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리라는 물고기. 낙동강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고기 입니다. 쏘가리, 꺽지, 배스 등을 잡다가 얼떨결에 잡혀서 구박을 받을때도 많고... 저도 루어대 사서 처음으로 잡은 고기가 끄리 였습니다.
한 겨울 눈이 내리고 탑 가이드에 얼음이 한 웅큼씩 달려도 잡히고, 초보 루어꾼에게 가장 빨리 손맛을 보여줘서 루어의 제맛을 일러 줄수도 있는 고기기도 하죠. 올해 제 친구 두명에게 끄리낚시를 가르쳐서 루어꾼으로 전염시키는데 성공했고, 그 중 한명은 매우 심각한 중독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잡을수 있는 곳은 낙동강 어디서나 만날수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강에 끄리가 더 많은 듯 합니다. 수심이 한뼘도 안되는 곳, 모래밭, 자갈밭, 물 흐름이 빠른 곳, 흐름이 거의 없는 곳, 강으로 나서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녀석이죠.
그중에서도 녀석들이 좋아하는 곳은 제 경험상 빠른 물살이 있는 곳, 빠른 물살 근처에 물이 휘감기면서 약해지는 부분, 빠른물살 물속에 턱이 있는 곳, 자갈지역 입니다.
끄리를 잡아내다 보면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게됩니다. 쏘가리가 물속의 호랑이라고 한다면 끄리는 물속의 늑대라고 봐야 할듯 합니다. 주로 단체사냥을 즐깁니다. 주로 비슷한 크기의 녀석끼리 몰려다닙니다. 공격성은 배스, 쏘가리, 꺽지 보다도 훨씬 강하다고 합니다. 배가 불러도 먹을게 보이면 어김없이 물고 늘어집니다.
대부분의 루어들이 잘 통합니다. 그 중 작은스푼과 스피너가 빠릅니다. 끄리는 물속 상층부를 유영하는 고기이므로, 루어가 착수 후 바로 감기 시작하면 됩니다. 대를 숙이고 루어가 수면위로 솟구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수심이 좀 되는 곳은 대를 쭉 들어올렸다가 숙여서 루어를 자유낙하 시킨 후 다시 반복하는 호핑동작도 효과적입니다. 스피너는 되도록 1/8 1/4 정도의 조금 무거운 것을 사용하여 장거리 캐스팅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겨울이나 날씨가 궂은 날은 조금 천천히 감거나 멈춤 동작을 넣어줘야 입질이 잘 옵니다)
잘 잡혀 지겨워 질때는 배스용 탑워터 루어인 포퍼나 펜슬 혹은 작은 미노우 바이브레이션 등으로도 잘 잡힙니다.
로드는 쏘가리, 꺽지에 사용하는 라이트, 울트라라이트 정도면 좋은 손맛이 보장됩니다. (저는 NS 쏘가리대를 사용하는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자잘하게 톡톡 치는 느낌까지도 전달됩니다) 거기다가 강에 특성상 장화가 있으면 좋겠고, 주둥이 집게도 있으면 바늘제거가 편합니다. (주둥이 집게는 안쓰고 싶지만, 물밖에 나오면 워낙 퍼덕거려서 바늘제거가 무척 힘들기 때문에...)
몇가지 주의하실 점은 포인트 진입시에 멀찌감치서, 밟고 서있을 자리부터 치면서 들어가야 합니다. 아무렇게나 던지고 감아도 잘 물긴 하지만 경계심은 있습니다. 발소리 주의하시고 한자리에서 실컷 잡아내다가 안 잡히면 약간씩 이동하면서 잡아내야 합니다. 한번 쓸고 지나간 자리는 한참뒤에야 물어 줍니다. 한 두명이서 조용히 다니면서 잡아야 잘 잡힙니다. 떼로 몰려다니다 보니 의외의 자리로 몰리는 현상도 자주 발생합니다.
강물이 불어 흙탕물이 심할때는 지류에서 흘러드는 맑은 물로 몰리게 됩니다. 이럴때는 담그면 나옵니다. 바늘제거만 빨리하면 더 많이 잡을수도 있습니다. 잘 물어줄때는 바늘에 미늘을 집게로 눌러놓고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차피 놓치더라도 바로 옆에 있는 녀석이 바로 물어줄테니...
저는 요즘도 시간이 어정쩡할때면 강으로 달려갑니다. 끄리낚시에 종일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잡아서 빨리 지겨워 질수도 있습니다. 한시간에서 세시간 정도가 바람직합니다.
강낚시의 매력은 갈때마다 포인트에 변화가 생깁니다. 변화된 포인트와 흐르는 물. 강을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바로바로 전해오는 자잘한 손맛. 이 정도면 끄리낚시도 괜찮지 않을까요?
주변에 루어낚시를 권할만한 친구가 있을땐 강으로 유인(?)한뒤 반드시 아끼는 쏘가리대와 좋은 릴 쥐어주고 스푼달아서 던져보라고 해보세요. 둘에 하나는 바로 중독증상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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