舟遲(주지)
박준원(朴準源:1739~1807)
본관은 반남(潘南). 자는 평숙(平叔), 호는 금석(錦石).
시호는 충헌(忠獻).
저서로는 『금석집』이 있다.
배가 빠르게 가면 조금은 좋을지 몰라도
舟疾儘爲快 주질진위쾌
배가 더디 가니 그 또한 좋다네
舟遲亦云好 주지역운호
푸른 산을 오래 바라보며 가지 않으니
靑山久不去 청산구불거
나로 하여금 번뇌를 잊게 하네
使我忘煩惱 사아망번뇌
*
무엇이든
빠르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일상이 빨리빨리 문화가 언제부터인지......
옛사람들의 詩들을 보면
우리 조상님들은 결코 빨리빨리 문화가 없었다.
아무리 급해도 팔자걸음으로 느릿느릿,
물에 빠져도 개수염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면 언제부터
‘빨리빨리’가 우리나라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일제 강점기를 걸쳐 산업시기에 우리 전통문화는
너무도 많이 왜곡됐고, 그것을 그대로 답습한 결과물인 것이다.
잘못된 것은 알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그것을 제대로 가르쳐 줄 사람도
그것을 고쳐보겠다는 사람도 없었다.
최근에 옛 전통을 찾기에 노력한 사람들이 있어서
한국의 문화를 세계 사람들이 즐기고 공유하며,
세계 문화의 이끌어간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이 시의 화자도
배가 더디 간다고 탓하는 게 아니라
배가 멈춰 있어서
오래도록 푸른 산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번뇌조차
떨쳐버렸다고 노래하고 있다.
좋은 친구는 꼭, 사람이 아니어도
산도 동물도 식물도
마음으로 느끼면 모두 말벗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