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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흐르는 서울 제 77회 낭송회
김기진 회장, 김소엽 교수, 류시호 시인
박수제 시인, 정정채 시인, 정욱 탤런트회 자문위원
박영대 시인, 김종순 부회장, 민용태 교수, 이진호 시인, 류시호 시인
사회자 고현자 시집들
사회: 홍대복 시인
ㅅ
[국민의례]
김기진 회장
김종순 부회장
임께서 부르시면
신 석 정
가을날 노랗게 물들은 은행 닢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포근히 풀린 봄 하늘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파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이진호 시인
민용태 교수
축사 후 서반아어 시 낭송
SOLO ERES TU A QUIEN AMO
HAY más estrellas que tú.
Hay más flores que tú́.
Hay más peces que tú́.
Pero sólo eres tú a quien amo.
No por las estrellas de tus ojos.
No por las rosas de tus labios.
No por las peces de tu cintura.
Pero sólo eres tú a quien amo.
Conocí el cielo.
Conocí la tierra.
Conocí el mar.
Pero después de conocerte
vi cómo todo el universo cabe
solamente en el corazón de una caracola.
Si hablo de la belleza
no hablo más que de ti.
Si hablo del amor
no hablo más que de ti.
Si hablo de mí
no hablo más que de ti.
너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민 용 태(시인,고려대 명예교수.스페인 왕립한림원 위원)
하늘에 별들은 너보다 많아
땅에 꽃들은 너보다 많아
물에 물고기들은 너보다 많아
하지만 너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네 눈의 그 많은 별들 때문만은 아냐
네 입술의 그 많은 장미 때문만은 아냐
네 허리의 그 많은 물고기 때문만은 나야
하지만 너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하늘을 가 보았지,땅을 가 보았지
바다를 가 보았지,하지만
너를 알고부터 난 온 우주가
소라의 작은 가슴 속에 있는 것을 발견했어
아름다움이 뭐냐고 물으면
난 이제 네 이야기 밖에 할 이야기가 없어
사랑이 뭐냐고 물으면
난 이제 네 이야기 밖에 할 이야기가 없어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
난 네 이야기 밖에 할 이야기가 없어
김소엽 교수
그대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별 / 시 김소엽 / 낭송 김소엽
우리네 인생길이
팍팍한 사막 길 같아도
그 광야길 위에도 찬란한 별은 뜨나니
그대여,
인생이 고달프다고 말하지 말라
잎새가 가시가 되기까지
온 몸을 오그려 수분을 보존하여
생존하고 있는 저 사막의 가시나무처럼
삶이 아무리 구겨지고 인생이 기구해도
삶은 위대하고 인생은 경이로운 것이어니
그대여,
삶이 비참하다고도 말하지 말라
내가 외롭고 아프고 슬플 때
그대의 따뜻한 눈빛 한 올이 별이 되고
그대의 다정한 미소 한 자락이 꽃이 되고
그대의 부드러운 말 한 마디가 이슬 되어
내 인생길을 적셔주고 가꾸어 준
그대여.
이제 마지막 종착역도 얼마 남지 않았거니
서럽고 아프고 쓰라린 기억일랑
다 저 모래바람에 날려 보내고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만을
찬란한 별로 띄우자
그대가 나의 소중한 별이 되어 준 것처럼
나도 그대의 소중한 별이 되어 주마.
이 세상 어딘가에 그대가 살아 있어
나와 함께 이 땅에서 호흡하고 있는
그대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는 고맙고 행복하나니
그대는 나의 가장 소중한 별
그대는 나의 가장 빛나는 별
시 노래 / 니나끄레스트
흔들리는 안개 속에서 달빛이 가까스로 새어나와 숲 속의 슬픈 풀밭 위로 서글프게 빛살 부어 쏟는다.
쓸쓸한 겨울 길 따라 쏜살 같이 뜨로이까 달리는데,단조로운 물방울 소리만 따분하게 울려 온다.
무엇인지 친숙한 게 들려오는 길게 늘어진 마부의 노래 신나게 벌이는 술판인가 마음속 깊은 곳의 우수인가…
불빛도 없이 초가도 없이 흩날리는 벽지의 눈보라 내겐 줄무늬 모양 이정표만이 나타날 뿐…
따분하이, 서글프이, 니나, 내일 내일이면 사랑스런 네게로 돌아가 벽난로 가에서 모든 것 잊고 난 마냥 네게 반하리라.
시계바늘 소리 크게 울리며 규칙적으로 동그라미 그리면 훼방군들 멀리 따돌린 한밤중 우리 사이 가르지 못하리
쓸쓸하이, 니나, 내 길 따분하이 마부는 졸려 입 다물고 방울소리 단조로이 울려,저 달 안개에 가려졌구나.
니나 끄레스트(이니나)/ 러시아, 제6회 재외동포문학상 수상
채선정 시인
소년 / 윤동주 시 / 채선정 낭송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듯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정욱 MBC탤런트회 자문위원
모닥불을 바라보는사람들/정유찬/정욱
노랗고 붉은 속살을 보이며
타닥타닥 제 목소리를 내는 모닥불
주변에 검게 퍼진 어둠을 지우고
불가에 모인 얼굴을 하나를 비춰요
숨기고픈 진실을 저마다 품고 있기에
밝은 곳에서 마주하기 쑥스러운 눈길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불꽃으로 서로에게 닿으면
아늑하고 편안하게 피어나는 미소가
점점 더 마음 속으로 다가오네요
사랑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불꽃은
슬픔과 분노와 미움을 태우는 지혜
사소하고 의미없는 잡념을 연소하는 명상
숭고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불사르는 열정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마주 보는 용기를 말하고
가슴에서 진심을 끌어내는 밤이 새벽으로 갈수록
모닥불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서로를 비춰보고 더 깊은 자신을 알아가며
어제와는 달라진 눈빛으로 맞이하는
새파란 여명을 향해 몸을 일으킵니다.
우리가 가진
서로에 대한 작은 믿음으로도
온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겁 없는 희망으로
정정채 시인
정동진/정호승/정정채
밤을 다하여 우리가 태백을 넘어온 까닭은 무엇인가
밤을 다하여 우리가 새벽에 닿은 까닭은 무엇인가
수평선 너머로 우리가 타고 온 기차를 떠나보내고
우리는 각자 가슴을 맞대고 새벽 바다를 바라본다
해가 떠오른다
해는 바다 위로 막 떠오르는 순간에는 바라볼 수 있어도
성큼 떠오르고 나면 눈부셔 바라볼 수가 없다
그렇다
우리가 누가 누구의 해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서로의 햇살이 될 수 있을 뿐
우리는 다만 서로의 파도가 될 수 있을 뿐
누가 누구의 바다가 될 수 있겠는가
바다에 빠진 기차가 다시 일어나 해안선과 나란히 달린다
우리가 지금 다정하게 철길 옆 해변가로 팔짱을 끼고 걷는다 해도
언제까지 함께 팔짱을 끼고 걸을 수 있겠는가
동해를 향해 서 있는 저 소나무를 보라
바다에 한쪽 어깨를 지친 듯이 내어준 저 소나무의 마음을 보라
네가 한때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기대었던 내 어깨처럼 편안하지 않은가
또다시 해변을 따라 길게 뻗어나간 저 철길을 보라
기차가 밤을 다하여 평생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 평행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
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기차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늘 혼자 남는다
우리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울지 않는다
수평선 너머로 손수건을 흔드는 정동진의 붉은 새벽 바다
어여뻐라 너는 어느새 파도에 젖은 햇살이 되어 있구나
오늘은 착한 갈매기 한 마리가 너를 사랑하기를
임보 시인
향수 / 정지용 시 / 임보 낭송
鄕愁 / 鄭芝溶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랴.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랴.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랴.
하늘에는 석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조선지광> 65호, 1927. 3>
<출처: 정지용전집, 1.詩. 민음사:1988>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 南齋
지금으로부터 424년전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 의병을 총 지휘한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조차 역사 속에 묻혀 있다니
의병도대장 김면장군 아래 의병좌장을 맡은 사람은 홍의장군 곽재우였고,
의병우장은 1612년 광해군 4년부터 1623년 광해군 15년까지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역임한 바 있는 정인홍이었다.
그런 의병도대장 김면장군 조차 역사 속에 묻혀 있다면
임진왜란을 통해 보여 준 우리 선조들의 창의정신과 선비정신은
도대체 누가 어디서 무엇을 기리고 있단 말인가
의병장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의병도대장 김면장군조차 역사 속에
묻혀 있는 이 현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사학자 정만진 作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
때는 임진壬辰 1592년 4월 13일 포악 무도한 왜구들이 부산을 침탈할 제남명 · 퇴계 양문에서 수학하신 송암松菴 김면金沔선생께서분연히 일어나 창의倡義하시고, 만여석萬余石 재산을 군비에 충당하셨다. 좌장 곽재우, 우장 정인홍, 선봉장 김홍한장군 8인의 친족의사
의병장으로 현풍 곽준, 함양 조종도, 고령 박정번
거창출신 의병장 선무원종일등공신 김홍원 장군
참모장 서기 문위, 윤경남, 유중룡
선봉장 변혼, 돌격장 정용, 군관 장응린, 박이장
기병유사에 정유명, 성팽년, 김경근
그리고 변희황, 신수, 오희남, 오명상, 전팔고 전팔급 형제 나라가 위태롭고 국왕이 파천播遷하니‘군유급이신불사君有急而臣不死면
나라가 위급한데 목숨을 바치지 않는다면 오재기독성인서야烏在其讀聖人書也’라어찌 성현의 글을 읽었다 하리오
무계茂溪에서 승첩. 합천군수로 제수되시니 교서에 양병정진즉둔적치백揚兵鼎津則遁賊褫魄하고 정진을 들이치니 달아나는 적이 혼을 잃었고,
접인무계즉유시혼강接刃茂溪則流屍混江이라무계에서 칼을 휘두러니 적의 시체가 강을 덮었다
함안咸安 죽현竹峴, 의령宜寧 마진馬津, 고령高靈 개산포開山浦거쳐 성주성星州城을 탈환하고거창居昌 우척현牛脊峴과 사랑암沙郞岩전투에서 적을 쳐부순 후돌격으로 김천金泉 지례知禮 적을 섬멸하였다.
경상우도병마절도사로 관官·의병義兵 통솔하여금산金山 적을 토벌. 호남 곡창지역으로 침투하려는 왜구들의 야욕을 분쇄하였고, 도망가는 선산善山 적을 치려던 중과로過勞로 병을 얻어진중陣中에서 순국하셨다
오~호~통재嗚呼痛哉라
국왕이 애통하여 예관을 보내 치제致祭하시고. 병조판서에 추증追贈, 선무원종일등공신에 녹훈錄勳.
정헌대부이조판서로 가증加贈되셨다.
‘지지유국 부지유신只知有國 不知有身’오직 나라있는 줄만 알았지 내몸 있는 줄 몰랐다는의병도대장 송암 김면 선생의 우국충정憂國衷情 충의지심忠義之心 거룩하신 선비정신은 영원히 우리 겨례의 사표師表가 되리라
을미乙未 납월臘月 29日 남재南齋 근서謹書
이정란 시인
고은옥 시인
늘 혹은 때때로 / 조병화 시 / 낭송 고은옥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그러한 그대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정수아 시인
박영대 시인
이별에게 묻는 말/ 박 영 대
언제부터 낙엽이 되기로 했었나요?
그 동안 햇빛에 눈웃음 치더니
살랑이던 바람에 손뼉 마주치더니
비 내리면 온몸 젖어주더니
참아내는 고통인 줄
그저 받아내는 모면인 줄
그렇게 한 눈 감고 흘렸었는데
때만 기다렸나요?
날개 덧잎으로 꼭꼭 숨기고
그 숱한 머리카락 헤이며 세운 밤
새벽달 펼쳐 품 안에서 익힌 체온
벌써 잊혀시고
마른 입술 촉촉히 물려
꽃으로 와 지샌 밤
달다단 속정 붉게 익힌 것도
그것이 다 이별 연습이었나요..
가을의 창(窓)가에서 / 시 류시호 / 낭송 류시호
하루의 지친마음 산등성에 묻어두고
긴 여름 보낸 저 들판의 잘 익은 햇곡식을
우마(牛馬)에 듬뿍싣고서 웃음짓고 오는 농부
동구밖 돌아서며 이마의 땀 씻는 농부
코스모스 쥐어 흔드는 옆집 아이 만났을 때
석양의 햇볕마저 피곤함을 잊게 한다.
토담위 감나무 빨갛게 익고
텃밭 푸성귀에 밤이 내리면
서울로 유학 간 아들 취직 소식에
농부의 눈 언저리 이슬이 저민다.
추풍에 부치는 노래/노 천명 낭송 / 박 수제
가을바람이 우수수 불어옵니다
신이 몰아오는 비인 마차 소리가 들립니다
웬일입니까
내 가슴이 써-늘하게 샅샅이 얼어듭니다
'인생은 짧다'고 실없이 옮겨 본 노릇이 오늘 아침 이 말은
내 가슴에다 화살처럼 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아파서 몸을 추설 수가 없습니다
황혼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섭니다
하루하루가 금싸라기 같은 날들입니다
어쩌면 청춘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습니까
연인들이여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적은 듯이 지나 버리는 생의 언덕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그대 만나거든
마음대로 앉아 노니다 가시오
남이야 뭐라든 상관할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밤을 도와 하게 하시오
총기(聰氣)는 늘 지니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금싸라기 같은 날들이 하루하루 없어집니다
이것을 잠가 둘 상아궤짝도 아무것도 내가 알지 못합니다
낙엽이 내 창을 두드립니다
차 시간을 놓친 손님모양 당황합니다
어쩌자고 신은 오늘이사 내게
청춘을 이렇듯 찬란하게 펴 보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