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하죠"… '가정폭력 신고 건수 전국 1위' 경기도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태부족
경기도 내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전국의 30%에 달하지만, 피해자를 위한 도내 보호시설은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전국에서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동기간 전국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총 90만6천552건이다.
이중 도내에서 이뤄진 신고는 28만2천487건으로, 전국의 31.1%를 차지한다.
이는 서울(16만4천154건), 인천(6만8천990건)의 가정폭력 신고건수를 합한 것보다 5만여 건이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은 턱없이 모자라다.
전국에는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최장 6개월 간 숙식을 제공하는 단기보호시설이 65개소 있으나, 이날 기준 도내에 소재한 단기보호시설은 10개소다. 이마저도 경기남부에 치우친 데다 북부에는 단 1곳뿐이다.
신고 건수가 절반인 서울에 11곳의 시설이 마련돼 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매우 적은 수다.
보호시설 퇴소 후 거주지 마련이 어려운 피해자를 위해 지원되는 장기주거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내에는 고작 24곳밖에 없다. 서울에 30호, 인천에 18호의 시설이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보호시설 확충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분리되기 어려운 가정폭력 범죄 특성 상 발생 초기에 빠르게 격리 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정폭력은 극단적인 경우 가족살인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며 "보호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는 대부분 가해자에게서 재정·물리적으로 독립할 방법이 없고, 가정에서 벗어나게 되더라도 그 이후 벌어질 어려움에 대해 큰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폭력에 적응하고 마는 것"이라며 "폭력은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가 폭력 발생 초기에 상황을 탈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 관계자는 "현재 단기보호시설이나 장기주거시설을 더 늘리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송하백 기자
출처: "어디로 가야 하죠"… '가정폭력 신고 건수 전국 1위' 경기도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태부족 < 지방행정 < 정치 < 기사본문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