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동시] 할머니가 그러셨지
2014-01-03 [10:02:04] | 수정시간: 2014-01-03 [14:23:44] | 20면
복이 눈에 보이면
눈 밝은 사람이 가져갔을 거라고.
복이 손에 잡히면
힘 센 사람이 차지했을 거라고.
새해 아침 할머니가 그러셨지
우는 동생 달래 주고
이웃사촌 서로 돕는 작은 일들이
복 받을 일이라고.
친구 그림 그릴 적에
색연필 나눠 쓰는 그 작디작은 일들이
복 받는 일이라고.
새해 아침
할머니가 그러셨지
복을 누가 주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도 아니라고.
한 올 한 올……
바느질로 옷 깁듯이
짓는 거라고.
-김재순 '할머니가 그러셨지'(동시집 '햇볕 사용료'·문학과 문화·2012)
새해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청말 띠 해님을 보셨습니까? 세상을 두근거리게 만든 그 장엄한 모습을. 새해 첫날 해님의 덕담은 "날마다 밝고 건강하게 살아가자!" 였습니다. 일출에서 일몰까지 해님은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러실 테지요. 긍정이 최선인 삶의 자세를.
새해 아침이면 할머니는 어떤 덕담을 해 주셨는지 아세요? 잘 들어 보세요. "복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지만, 우리 곁 '작은 일들' 속에 있다. '우는 동생 달래 주고, 이웃사촌 서로 돕고, 친구와 색연필을 나눠 쓰는' 작디작은 일들이 바로 복 받는 일이다. 복은, '한 올 한 올/바느질로 옷 깁듯이/짓는 거'"라고 그러셨지요.
어때요, 우리 함께 새해 복 많이 지어 볼까요.
※ 1월부터 연재되는 '열려라 동시'는 '희망'을 노래하는 동시를 소개한다. 필자 김춘남 동시인은 200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동시)와 200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시)로 등단했으며 동시집 '앗, 앗, 앗' 을 냈다. 현재 부산아동문학인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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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남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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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산일보 1월 3일에 게재된 동시입니다.
잘 읽었어요
향기로운 글 자꾸 자꾸 읽어 볼게요
구자운 선생님,
어제 총회 때, 여유있으면서 멋진 진행으로 중요한 역할을 원만하게 해 주셨습니다.
역시 원로분으로서 존경 받으실 품위 있는 모습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