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追憶)에서/박재삼
진주 장터 생어물전에는
바다 밑이 깔리는 해 다진 어스름을.
울 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잔만큼 손 안 닿은 한이던가
울 엄매야 울 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
손 시리게 떨던가 손 시리게 떨던가
진주 남강 맑다 해도
오명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 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한국 대표 명시 3, 빛샘]===
박재삼 시인의 아버지는 지게 노동으로,
어머니는 생선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하였다고 합니다.
1946년 초등학교 졸업 후 돈 3천 원이 없어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
너무나 가난이 미웠을 것입니다.
미워도 많이 미웠을 것입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시를 끝까지 읽는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눈물이 너무 많이 흘러 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고학(苦學), 단어의 뜻 그대로 "괴로울 고(苦)"입니다.
저는 압니다.
고학의 괴로움을, 가난의 불편함을....
이것이 추억을 덮어버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눈물은 결국 반짝인다는 희망으로 끝을 맺습니다.
여러분이나 저의 인생 스토리는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다르겠으나,
Happy Ending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오늘을 시작합니다.
=적토마 올림=
조만간 박재삼 문학관 방문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