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일을 조언을 구하고 확인해야 안심한다. 타인에게 순응하여 책임질 일을 회피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거부당하지 않고 보살핌과 지지를 받기 위해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고 불편한 점도 감수한다. 순종적이고 굴종을 자초한다. 혼자서는 책임지는 결정을 하지 못해서 더불어 일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강박적(obsessive) 인격 장애는 완벽주의적이고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되길 고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나치게 꼼꼼하고 세부적인데 집착한다. 모든 것이 질서 정연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고집부린다.
칭찬이나 고마움과 같은 긍정적 감정 표현에 인색하다. 예의 바른 듯하나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고 가르치려 든다. 자기애적 성향이 있어 존중받길 원하면서 권위적인 반면에 권위 적인 사람 앞에서는 비굴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강박적 성격의 남편과 같이 사는 아내는 남편이 지배적이고 말만 하면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다.
강박적인 사람을 대할 때는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누구보다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한다.
◇ 조셉 루벤 감독의 미국 스릴러 영화 '적과의 동침(1991)'
<적과의 동침>(1991)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분한 로라의 남편 마틴은 강박적이면서 편집적이고 가학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아내를 폭행하고 괴롭히면서도 떠나간 아내를 찾아 끝까지 추적한다.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학적인 지배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격 장애의 유형은 서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한 유형에 딱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편집적 성격의 경우 강박적 성향이 함께 동반될 수 있다.
자기애적 성향은 연극적 성격과 경계선 성격뿐만 아니라 강박적 성격이나 반사회적 성격에도 공존할 수 있다.
인격 장애는 일시적 문제 행동이 아니다. 지속해서 인격 장애 특성을 보이고 그 정도가 심각할 때 한해서 진단을 내리게 된다.
성격을 평가할 때는 제삼자의 관점뿐만 아니라 본인의 주관적 관점도 고려해야 한다.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과 지낼 때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격의 변화 가능성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다. <계속>
글 | 김창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