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빵과 밥 한 그릇
설움 중에 가장 큰 서러움이 배고픔이라죠!
한 구호 단체가 광고를 통해 소개한 영상을 보며, 요즘 세상에도 저런 고민을 하는
아동이 있을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조부모와 함께 사는 초등 고학년 한 아이가 하는 말,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서
학교에 갔으면 좋겠어요. 등교를 하면 급식이라도 먹을 수 있으니까요.”
사연인즉 몸이 불편한 조부모와 생계지원비와 급식 카드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아동은 아껴 쓰는 생활비가 바닥이 나는 월말이 다가오면 배고픔이 극에 달한다고 합니다.
보편적 복지를 외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그저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고민인 이들이 존재합니다.
지역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 제가 서 있는 지역내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가정이 있는가를 항상 살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교회는 그러한 일환으로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사순절이 되면 월드비전 강원지부가
행하는 사랑의 빵 저금통 모금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사순절이란 교회력의 하나로서 이땅에 구원자로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수난과 죽음당하시고 부활하신 부활절을 기점으로 주일을 제외한
40일 전(前)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올해에도 지난 2월 둘째 주부터 사랑의 빵 저금통 배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예년과 달리 금년도에는 저금통을 가져가신 분 가운데 불과 보름여 만에
저금통을 가지고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굶주림과 고독감에 시달리는 국내 아동들과 지구촌의 이웃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손을 잡아 주자며 참여를 요청하는 목회자의 부탁에 열심히 참여해 주시는
시골교회 교우분들이 참 대단하면서도 송구할 때가 많습니다.
참여 하신 분 가운데에는 50원짜리로 4950원을 모으셨는데, 아마도 적다고 여기셨는지
지폐로 만오천원을 더 넣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또 어느 분은 동전 10350원에 오만원권 지폐를 모아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처음 배부하면서 부활절에 회수하겠노라 광고했음에도 한달 전에 열분 정도가
미리 가지고 오셨습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요즘 세상에 먹는 문제로 고통받는 이웃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귀한 사랑의 손길들입니다.
총 20명 교우들의 정성과 마음이 담긴 동전들을 합하여 보니 349,690원이었고,
지난 4월 7일 강원 월드비전으로 송금하였습니다.
월드비전을 처음 시작한 밥 피어스 목사는 항상 낡은 성경책 한권을 들고 다녔는데
그 낡고 너덜너덜해진 성경책 표지 안 첫 장에는 다음과 같은 기도문이 있었다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아픈 일로 내 마음도 아프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길 원하는 이땅의 그리스도인들 모두가 품어야 할 일심이기도 합니다.
초등학생으로서 사랑의 빵 모금에 참여한 이수아 어린이의 마음이 담긴 기도문입니다.
“하나님 사랑의 빵 저금통을 모아 냈습니다. 이 돈을 받는 아이 중 힘들고 지친 마음의 아이가 있다면
찾아가 치유해 주세요. 사랑의 빵 돈을 받는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게 해주시고
하나님을 믿고 천국가게 해주세요
작은 돈이지만 그 돈으로 좋은 옷도 입고 학교도 잘 다니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고사리손에서부터 어르신의 쌈지돈 까지 배고픈 이웃에게 한 그릇 식사를 대접하려는
마음으로 동전을 모아주신 귀한 마음 마음을 결산하며 콧등이 시큰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지만 이웃사랑을 명령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삶으로 반응하려는 본 교회 교우분들이 새삼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마음입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