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94년도에 골프에 입문해 주니어들과 연습생들이 경기에 출전하는 꿈을 키워 나가는 것처럼 프로테스트를 거쳐 1998년도에 KLPGA(Korea Ladies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의 정회원이 되어 실전의 경험을 쌓아 나갔다. 이후 실전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골프는 마인드 컨트롤이 대단히 중요한 종목이라는 점이다. 이번 시간에는 그 경험들을 토대로 아마추어 골퍼들의 고충을 하나씩 풀어나가려 한다.
필자에게 레슨을 받는 회원 중 한명인 A골퍼는 티샷 하는 게 가장 두렵다고 필자에게 호소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티샷을 할 때에는 뒤 팀이 바로 옆에서 스윙과 볼이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니 부담이 되어 더 훌륭한 볼을 날릴 수가 없고 또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면 민망하고 창피해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아마도 자신감이 부족하고 위축된 심리에서 비롯된 듯 하다. 이에 필자는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 한마디를 건넨다. “이 비싼 그린피를 지불하고 즐기는 데 왜 남의 눈치를 봐요? 한번이라도 더 쳐야 본전 건지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뒤 팀의 골퍼 중 한명은 산으로 보낼지도 몰라요~그래도 우리는 산으로는 안가잖아요~”
뒤 팀의 어느 골퍼가 정말 티샷을 산으로 보낼지 워터 해저드로 보낼지 혹은 괴력의 힘으로 그린 근처의 지점까지 도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어느 누군가가 볼을 어디로 보내든 A골퍼에게는 상관이 없다. A는 본인의 볼이 훌륭하게 날아가 그저 민망한 상황을 면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앞설테니…
필자는 굉장히 성실하게 연습을 하고 레슨을 받는 시간 동안에도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모범생(?)인 그가 연습장에서의 훌륭한 드라이버 샷을 코스에서 제배로 뽐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다른 사례로 중앙의 많은 타석을 두고 늘 구석의 타석만 배정 받는 B골퍼가 있다. 다양한 연습에 제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늘 구석의 타석만 고수하는 B골퍼의 생각이 궁금했다. 어느날 B골퍼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서 좋은 스윙이 나오기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골퍼들이 내 스윙을 보고 엉망이라며 속삭일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구석이 좋아요." 옆 타석에서 연습을 하던 골퍼가 우리의 대화를 들었는지 “저는 골프에 갓 입문했을 때에는 더 형편없었어요. 지금 잘 하고 계시는 거예요.”하며 B골퍼에게 격려의 말을 건넸다.
필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럼요~지금 잘 하고 계시는 거예요. 언제 풀스윙이 만들어지나 걱정했지만 벌써 풀스윙의 궤도까지 왔잖아요. 그리고 지금의 연세에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대단해 보여요~” B골퍼는 필자에게 ‘잘 따라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표현을 자주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B골퍼의 대답에 더욱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마음의 한 구석이 조금 무거워지는 듯 했다.
또 C골퍼의 사례도 있다. 그는 필드에만 나가면 머릿속이 새까맣게 되어 그동안 배운 것이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아 미칠(?) 지경이라고 말한다.
골프 스윙 중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근육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또 만 번 이상을 반복해야만 몸에서 기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만큼 골프를 처음 접하는 초급자의 경우 골프의 스윙이 더욱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이 낯설고 목표가 있고 실력을 겨뤄야 할 상대가 있거나 갤러리(gallery)들이 있을 경우 더욱 더 압박감이 밀려와 그동안 연마 한 것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위 세가지 사례를 통해 이번 시간에 전하고자 하는 것은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모든 골퍼들은 즐거운 골프를 즐기기 위해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매번 골프 라운드를 할 때 마다 티샷을 두려워하거나 다른 골퍼들의 시선을 의식한다면 과연 골프가 즐거울 수 있을까? 아마 그 시간들은 곤욕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물론 훌륭한 실력의 골퍼가 되기까지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동안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 근육들은 이미 몸에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별 나이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감, 집중력 일관성 있는 스윙을 하게 된다면 훌륭한 골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간을 통해 3C를 기억해 두자. ① confidence(자신감) ② concentration(집중력) ③ consistency(일관성)
마지막으로 좋은 선생님보다 꾸준한 학습이 더 좋은 선생님이라고 말하듯이 좋은 스윙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무엇보다 자신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자신을 믿고 조금 더 자신 있게 골프를 즐긴다면 골프의 묘미 또한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