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이상 맞고 살았는데, 이제는 더 이상 못 참아!”
"으악!", "왜 때려?", "와장창~", "우당탕~"
이건 무슨 소리일까요?
이웃집에서 들리는 고함소리, 비명소리입니다.
뇌출혈 후유증을 앓는 아들의 병원치료를 외면하고 술만 마시는 할아버지에게
할머니가 한마디 한 것이 오늘도 무서운 폭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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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 할머니(63세)가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치매에 걸린 시어미니(84세)와 뇌출혈로 쓰러진 아들(36세)을 혼자 부양하며
가족을 위해 40년을 참고 살았다고 합니다.
가정폭력은 물리적인 폭력만이 아니라
가정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뜻합니다.
폭행 외에도 유기, 학대, 감금, 협박, 모욕도 가정폭력입니다
결국, 김씨 할아버지(남. 65세)는
가정폭력으로 법원에서 6개월의 보호관찰 명령을 받았습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잔뜩 인상을 구긴 할아버지는
보호관찰관 앞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떳떳함을 주장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죄도 아닌데.......”
“가정폭력은 집안일이 아닙니다. 이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내 마누라 내가 때리는 데 무슨 죄가 된단 말입니까?”
도리어 보호관찰관에게 언성을 높여 화를 내며 고함을 지르기까지 합니다.
“어떤 형태의 폭력이라도 범죄입니다.”
“때릴 만하니까 때렸죠”
‘아내와 북어는 삼일에 한 번씩은 때려야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459B4E4FD8179905)
▲ 구글 이미지
이렇게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굳어진 김씨 할아버지에 대한 보호관찰은
‘가정폭력=범죄’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부터 시작됐습니다.
“가정 내 폭력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우리의 문화는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랜 세월 가부장적으로 살아온 사회가 쉽게 바뀔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젠 남성, 여성을 막론하고
모두가 폭력은 안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폭력은 무서운 전염병과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습관처럼 반복됩니다.
또 가족해체와 신체적 정신적으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행복한 가정이 모든 것의 시작이란 말은 하나도 그른 말이 아닙니다.
행복한 사회를 위한 첫걸음.
바로 행복한 가정일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농촌마을에서 70여 년을 살아온 탓에
할아버지는 동네 분들의 시선을 무척 의식하는 듯했습니다.
‘이게 무슨 창피냐?’ 하면서도 보호관찰관의 방문에도 호의적이었고
출석면담 지시에도 무척 잘 따랐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3DDD494FD817C016)
4개월 동안 7차례의 면담이 진행되면서
김씨 할아버지는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사실과
폭력이 아니라 부부간의 이해와 사랑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듯 했습니다.
‘더 이상 맞고는 못 산다.’라며 연락을 끊고 사라진 할머니는
서울에 사는 딸네 집에서 이혼 소송을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40여 년이나 지속된 가정폭력으로 할머니의 마음에는
치유되기 어려운 커다란 벽이 생긴 것입니다.
오늘은 정기적으로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는 날입니다.
할아버지 집 앞의 텃밭에 낯익은 할머니가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보호관찰관입니다.”
“아이고 선생님!”
이혼 소송을 준비한다던 할머니였습니다.
덥석 보호관찰관의 손을 잡으며 집안으로 이끕니다.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환대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우리 할아버지가 너무~ 착해졌어요.“
“..........네?”
“몇 달 만에 집에 들어와 보니 다른 사람이 됐어요.”
![](https://t1.daumcdn.net/cfile/blog/1837DF494FD817BF1E)
할머니는 ‘보호관찰 이후 할아버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아들 전화를 받고
몇 번을 주저하다가 집으로 다시 내려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니
놀라기도 하고 마음도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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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이나 지속되던
할아버지의 폭력을 끝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할머니의 빈자리가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할머니는……
보호관찰 때문이라고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