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스테드먼 존스의 <우주의 거장들>을 읽고 있다
지난 코로나 3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관점에서 세상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낄 것 같다. 내가 가장 크게 깨닫게되고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현재 세상의 진짜 힘은 <미 연준>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팬데믹이 발생하자 미 연준이 돈을 푼다. 뒤이어 전 세계 정부들이 뒤를 잇는다 (이때 각자 나라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돈을 너무 푼 나라는 뒤에 크게 다친다). 돈을 푸니 당연히 강력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이에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여 전 세계 돈을 빨아들인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인상하며 시중에 돈이 마르기 시작한다 (그치만 미국은 강달러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꿋꿋했다. 일본이 끝까지 버텨봤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결국 전 세계 돈줄은 연준의 정책에 따라 풀리기도하고, 빨려 들어가기도 한다. 더불어 이러한 사실을 알던 모르던 내 일상도 결국 이 끝에서 왔다, 갔다 한다. 무서운 일이다.
그렇다면 연준은 어떤 기준에 따라 이와같은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
답은 바로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정책>이다. 즉 현대사회는 전공자던 아니던 밀턴 프리드먼을 모르면 내 삶이 어떻게 좌지우지되는지를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게 되는 셈이다. 이전에 머리로 알던 사실을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온몸으로 체험하는 느낌이다.
이 책은 바로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 위치에 오르게 됬는지에 대한 경제 역사서이다. 경제 이론 대부분을 조각으로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경제 역사서는 희귀해서 늘 반갑고 고맙다.
들어가기에 앞서 도입 부분에서 한가지 <자유주의>란 용어 정리를 통해서도 이미 세상이 어찌 흘러오고 있는지 간략히 그러나 매우 간결하게 이해 가능하다. 명쾌한 책이란 생각이다. 자유주의란:
첫째. 고전적 자유주의
자유 방임주의라고도 하는데 왜 이런 말이 생겼냐 하면 당대만 해도 왕으로부터 시민의 자유를 획득하는 시기여서. 이때만해도 경제용어라기보다는 계몽주의 용어에 가까웠다고
둘째. 근대적 자유주의
그러다 산업혁명이 발생하며 노동자 계급이 형성되자 이젠 왕이 아니라 기업이 적이 된다. 해서 노동자 계층에서 국가를 불러와 기업으로부터 노동자들의 자유를 보장하고 확장하기 위한 시도가 일어난다. 바로 근대적 자유주의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역사의 아이러니가 발생하니 바로 이번엔 국가가 너무 커져서 괴물이 되었다. 오른쪽으론 파시즘, 왼쪽으론 공산주의 탄생. 즉 노동자 계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시작된 근대적 자유주의는 집산주의 혹은 전체주의란 괴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어느 권력이던 과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함을 역사가 증명한 셈이다.
셋째. 신자유주의
그러자 이에대한 반격으로 <신자유주의>가 진정한 의미의 개인들의 자유를 위해 새로이 형성되기 시작하는데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이 대표적 사상서라면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정책>은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를 경제분야로 끌고 들어와 국가주의 경제의 케인즈주의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린다 (덧: 케인즈주의가 몰락한 가장 큰 원인으론 1970년대 전 세계를 휩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케인주의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통화정책이 새로운 경제사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하여 결국 미국의 레이거노믹스와 영국의 대처리즘의 사상적과 이론적 배경이 된 프리드먼의 통화정책은 지금까지도 미국 연준의 경제정책의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 연준이 표면적으로 표방하는 정책은 약 2%의 스테디한 인플레이션과 약3~4%의 실업률 (= 완전고용)이라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미 연준 (혹은 미국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더 명확해진 거 같다. 만약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미 연준은 어디에 더 방점을 둘까?
현재 미 연준은 <완전 고용>에 훨씬 집중하고 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정책이다. 대중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한,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은 용납할 수 있지만, 아무리 인플레이션이 낮아도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 그 사회는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지도자들은 하이퍼 인플레이션도 무섭지만 디플레이션은 정말 두려워하는 셈이다. 현재 미 연준이 경기 침체가 예상됨에도 아직은 금리를 더 인상하겠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현재 미국 고용율이 상당히 양호하다 (그러나 만약 실업률이 증가하면 2023년내에도 언제든 금리인상 멈춤정도가 아니라 인하까지도 태세전환이 가능하다고 점치는 경우도 많다).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대중이 잉여인간이 될때, 그 사회는 오른쪽이던 왼쪽이던 전체주의가 탄생할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 했다. 유발 하라리는 21세기가 인공지능 기술발전에 밀려 다수의 대량실업이 양산되면 1930년대와 같은 경기침체가 발생하며 다시금 전체주의가 고개를 쳐들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연준이 팬데믹 끝에서 실업률만 낮게 가져갈 수 있다면 어느정도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이유말이다.
문제는 우리다. 수출로 먹고 사는데 수출적자가 심각하다 (반면 미국은 내수, 그것도 서비스업이 탄탄히 받쳐주는 나라이다. 이 또한 이번에 머리로 알던걸 확실히 확인하게 되었는데 미국은 정말이지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시장에서 발을 빼도 가장 끝까지 버틸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부동산 규제를 전면해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란 생각이다. 그런데 설상가상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이 발등에 불 떨어진 이유이다. 과연 우리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현재 세상을 움직이는 힘, 밀턴 프리드먼을 좀더 깊이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댓글 고용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불안이 삶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크고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으로 대중이 잉여인간이 될 때 전체주의가 탄생하는 것도 이제는 현실적인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미연준이 완전고용을 목적으로 경제정책과 금리를 인상하고 인하하는 이유를 살펴봐야 되는 것도 이제는 내 현실을 기반으로 다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1930년대의 대량실업이 전체주의를 나았다. 미연준이 완전고용을 목표로 정책을 운영한다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직업을 가져갈 수 있을까.
미국 빅테크 기업의 공개된 연봉을 보니 애플의 iOS엔지니어는 3억에서 5억을 받고 메타의 머신러닝 과학자는 2억에서 3억을 받는다. 그런가하면 일본의 사토리 세대는 1마일 안에서 모든 생활을 영위한다고 한다. 결혼도 연애도 포기한 한국의 MZ세대도 생각난다.
예정된 경기침체 속에서 세대 간의 갈등, 부의 불평등은 또다른 전체주의로 귀결될까.
시대 변화에 따라 자유주의의 개념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인공지능시대 자유주의는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가 경제적 자유이다보니 경기침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과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중국 및 규제의 일환으로 국내기업들이 미국땅에 반도체 배터리 및 자동차 공장들을 앞다퉈 짓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무리 자동화 및 인공지능이 가미된 공장을 지어도 미국인을 고임금으로 고용할터이고 미국으로선 중국대항도 하고 자국의 실업율도 낮추고 1석2조가 아닌가 싶다. 끌여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현재는 미국의 미 연준의 힘이 강하게 우리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은 분명하다. 미국의 힘의 대항마로 앞으로 어떤 세력들이 균형을 이루려고 할 지 궁금하다. 그러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녹녹지 않지만 그 와중에도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날마다의 위기를 넘기는 지혜가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