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해군, 강화해군사관학교<3> -- 영국 군사교관의 도착

1893년 조선정부는 영국에 해군장교를 군사교관으로 파견해 달라는 요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해 영국정부는 장기간에 걸쳐 난색을 표하다가 결국 예비역 해군대위 William H. Callwell을 해군 군사학 교관으로, 하사관 James Curtis를 포술학 교관으로 선정하여 조선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한다. 두 사람은 1894년 3월 3일 영국을 출발하여 4월 15일 조선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William H. Callwell 대위는 1867년 영국 해군사관학교에 입교하여 1870년 12월 1일 졸업과 동시에 HMS Cadmus에서 근무를 시작하여 1871년 10월 중위로 진급하였다. 1876년 2월에는 중국 주둔 함대로 전속되었으며 1877년 10월 15일 대위로 진급하였다. 하지만 그는 대위로 진급한 지 얼마되지 않아 퇴역하였다. 따라서 그가 조선에 왓을 때에는 퇴역한지 17년이 되었을 때였다. 한편 포술학 교관인 James Curtis에 대한 자료는 현재로서는 없다. 영국 외교문서에 나타나 있는 내용을 보면 조선정부는 처음부터 해군교관의 파견뿐만 아니라 근대식 군함의 제공 또한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1891년에는 평안도 금광채굴권을 담보로 영국에 군함 제공을 요청했지만 영국정부의 무응답으로 좌절되기도 했다. 이 당시 조선정부가 독일계 무역상사인 세창양행 차관으로 도입한 중고 화물선의 원리금도 상환하지 못해 외교 분쟁을 일으키고 있던 때라 영국정부는 조선에 군함을 제공했을 경우 대금 상환이 제대로 이루어질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근대식 군함이란 일반 선박과는 달리 막대한 유지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조선 정부는 아무런 준비없이 군함제공만 요청하니 영국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하여 영국정부가 절충안으로 내놓은 것이 해군 군사교관 파견이었다. 영국 정부가 조선으로 파견한 William H. Callwell 대위와 하사관 James Curtis가 부인을 동반하고 영국을 출발한 날짜는 3월 3일로 알려져 있으나 조선에 도착한 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강화도에 도착한 때가 빠르면 4월 말이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강화도에 도착한 군사교관 일행은 강화성 동문안에 조선식 주택을 마련하고 강화도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이 집은 감나무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넓은 마당을 가진 한옥이었고 이들이 직접 구입한 집이었다. 이들은 집 주위에 채소를 재배했다. *되니츠 주 : 오늘날 강화도 특산물 중 하나인 강화 순무를 강화도에 처음 재배한 사람이 바로 이들 군사교관단 입니다. 해군 군사교육은 William H. Callwell 대위와 하사관 James Curtis가 기초교육을 실시하였다. 본래 교육을 받을 교육생들은 사관후보생 50명과 수병 300명이었는데 교관들이 도착하였을 당시에는 모두 헙쳐 160명만이 남아있었다. 의사소통 문제는 이미 부임해 있던 허치슨으로부터 6개월간 영어교육을 받았으므로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이때 해군교관으로 온 William H. Callwell 대위와 하사관 James Curtis는 나름대로 강화 해군사관학교에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 당시 현역, 예비역 영국해군 장교들 중 일부가 중국과 일본에 군사교관으로 건너가 중국과 일본의 해군 건설을 돕고 그 대가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들 군사교관들도 조선에서 그러한 전례를 기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조선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그들의 기대를 무참히 꺾어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유용원군사세계 전사게시판 출처-