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blog/27062D4858AFD78D10)
일기예보도 눈이 온다고 하고 드디어 폭설에 고립되서 아무도 못찾을 꿈을 꾸었건만
오라는 눈은 어디로 가고 비가 주춤주춤 왔다갔다 합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바다를 찾지요.
벌써 두 번째입니다.
이번엔 영덕 블루로드로 결정했어요.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으로 시간이 단축되서 좋다고 했더니 가는 길이 터널의 연속입니다.
과히 낭만적이진 않았어요.
점심은 대개로 포식할 꿈을 안고 해맞이 공원 창포말 등대에 내렸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2AD34858AFD78F28)
블루로드......
바닷물의 산호빛이 유혹합니다.
흰 이를 드러내고 해변을 물어 뜯는 듯 으르렁으르렁 멋집니다.
야성적인 매력에 푹 빠져서 연신 카메라를 열었다 닫았다 즐겁습니다.
둘러보면 모두 바다인 도시에서 성장했는데
청주는 바다가 없어서 좀 갑갑하지요.
끝도 없이 펼쳐지는 바다는 낭만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3B724858AFD79026)
블루로드...... 길도 그렇게 부드러운 줄 알았습니다.
끝없이 모래사장 길을 걷는 줄 알았습니다.
돌짝밭 길에다 바위투성이 뾰족뾰족 돌에 걸리고 미끄러워 넘어졌습니다.
오보해수욕장까지 파도치는 바닷물과 간간이 뿌리는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푸른바다만 바라봤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78294858AFD79603)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D7E4D58AFD79701)
![](https://t1.daumcdn.net/cfile/blog/270E014D58AFD79932)
![](https://t1.daumcdn.net/cfile/blog/216F024D58AFD79A1A)
드디어 비가 억수같이 옵니다.
도저히 걷는 게 불가능합니다.
차 타고 축산항으로 쉽게 왔습니다.
5시간 코스를 한 시간 조금 넘게 걸었으니 편하게는 왔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4AD4D58AFD79B10)
이 겨울 영화를 찍었습니다. 단지 한 컷.
지인이 찍어준 '바다를 잡았다'의 한 장면.
순식간에 밀려오는 파도에 손 쓸 겨를도 없이 갇혀버렸습니다.
얼마나 아득했는지, 얼마나 즐거웠는지
발 좀 빠지면 어떻고, 부츠 버리면 어때요. 너무 신이 나는 걸~~~
이 시대의 '로맨티스트'라고 엄지 척에 정말 그런 줄 알고 잠시 행복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702D64E58AFD8DA06)
![](https://t1.daumcdn.net/cfile/blog/2479FF4D58AFD7A90C)
부슬부슬 오는 비를 맞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갈매기들이 귀엽습니다.
인간들처럼 내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계절 입을 옷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본능에 충실히 사는 저들이 더 자유로울까?
책 볼 필요도 없고, 글쓰기는 뭔지도 모르고 그래도 사고력은 있겠지?
혈육의 정을 느낄가? 새끼들 낳고 애지중지 키우는 걸 보면 거기까지겠지?
저리 모여 사는 걸 보면 친구도 필요하고...
세력 다툼도 있을꺼야 저들의 약육강식도 사람 못지 않겠지?
부지런히 사진 찍으며 머리는 생태계의 신비를 묵상하고 있었지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327354D58AFD7AB30)
작은 항구, 비오는 축산항
고기잡이 휴업일까? 배의 닻이 바닷속 깊히 박혀있습니다
모두 발이 묶여있는 한가한 항구, 갈매기들 끼륵거리는 소리만 요란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40F224D58AFD7AC17)
대개를 먹으려고 식당을 기웃거렸는데 너무 비싸서 엄두가 안 납니다.
어부촌으로 갔음 어떨려나 생각도 했지만 알아야 가지
그래도 바닷가를 왔으니 가자미,갈치찜을 먹었습니다.
누가 유언비어를 했나 한 마리에 12,000원이라고???
대개의 꿈은 포기하고 아쉬운 대로 맛있게 먹었지만 매운 거 먹는라 속이 따갑네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214FB94958AFD7AF2C)
비를 맞으며 부지런히 사진 찍으러 다니지만
한가한 축산항에 보이는 건 바다와 갈매기 그리고 블루로드 다리.
때맞침 우산 행렬이 지나갑니다.
유치원 생도들이 걸어가는 듯 예뻐요.
비가 많이 와서 오늘 여행은 이렇게 마감했지만 비가 와도 즐겁습니다.
비오는 날 방에 처박혀 나오질 않는데 언제 이렇게 다녀보겠습니까?
나를 찾는 길은 떠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멀리 떠나 유랑하며 사색하고 다지고~
나를 찾아 가는 길은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생의 한 단면에서 살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떠나겠습니다.
그것이 인생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159AA4B58B17D862B)
![](https://t1.daumcdn.net/cfile/blog/251F595058B1186F0E)
![](https://t1.daumcdn.net/cfile/blog/2714014958AFD7B308)
경북대종
![](https://t1.daumcdn.net/cfile/blog/24516A4958AFD7B501)
어촌 민속전시관
첫댓글 비오는 날의 바다 여행기를 너무 재미있게 쓰셔서 그저 신나게 웃으며 읽었습니다.
등대가 보이는 풍경이 참 좋네요.
불루로드 한번 걸어 보고 싶네요.
고마워요~
안개속 님 감사합니다.
블루로드 산행 보다 더 힘들 겁니다.
바닷물에 빠진 덕분에 감기로 혼나고 있습니다. ^^
블루로드가 너무 아름답군요
말로만듣던 해변을 저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안젤라3님 감사합니다.
비가 와서 운치는 있었지만 맑은 날 가시면 걷기에 좋으실 겁니다.^^
비 내리는 불루로드 운치가 전해져 오는 느낌입니다
저 낮설지 않은 길 언제 걸어도 멋진 길` 좋은 글 까지, 즐감입니다 ^^
빙하님 감사합니다.
비를 맞고, 넘어지고, 파도를 붙잡아도 보고 멋진 추억이 ...~^^
아! 블루로드~~
언젠가 청주에서 한 밤중에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했는데 카메라가 고장나는 바람에
휴대폰으로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땐 눈이 엄청 많이 와서 설경이 무지 좋았는데
너무너무너무 아쉬웠던 여행지였네요. 다시 가고픈 곳입니다.
비 때문에 또 바다 파도에 ... 갔다와선 감기로 고생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