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1장 1~15절 탐욕이 낳은 불평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하여 출애굽한 백성들의 숫자를 헤아리고, 각 지파별로 병사로 나가 싸울 수 있느 숫자를 헤아리면서 진영(陣營)을 갖추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의 인도와 보호를 받으며 가나안 땅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볼 땐 이제야 제대로 된 여정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면서 등장한 것은 불평과 원망이었습니다. 출애굽했던 초기에는 애굽을 빠져나오느라 정신없이 이동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진영이 갖추어지고, 광야의 길도 익숙해지자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은 원망을 시작합니다(1절).
아무래도 큰 변화가 없었던 애굽 땅에서의 삶에 비해 광야 길은 여러 면에서 불편했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들이 가나안 땅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 광야 길을 반드시 지나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겠지만, 악한 말로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원망을 들으시고, 이스라엘 진영 끄트머리에 불을 내려서 사르게 하셨습니다(1절). 그러자 백성은 모세에게 부르짖고, 모세가 하나님께 간구하여 그 불이 꺼지게 되었습니다(2절).
그래서 그곳 이름을 “다베라”(תבערה)라고 붙였는데, 그 뜻은 “불타오르다”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진노를 불타오르게 하여, 진노의 불이 임했던 곳입니다.
4절부터는 또 다른 불평이 쏟아집니다. 이스라엘 백성 중에 섞여 사는 다른 인종들이 탐욕을 품었다고 4절에 기록하고 있지만, 이것은 그저 작은 불씨에 불과했었고, 이스라엘 자손들도 이에 합류하여 울며 고기를 먹게 해달라고 불평합니다(4절). 그러면서 애굽에 있었을 때를 생각하면서 그때 먹었던 것들을 떠올립니다(5절).
정착해서 살았던 때는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었겠지만, 광야 길을 가면서 계속 이동해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그러한 채소를 쉽게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나안 땅으로 가기 위해서는 마땅히 감수해야 할 이스라엘 백성의 몫이었습니다.
솔직히 불편하고 힘든 여정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마땅히 감당해야 할 몫이었습니다. 이건 순전히 마음의 문제, 태도의 문제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그저 고기 타령을 한 것입니다.
6절을 보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불평합니다. 달리 생각하면, 광야 길에서 매일 만나를 주셔서 양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도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들은 매일 주시는 은혜를 은혜로 여기지 못했습니다. 은혜가 일상(日常)이 된다는 것은 놀라운 축복인데, 은혜가 일상이 되자 그 은혜를 은혜로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 중에 하나님의 은혜인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러한 은혜를 망각하지 말고, 은혜를 여전히 은혜로 아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이들의 불평과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진노하셨습니다(10절).
모세도 이같은 이스라엘 백성의 불평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모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징징대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면서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힘겹게 여기며 하나님께 아룁니다. 혼자서는 이런 백성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토로(吐露)합니다(14절).
차라리 자신을 죽여달라고 고백하기까지 합니다(15절). 모세에게 맡겨진 사명이 너무나 큰 짐이 되고 있다고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에게 무거운 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에게 무거운 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상황을 힘들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땅히 감당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어린아이처럼 보채고 징징대는 것은 삼가야 할 모습입니다.
광야 길은 광야 길일 뿐이지 정착지도 아니고, 안주한 곳도 아닙니다. 광야 길을 광야 길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그것을 넉넉히 감수하며 그 여정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그 광야 길에서도 먹이시고, 보호하심으로 이끌어주시고 있는데, 그것만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기에 감사함으로 그 광야 길을 걸어야 합니다.
[결단]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가기까지는 이스라엘 백성과 마찬가지로 광야 길을 가야 합니다. 이 길에서 불평과 원망을 쏟아내기보다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승리하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아멘! 2023-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