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탑같이 높은 지하철 계단을 오른다
저 쪽 한 계단 끝 모서리에서
꽃잎보다 환한 햇덩이로 깃발처럼 손 흔드는 아들,
어느 새 넓어진 푸른 청년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아흔 아홉 굽이 돌아가듯
골목길을 휘돌아 오른다
하늘이 노오래지도록 오른 언덕과 언덕 사이
뜨겁게 물든 하늘이
아들을 바알갛게 익혀내는 방,
아들은 그래도 싱글벙글
수학공식 암기하듯 바흐를 들으며
바흐처럼 ‘변주곡’을 울리고 있다
그의 콧노래 속에서 싸아하게
무너져 내리는 내 가슴
불볕 속에 타고 있는 옥탑 방에서 아들은 그렇게
그렇게 푸른 청년으로 키를 세우고 있었다.
첫댓글 이 시가 마음을 싸하게 울리네요.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서도 푸르게 자라고
있는 아들과 그 어머니의 모습이 아름답군요.
더 예쁘게 꾸며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송경애님은 노래만 수준급이 아니라 시도 수준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