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한반도가 좁다고 여기면서 젊은 날의 해외 파견 근무 경력을 정리하고 있던 참에 마침 우리 동기생들이 전국의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모임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내 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구나 싶어서 제가 그 모임의 조수 역할을 맡아 친구들에게 봉사하겠다고 자청했던 때가 벌써 12년 전입니다. 제 역할이 회장을 도와 보견회의 심부름을 하는 총무인데, 친구들이 분에 넘치는 타이틀인 사무총장으로 불러주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 보견회가 이제 12년 만에 100회의 모임을 가졌으니, 그동안 회장을 도와 100회 모임을 대과없이 마친 저로서도 참으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보견회가 이렇듯 성공적인 문화유적 답사 모임으로 성장한 데에는 무엇보다도 열정적으로 모임을 리드해온 김수철 회장님의 노고가 컸습니다. 보견회를 관광버스에 비유하자면, 그 버스에는 회장 주도로 잘 짜여진 답사 프로그램이 있으니 승객들은 안심하고 답사 신청을 할 수 있고, 버스에 오른 노년의 승객들은 문화적인 지적 향유에 더해서 오랜 친구들 간의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귀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100회의 모임동안 저는 한결같이 회장을 총괄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회원들 참가 독려에 주력하였고 행사 후 갖는 회식에는 특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오랜 경력 탓인지 이젠 메뉴 선정의 달인이라는 칭찬도 듣습니다. 장거리 답사 때는 버스 안에서 먹을 간단한 식사거리도 준비해야 하고 혹시나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적절한 시간 관리를 위해서 몇가지 대응방안도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보견회가 이런 영광스럽고 기쁜 날을 맞는데 작은 기여를 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제 보견회 100회 이후의 장래에 대해서도 회원 여러분들의 좋은 의견을 나누어 아름답고 우정어린 모임으로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동안 회원 여러분들의 성원과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