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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최대 건설사에서 토목공학 엔지니어로 일하다 21세기 추리문학의 새로운 여왕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사람. 내는 작품마다 3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곳곳에 은둔한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홀리고 각종 문학상을 거머쥐는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그녀의 대표작인 '토라 시리즈' 1탄 <마지막 의식>이 한국어판으로 번역되었다.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뒤덮인 10월의 마지막 날 아침.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야 할 아이슬란드대학교 교정에 난데없는 비명이 울려퍼졌다. 흡사 상처 입은 짐승의 울부짖음 같은 소리를 따라 역사학과 사무실로 달려간 건물 관리소장 트리그비 앞에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눈알이 도려내진 채 난자당한 시신으로 누워있는 청년과 그 옆에서 침을 흘리며 도움을 애걸하는 역사학과 학과장 구나르 교수. 살해된 청년은 이 대학 역사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독일인 유학생 하랄트 건틀립이었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지 사흘 만에 아이슬란드 경찰은 살인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평소 피해자와 자주 어울리면서 마약을 공급해온 후에 토리손. 사건 전날 밤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때도 후에와 하랄트는 함께 있었다. 또 후에의 집에서 발견된 티셔츠와 대학 교정에 버려진 그의 자전거에서도 하랄트의 혈흔이 확인되었다. 경찰의 수사결과는 명확하고 능숙해 보였다.
끔찍한 이 사건이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가던 12월 6일. 서른여섯 살 변호사 토라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격조 높은 독일어를 구사하는 이 부인은 자신을 아멜리아 건틀립이라고 소개하면서, 아이슬란드에서 살해된 아들의 죽음을 처음부터 다시 조사해 달라고 의뢰한다. 건조하고 오만한 데다 어딘지 망가진 듯한 여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토라는 당장 꺼져버리라고 소리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쪽에서 제시한 수임료가 너무 컸다. 의사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며 동동거리는 토라에게 넉넉하고 포근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하고도 남을 액수인데...
마지막 의식,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박진희, 500쪽, 210*140mm, 14,800원, 황소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