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 독서도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일단 안식일에도 걸어갈 수 있을 만큼의 거리라고 나오는데, 이 거리는 약 이천 큐빗이라고 합니다. 1큐빗이 50cm가 안되는, 약 45.6cm니까 대략적으로 1Km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곳은 예루살렘과 약 3Km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1km는 직선 거리이고 3km라는 거리는 실제 놓여진 지형의 길을 따라가는 거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당시 측량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으니 어느 정도 오차가 허용된 범위 안에 있었다는 것이지요.
예루살렘 성 안에 2층 방이 거처였던 것 같습니다. 11명의 사도 이름이 열거되고 이어서 “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분의 형제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 이렇게 사도행전이 전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루카복음사가입니다. 루카복음사가는 여인들을 남자들과 차별하지 않습니다. 루카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여인들을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이들을 제자로 삼으시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신을 초대교회가 이어받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기도에 전념합니다. 남자들을 돕기위해 음식을 만들거나 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이름만 유일하게 언급됩니다. 루카복음사가만이 다른 복음서에서 다루지 않은 마리아의 성령으로 인한 잉태소식과 출산과정을 전하고 있지요. 마리아의 이름은 마태오복음에서 여섯 번, 마르코 복음에서는 다섯 번 밖에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루카복음에서는 열여섯 번이나 사용됩니다. 여기서 마리아의 이름만 따로 언급되는 점을 볼 때, 초대교회 공동체는 성모님을 잘 모시고 있었구나, 교회의 어머니로 모시면서 예수님의 유언을 잘 받들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형제들은 친형제가 아닌, “아델포이” 그냥 말 그대로 “형제들”입니다. 영어로 “brother”라고 하지요. 예수님이 미쳤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친인척들도 예수님의 부활을 전후로 해서 함께 믿음을 갖고 기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일 중요한 말은 마지막 말씀,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입니다. 사도행전에서 “한마음으로”란 단어는 열 번이나 나옵니다. 마음과 정신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입니다. 제자들이 성전에서 모일 때 마음을 같이하였고, 통성으로 기도할 때 한마음이 됩니다. 또 사도들의 기적을 본 사람들이 마음을 같이 하여 모였고, 사도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주님을 좇았다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최고의 은총은 일치입니다. 제가 몇 번을 말씀드려 강조한 것처럼 미사 중에 성령에 대한 언급은 두 번 나옵니다. 사제가 축성기원 기도문을 외울 때와 일치 기원 기도문을 외울 때입니다. 성령으로 하나되길 청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시간상으로 반대로, 한마음으로 기도하니 주님과 하나이신 성령께서 오시는 겁니다. 어찌보면 성령을 받기 위해 기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할 정도입니다.
전념하였다는 단어는 “오직 그것만” 전심전력을 기울였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초대교회 공동체는 오직 기도하는 일에만 꾸준히, 열성적으로 계속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어입니다. 초대교회가 성장하고 형성되는 데에 있어서 그 과정의 원동력, 그 힘은 기도였습니다. 그냥 기도하는 게 아니라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겁니다.
이 공동체는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어부출신도 있고 세리출신도 있습니다. 로마 관료출신도 있고 가난한 시골출신도 있습니다. 출신성분이 달라도 다름을 논하지 않고 하나되는 기도를 택했습니다. 복음서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는 중요한 일을 하시기 전에 늘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을 뽑으시기 전에도 외딴곳에서 아버지께 밤새워 기도하시고,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 들고서도 기도하십니다. 기도하시고 제자들에게 오시는 길에 물 밑, 보이지 않는 죽음의 세계를 상징하는 물을 딛고 물 위를 걸어오십니다. 기도는 주님의 일을 하기 위해 주님께 힘을 받는 것이고, 그 힘의 원천이신 주님께 원동력을 받아 그 힘으로 일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은 총 29장입니다. 성경에는 28장까지만 있습니다. 29장은 우리가 써내려 가야하는 장입니다. 어떻게 써내려가는가... 행전이라고 해서 활동으로 써내려가는게 아닙니다. 기도하면서, 기도로 시작해 써내려가야합니다.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모시고 기도하는 공동체, 성령을 받고 깨닫고 활동하는 공동체, 그렇게 활력있는 모습으로 사도행전 29장을 써내려가는 우리 천안 봉명동 성당이길 바랍니다.
첫댓글 아멘!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모시고 기도하는 공동체, 성령을 받고 깨닫고 활동하는 공동체, 그렇게 활력있는 모습으로 사도행전 29장을 써내려가길... 아멘...
사도행전 29장....
*나의 신앙일기*
오늘은 하느님찬양을 누리러 자연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