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의 초당글밭] 02월 22일(월) 방의경 이야기 그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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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경님은 포크계의 싱어송라이터로 분명하게 한 시대를 개척한 여대생 가수였읍니다.
한대수, 김민기, 김의철님과 같이 암울한 시대를 노래로 저항했지요.
님의 해적이는 이렇습니다.
1949년 9월 15일, 서울 서대문에서 1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읍니다.
1968년 이화여대 장식미술과에 입학했으며
1969년 이백천이 주도한 [청개구리]에 참여했읍니다.
1970년 첫 창작곡으로 '겨울'을 발표한 했네요.
1972년 유니버샬에서 공연 음반으로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노래'를 낸 것으로 알려 졌읍니다.
또한 님의 유일한 창작 독집 음반인 “방의경 내 노래 모음”이 있읍니다.
11곡이 담겨있는 이 음반은 어두운 사회 현실에서 해맑은 목소리로 아픔을 토해 냅니다.
방의경님의 말씀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1970년대 당시에는 잔잔하게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하늘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조상님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조상들이 피를 흘린 한 민족의 얼이 저를 통해 젊은 사람들에게 연결된 것 같아 자랑스럽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귀한 혼들이 무참하게 죽고,
귀한 마음들이 묻혀 가는 게 안타까워 만들었다는 인혁당사건의 할미꽃에 대한 고백도
가슴 아린 추억의 한 자락입니다.
이 곡들은 대부분 방송 금지곡입니다.
님은 1집의 시련을 딛고, 2집 녹음에 들어 갔다고 하네요.
자정을 넘긴 통금 시간에 스튜디오 문을 걸어 잠그고 비밀리에 밤샘 녹음을 했답니다.
하지만 이웃님에게 남겨놓은 음원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분실되었다고 하네요.
‘하양나비’ ‘마른풀’ 등 30여 곡을 녹음했지만 끝내 햇볕을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마른풀을 작곡하던 그 때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려 줍니다.
“당시 나라를 사랑하는 귀한 혼들이 무참하게 죽었고, 귀한 마음들도 묻혔죠.
마른풀이 돼서 죽어간 것. 그 죽어가는 혼들이 다시 피어나길 바라며
그들이 푸른 풀이 되어 오는 그날을 나는 기다리겠다는 내용입니다.”
“곡을 만들 때 가슴이 벌렁벌렁 뛰면서 전깃줄에 감전되듯
저절로 가사와 곡이 한꺼번에 떠올라 그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정신없이 악보를 그렸다”고 하네요.
최신 곡인 ‘행복이 있다기에’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 바다 건너에 평화가 있다기에
이 몸은 고향을 떠나 찾아 왔지만
보이는 것은 수많은 모습들
서로 다른 말을 할 뿐
아마도 평화는 이 마음 안에 있었나 봐’
살면서 우주를 느낀다는 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아무쪼록 부디 이 땅에 평화가 찾아와 서로 행복을 나누며 살아가기를 빌게 되는 새벽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