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슬함 그 자리에서- 단풍으로 아름다운 가을이다. 붉게 탄 잎새들의 연출이 거침이 없다. 세속의 시끄러움을 저 먼 발치 밑에 두고 가을의 산은 알록달록 때때옷을 입고 서서 나 보란듯 자랑하고 있다. 그 화려한 시절이 가고나면 떨어져 한 잎 낙엽이 되고 말 잎새들 앞날은 보지 못하는 잎새의 자만처럼 내 안의 소망도 속절없이 타오르기만 한다. 그래서일까 가을은 더 외롭고 더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