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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누구나 마음속에 흐르는 강이 있어
저-윤희순
출-학이사
독정- 2023년 10월 25일
동시집 『앵무새는 귀가 필요해』
누구나 마음속에는 흐르는 강이 있어 흘러도 남아있는 눈물은 가두지 않는 아이갸기 되어
바람의 어깨를 빌려 시간 따라 흘러가고자 합니다.-저자의 서문
저자의 문장의 깊이가 큰 울림으로 다가와서
따로 적어 갈무리해보고 싶게 한다.
<바람꽃>
이제 어머니는 바람꽃의 형상으로 하루하루를 큰 바람을 일으키기 전인 뽀얀 구름으로 머물고 계신다. 그런 바람꽃을 바라보는 나는 내내 눈물겹다.
<담장에 그림자를 만난다>
서원은 낮잠을 자는 듯 평온하다. 아늑한 정취는 온유함꺄지 보태고 있다. 침잠된 분위기 전체를 에워싸는 담장은 하늘의 짙은 햇살때문인지 더욱 진중하게 보여 곳곳에서 탐독하는 선비들의 낮은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서원 담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낮은 그림자의 기운이 설핏 아버지를 느끼게 한다. 서원이 아늑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것은 서원의 역할이다. 크고 작은 돌과 거기에 새겨진 별 모양의 무늬가 담장에 무게를 실었다. 이곳에 서니 마음 한곳으로 치우쳐 무너지지 않고 다치지 않도록 자꾸 들여다보고 배워내고 다듬어야 할 것 같은 경건함이 밀려온다.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이 흔들리며 석양을 등지고 서 있다. 지금은 저 담장 주변으로 등짐을 지고 걷는 아버지의 모습은 본다. 환영이 되어 흐려지는 그림자를 살며 잡고 애써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한발 물러서서 퍈단하셨기에 세상에 공평한 것을 배웠고 남에게 상처 내는 삶을 살지 않으셨기에 겸허함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아버지의 낮은 가르침이었다. 진중한 저 담장의 수막새 같은 삶을 아버지는 진즉에 살아오셨다.
강물은 제 몸을 흘리며 길을 만들어 소리 없이 고요하다. 나무는 열매를 익힐수록 더 성숙해진다. 버리는 것은 더 크게 사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하는 것 같다. 마음을 추스르고 매무새를 다듬는다. 담장 주변 풀들은 엉켜 있는 것 같아도 독립된 몸뚱이로 체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로 헤치지 않고 빼앗지 않아 그저 제 몫의 삶을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풍족하고 평안한 삶을 챙겨주시지는 못했어도 바람이 지날 수 있는 수막해 역할은 하셨다. 나를 훑어보니 수막새 같은 아버지의 그늘을 밟고 이어온 것이라 여긴다. 그저 시대에 맞추어 태어나셨더라면 재능이 빛을 발하셨을 텐데, 그저 아쉬움이 서원 담장에 턱 걸려 그림자처럼 한참이나 떠나지를 않는다. 흙 사이에 끼여서도 활짝 인상을 펴고 있는 수막새가 빛나고 서원은 고요하게 제자리에서 숨 쉬고 있다.
<녹아든 세월>-식성
남편은 은근히 끓여낸 깊은 맛을 선호. 고추장이나 된장에 재워 푹 식혀 감칠맛이 밴 깊은 맛에 손이 잘 간다. 나느 달이고 삭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잘하지만 그것에 대한 민감한 맛의 반응은 없어 자주 먹지는 않는다. 식성에서도 사람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인지 깊이가 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남편은 크게 변함이 없는 성품이다. 나는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을 때마다 얹어 먹는 고명이 달라진다. 김 가루를 수북이 얹을 때도 있고 생채 나물을 섞어 먹을 때도 있다. 이처럼 자주 바뀌는 재료 때문에 오래 기억하는 깊은 맛을 못 느끼는 것인가 보다. 종이에 습ㅈ기가 서서히 베어들 듯이 내가 젖어 드는 동안 남편도 젖어 들었는지 이젠 서로의 음식을 챙긴다. 서로 엉킨 실타래는 노력을 곁들인 시간이 흐르면서 풀어지는가 보다. 사살운 것을 녹아 흐르게 하는 것 또한, 세월이고 가시버시(부부를 낮추는 말)로 살아온 묵은 정인가 한다.
◉ 녹색의 부드러움이 사람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것은 덤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제 역할을 하며 터전을 넓히고 있는 이끼를 보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끼는 습기가 있는 곳에 자란다. 주변의 흙은 온전히 보호하면서 토양의 질을 높인다. 깊이가 얕은 기와에서도 이끼는 시간이 지날수록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끌어안는다. 그리하여 에워싸인 식물을 성장시킨다. 이끼와 식물이 서로 밀착되어 꽃을 피울 때 편안히 안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과 관계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해시키려 한 쪽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쪽과 관계는 이원성으로 흐르게 된다. 어느 쪽이든 먼저 촉촉이 ?끌어안는 역할을 한다면 갈등은 쌓이지 않을 것이다.
<시>
완성된 시는 고통의 승화다. 불현 듯 몰고 온 먹구름이 쏟아내는 소나기를 맞고서도 몸이 젖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때 한 편의 시가 완성되었다. 환희에 젖어 주변이 환해지던 영화 속 시이느이 모습이 선연히 다가온다 천중 치고 당대비 내린 다음 날 하늘을 오려다 보면 더욱 파랗게 보인다. 몸으로 마음을 오롯이 표현하고 밝은 웃음을 남겼던 영화 속 주징녹은 혼신을 다한 시 한 편을 남겼다. 연솜은 잠자늕 득 했으나 저 깊이에 유유히 유영하는 물고기를 품오 있었다. 심청이가 환생한 것 같은 수련을 피워 올리고도 물결 하나 흔들림 없다.
<호흡> -지휘자 아들의 음악회 소감
잔잔한 하모니가 음률을 탔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무대 공간이 소리로 꽉 채워졌다. 지휘자는 중앙에 서서 수십 명의 단원을 하나같이 시선을 모으고 전체 박자 조절을 했다. 빠를 멜로디와 느린 멜로디 조화를 이루며 선율 타는 노랫가락에 청중도 함께 숨죽이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감동은 소름을 탔다. 청중 속에서 시시로 박수를 보내는 일등 관객이 되었다.
◉ 길을 잃는 다든 것은 다시 새로운 길을 찾는다는 진중한 진리를 서로 알게 된 것이다. 울ㄹ미의 감정으로 말 한마디 없어도 아들의 마음을 읽게 되었다.
<사월>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노래하던 새가 땅속에서 밀어 올리는 새싹들의 여린 숨소리를 들으며 잔풀 위를 종종댄다. 풋풋한 푸성귀를 한 묶음씩 진열해 놓고 파는 정겨운 할머니들의 모습을 훑고 지나간다. 넉넉한 인심도 미리 자리하고 앉은 봄 햇살처럼 따사롭다. 대합조갯살을 다져 넣고 들깻가루를 넣고 끓인 쑥국은 봄맞이하는 첫 손님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 동안만 전해주는 꽃향기 때문에 향수병에 걸린 걱처럼 그 향기를 그리워한다. 이렇게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풍기게 만드는 마법을 거는 주술사는 사월의 햇살이다. 겨울 동안 어둡게 불었던 바람을 가라앉히듯 밝고 산뜻함으로 다가온다. 햇살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한 채, 인심 좋은 재래시장 죄판 아주머니처럼 넉넉하고 골고루 퍼 담아준다. 편견 없이 골고루 세상을 밝혀주는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가끔은 마음 욕심을 덜어내게 된다.
<도래샘-빙 돌아서 흐르는 샘물>
돌고 돌아서 밝은 물기 샘솟은 도래샘과 같은 안온한 미소에 자애로운 표정 가득한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불가에 귀의한 언니였다. 양쪽에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이 만들어 낸 그늘이 오를수록 선경이어서 풍경화를 감상하듯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환생하려고 질긴 속세의 끈을 잡고 몸부림을 쳤던가. 고행으로 수행을 닦아 무소유의 시심을 채운다는 것이 어찌 쉬웠을까? 물욕을 버려야 하는 수도승의 길을 택한 언니는 도래샘이었다. 특별한 인연으로 스님에게만 안겨 드는 고양이는 염불이 귀에 있었다는 듯 벋당 벽에 기대어 코를 가슴에 묻고 눕는다. 천천히 제 눈앞에 아른거리는 햇살을 응시하다 발바닥을 핥는다. 녀석도 많은 것을 바라보며 무탈하게 보낸 하루였으리라. 나무들이 빚어낸 신선한 향기가 온몸으로 전해온다 절간 다벼락에 똑똑 떨어져 가득 고인 도래샘이 찰랑찰랑 넘쳐흐르고 있다. 바람결에 청아한 풍경 소리도 산사를 다독이고 있다.
<고금>
매끈하게 선을 그은 듯 선명히 솟아오른 봉분은 미끄러져 내리는 햇살에 유난히 반짝인다. 오랜 세월 동안 역사를 거스르며 묵묵히 잠을 자고 있던 왕들의 호령이 산줄기를 타고 울려온다. 고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왕릉 전시관은 어민 배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성역이 공간이었다.책명-누구나 마음속에 흐르는 강이 있어
저-윤희순
출-학이사
독정- 2023년 10월 25일
동시집 『앵무새는 귀가 필요해』
누구나 마음속에는 흐르는 강이 있어 흘러도 남아 있는 눈물은 가두지 않는 아이갸기 되어
바람의 어깨를 빌려 시간 따라 흘러가고자 합니다.-저자의 서문
자자의 문장이 섬세하고 뛰어나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좋은 문ㅌ장 몇 개 잡아 갈무리했다.
<바람꽃>
이제 어머니는 바람꽃의 형상으로 하루하루를 큰 바람을 일으키기 전인 뽀얀 구름으로 머물고 계신다. 그런 바람꽃을 바라보는 나는 내내 눈물겹다.
<담장에 그림자를 만난다>
서원은 낮잠을 자는 듯 평온하다. 아늑한 정취는 온유함꺄지 보태고 있다. 침잠된 분위기 전체를 에워싸는 담장은 하늘의 짙은 햇살때문인지 더욱 진중하게 보여 곳곳에서 탐독하는 선비들의 낮은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서원 담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낮은 그림자의 기운이 설핏 아버지를 느끼게 한다. 서원이 아늑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것은 서원의 역할이다. 크고 작은 돌과 거기에 새겨진 별 모양의 무늬가 담장에 무게를 실었다. 이곳에 서니 마음 한곳으로 치우쳐 무너지지 않고 다치지 않도록 자꾸 들여다보고 배워내고 다듬어야 할 것 같은 경건함이 밀려온다.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이 흔들리며 석양을 등지고 서 있다. 지금은 저 담장 주변으로 등짐을 지고 걷는 아버지의 모습은 본다. 환영이 되어 흐려지는 그림자를 살며 잡고 애써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한발 물러서서 퍈단하셨기에 세상에 공평한 것을 배웠고 남에게 상처 내는 삶을 살지 않으셨기에 겸허함을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아버지의 낮은 가르침이었다. 진중한 저 담장의 수막새 같은 삶을 아버지는 진즉에 살아오셨다.
강물은 제 몸을 흘리며 길을 만들어 소리 없이 고요하다. 나무는 열매를 익힐수록 더 성숙해진다. 버리는 것은 더 크게 사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하는 것 같다. 마음을 추스르고 매무새를 다듬는다. 담장 주변 풀들은 엉켜 있는 것 같아도 독립된 몸뚱이로 체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로 헤치지 않고 빼앗지 않아 그저 제 몫의 삶을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풍족하고 평안한 삶을 챙겨주시지는 못했어도 바람이 지날 수 있는 수막새 역할은 하셨다. 나를 훑어보니 수막새 같은 아버지의 그늘을 밟고 이어온 것이라 여긴다. 그저 시대에 맞추어 태어나셨더라면 재능이 빛을 발하셨을 텐데, 그저 아쉬움이 서원 담장에 턱 걸려 그림자처럼 한참이나 떠나지를 않는다. 흙 사이에 끼여서도 활짝 인상을 펴고 있는 수막새가 빛나고 서원은 고요하게 제자리에서 숨 쉬고 있다.
<녹아든 세월>-식성
남편은 은근히 끓여낸 깊은 맛을 선호. 고추장이나 된장에 재워 푹 식혀 감칠맛이 밴 깊은 맛에 손이 잘 간다. 나느 달이고 삭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은 잘하지만 그것에 대한 민감한 맛의 반응은 없어 자주 먹지는 않는다. 식성에서도 사람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인지 깊이가 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남편은 크게 변함이 없는 성품이다. 나는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을 때마다 얹어 먹는 고명이 달라진다. 김 가루를 수북이 얹을 때도 있고 생채 나물을 섞어 먹을 때도 있다. 이처럼 자주 바뀌는 재료 때문에 오래 기억하는 깊은 맛을 못 느끼는 것인가 보다. 종이에 습ㅈ기가 서서히 베어들 듯이 내가 젖어 드는 동안 남편도 젖어 들었는지 이젠 서로의 음식을 챙긴다. 서로 엉킨 실타래는 노력을 곁들인 시간이 흐르면서 풀어지는가 보다. 사살운 것을 녹아 흐르게 하는 것 또한, 세월이고 가시버시(부부를 낮추는 말)로 살아온 묵은 정인가 한다.
◉ 녹색의 부드러움이 사람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것은 덤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제 역할을 하며 터전을 넓히고 있는 이끼를 보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끼는 습기가 있는 곳에 자란다. 주변의 흙은 온전히 보호하면서 토양의 질을 높인다. 깊이가 얕은 기와에서도 이끼는 시간이 지날수록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끌어안는다. 그리하여 에워싸인 식물을 성장시킨다. 이끼와 식물이 서로 밀착되어 꽃을 피울 때 편안히 안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과 관계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해시키려 한 쪽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쪽과 관계는 이원성으로 흐르게 된다. 어느 쪽이든 먼저 촉촉이 끌어안는 역할을 한다면 갈등은 쌓이지 않을 것이다.
<시>
완성된 시는 고통의 승화다. 불현 듯 몰고 온 먹구름이 쏟아내는 소나기를 맞고서도 몸이 젖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때 한 편의 시가 완성되었다. 환희에 젖어 주변이 환해지던 영화 속 시인의 모습이 선연히 다가온다. 천둥 치고 장대비 내린 다음 날 하늘을 올려다보면 더욱 파랗게 보인다. 몸으로 마음을 오롯이 표현하고 밝은 웃음을 남겼던 영화 속 주인공은 혼신을 다한 시 한 편을 남겼다. 연못은 잠자는 득 했으나 저 깊이에 유유히 유영하는 물고기를 품고 있었다. 심청이가 환생한 것 같은 수련을 피워 올리고도 물결 하나 흔들림 없다.
<호흡> -지휘자 아들의 음악회 소감
잔잔한 하모니가 음률을 탔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무대 공간이 소리로 꽉 채워졌다. 지휘자는 중앙에 서서 수십 명의 단원을 하나같이 시선을 모으고 전체 박자 조절을 했다. 빠른 멜로디와 느린 멜로디 조화를 이루며 선율 타는 노랫가락에 청중도 함께 숨죽이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감동은 소름을 탔다. 청중 속에서 시시로 박수를 보내는 일등 관객이 되었다.
◉ 길을 잃는다는 것은 다시 새로운 길을 찾는다는 진중한 진리를 서로 알게 된 것이다. 울림의 감정으로 말 한마디 없어도 아들의 마음을 읽게 되었다.
<사월>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노래하던 새가 땅속에서 밀어 올리는 새싹들의 여린 숨소리를 들으며 잔풀 위를 종종댄다. 풋풋한 푸성귀를 한 묶음씩 진열해 놓고 파는 정겨운 할머니들의 모습을 훑고 지나간다. 넉넉한 인심도 미리 자리하고 앉은 봄 햇살처럼 따사롭다. 대합조갯살을 다져 넣고 들깻가루를 넣고 끓인 쑥국은 봄맞이하는 첫 손님이 되기도 한다. 짧은 시간 동안만 전해주는 꽃향기 때문에 향수병에 걸린 것처럼 그 향기를 그리워한다. 이렇게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풍기게 만드는 마법을 거는 주술사는 사월의 햇살이다. 겨울 동안 어둡게 불었던 바람을 가라앉히듯 밝고 산뜻함으로 다가온다. 햇살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한 채, 인심 좋은 재래시장 죄판 아주머니처럼 넉넉하고 골고루 퍼 담아준다. 편견 없이 골고루 세상을 밝혀주는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가끔은 마음 욕심을 덜어내게 된다.
<도래샘-빙 돌아서 흐르는 샘물>
돌고 돌아서 밝은 물기 샘솟은 도래샘과 같은 안온한 미소에 자애로운 표정 가득한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불가에 귀의한 언니였다. 양쪽에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이 만들어 낸 그늘이 오를수록 선경이어서 풍경화를 감상하듯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환생하려고 질긴 속세의 끈을 잡고 몸부림을 쳤던가. 고행으로 수행을 닦아 무소유의 시심을 채운다는 것이 어찌 쉬웠을까? 물욕을 버려야 하는 수도승의 길을 택한 언니는 도래샘이었다. 특별한 인연으로 스님에게만 안겨 드는 고양이는 염불이 귀에 익었다는 듯 법당 벽에 기대어 코를 가슴에 묻고 눕는다. 천천히 제 눈앞에 아른거리는 햇살을 응시하다 발바닥을 핥는다. 녀석도 많은 것을 바라보며 무탈하게 보낸 하루였으리라. 나무들이 빚어낸 신선한 향기가 온몸으로 전해온다 절간 담벼락에 똑똑 떨어져 가득 고인 도래샘이 찰랑찰랑 넘쳐흐르고 있다. 바람결에 청아한 풍경 소리도 산사를 다독이고 있다.
<고금>
매끈하게 선을 그은 듯 선명히 솟아오른 봉분은 미끄러져 내리는 햇살에 유난히 반짝인다. 오랜 세월 동안 역사를 거스르며 묵묵히 잠을 자고 있던 왕들의 호령이 산줄기를 타고 울려온다. 고분을 실물 크기로 재현한 왕릉 전시관은 어민 배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성역이 공간이었다.
첫댓글 선생님~^*^~
고맙습니다~
글을 쓴 입장보다 글을 읽고
감상을 해 주신 선생님의 글이 더욱 감동입니다~
훈훈하게 와 닿는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